남한산성 당일 걷기코스 인기
선자령 트레킹 4시간이면 왕복
경북 봉화 승부역 정감 ‘물씬’

[이브닝신문/OSEN=김미경 기자] “눈이 오네요.” ‘더 이상 수식어가 필요 없는, 가장 하얀 말’이라고 지인은 말했다. 동감이다. 온 천지가 설국(雪國)이다. 말없이 땅에 묻힌, 또 누구에게는 한 평생 동무였을 이들의 영혼을 달래듯 올 겨울 눈이 펑펑 내리고 있다. 마치 세상의 더러운 것들을 하늘이 덮어주기라도 하듯 소복히 내린다. 눈꽃이 만개한 겨울은 여느 계절보다 서정적이다. 눈꽃 길에서 발견하는 누군가의 흔적(발자국)이 설레는 이유다. 눈이 녹고 나면 수분이 그만큼 많이 들어가 봄보리는 쑥쑥 자라겠지. 설국 속 눈꽃 길은 때문에 따라가볼 만하다.
▲경기 광주_성곽따라 걷기
남한산성 코스는 자연생태 환경이 좋아서 수도권 시민들의 당일 코스 걷기 여행지로 사랑받고 있다. 눈이 내리면 눈꽃을 감상하며 트레킹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다. 험한 지형을 따라 축조된 성은 그 길이가 11.7km에 달한다. 탐방코스의 최단거리는 2.9km(1시간 소요)에서 최장거리 7.7km(3시간20분)다. 여행객의 체력과 여유 시간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주변엔 경안천습지생태공원, 광주도자박물관 등도 있다.
▲강원 평창_백두대간 트레킹
백두대간 최고의 눈꽃 트래킹 명소인 선자령은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에 있다. 대관령과 선자령 사이의 백두대간 능선길은 우리나라 최고의 눈꽃 트래킹 코스. 5㎞쯤 떨어진 두 지점 사이의 고도차이는 325m밖에 되지 않는다. 두루뭉술한 산봉우리 몇 개와 들길처럼 평평한 백두대간 능선길이 두 고갯마루를 이어준다. 선자령 눈꽃길의 순환코스는 총 10.8㎞에 이른다. 서두르지 않아도 대략 4~5시간이면 왕복할 수 있다.
▲제주도_한라산 선작지왓 설원
제주도 애월읍에 있는 한라산 선작지왓은 1월 이맘때쯤이면 눈부신 설국으로 탈바꿈한다. 선작지왓 평원은 국내에 흔치 않은 고산 평원이다. 영실코스는 평원으로 오르는 가장 빠른 길이자 ‘신들이 사는 곳’이라는 신비감을 주는 곳. 코스가 끝나는 곳에는 윗세오름 대피소가 있고 대피소 매점엔 1월 설원을 즐기러 온 사람들만큼이나 컵라면이 수북하다.
▲광주 북구_무등산 눈꽃길
‘방랑시인 김삿갓이 되어 시 한 수 읊으며 거니는 무등산 눈꽃길’을 만나려면 광주광역시 북구 금곡동으로 가야 한다. 무등산은 도심 10㎞ 이내에, 인구 100만명 이상을 끼고 있는 해발 1000m 이상의 세계 유일의 산이다. 무등산에 오르려면 산수오거리부터 시작되는 옛길을 이용하는 것이 운치 있다. 총 11.87km, 높이는 1187m로 자박자박 걸어도 5시간이면 족하다.
▲경북 봉화_엽서 같은 승부역
영동의 심장이자 수송의 동맥이라는 승부역을 탐방하는 코스다. 자동차로는 접근할 수 없는 국내 최고의 오지역(驛)이자 간이역인 승부역의 설경은 화려하진 않지만 소박하기에 정감이 넘친다. 역 앞으로 흐르는 낙동강이 얼어붙으면 썰매를 타도 좋다. 또 성춘향과 이몽룡의 흔적이 남아있다는 계서당을 둘러보거나 봉화송이돌솥밥을 곁들이면 올 겨울 여행이 아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kmk@ieve.kr /osenlife@osen.co.kr
<자료제공>한국관광공사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