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이들에게 인력과 금전적으로 도움을 주는 방법도 있지만 제가 가진 지위와 역량으로 나만이 할 수 있는 사회공헌은 무엇일까 생각했습니다. 모두투어의 대표로서 여행업 발전에 힘쓰면 국민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겠더라고요. 나와 모두가 함께하는 상생(growing together) 효과를 항상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상생을 기반으로 비지니스 환경 구축해야”
유난히 겨울바람이 차가웠던 지난 10일 을지로에 위치한 모두투어 본사를 찾았다. 빼곡히 자리를 채운 직원들을 지나쳐 홍기정 대표가 있는 공간에 들어섰다. 포근한 미소로 반기는 그와 인사를 나누고 자세히 보니 모두투어 로고가 수놓인 넥타이를 매고 있다.

그는 TC로 여행업에 입문해 현재까지 오랜 세월을 여행업에만 종사해오고 있다. 모두투어뿐만 아니라 여행 업계의 전반적인 발전을 희망한다는 잔뼈 굵은 노신사. 그는 인터뷰 내내 열정적이고 솔직했다.
“모두투어는 지난 2009년 경기침체로 인한 경영악화로 무척 힘든 시기를 겪었어요. 직원들의 월급을 50% 감봉하기까지에 이르렀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에는 30%의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전세계에 불어 닥친 경기침체로 지난 2009년 여행업계는 큰 불황을 겪었다. 모두투어를 포함한 여행업 모두를 지켜내기 위해 그는 더욱 독하고 단단하게 무장했다고 한다. 내부적으로는 분기별·월별 사업 계획을 세워 탄력적인 경영을 실시했다. 외부적으로는 탑승률 기록 부진으로 국내 취항을 철수하려는 항공사들을 설득해 사람과 화물을 동시에 싣는 콤비 체제를 도입토록 제안했다.
“기록이 부진한 항공사들 점차 취항을 중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어요. 이들이 자문해 올 때마다 한국에서 철수하는 것은 큰 실수를 범하는 것이라고 말해주었죠. 관광자원이 풍부하고 또 제조업이 발달한 나라라서 경기가 회복되면 금방 탑승률을 충족할 수 있을 거라고요. KLM네덜란드 항공의 경우 사람 반, 화물 반 싣는 콤비 체제를 도입해 점차 사람의 비중을 늘려갔습니다. 위기를 효과적으로 대처한 대표적인 예죠”
그는 쉬고 싶어도 쉴 수가 없다고 한다. 모두투어의 대표이자 여행 업계에 오랫동안 종사한 선배로서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사회 공헌 활동이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 크고 작은 모임에 참석해 의견을 내고 조언을 해주는 일이 그것이다. 아무리 바쁘고 피곤해도 자신을 필요로 하는 자리에 참석을 해야 직성이 풀린다. 이런 열정 덕분에 그는 지난해 10월27일 청와대로부터 대통령실 관광진흥비서관실 정책자문위원으로 위촉돼 오는 10월 26일까지 활동한다.
“‘너 죽고 나 살자’가 아니라 ‘너도 나도 살자’라는 상생정신을 기본으로 윈윈(win-win)전략을 구사했기 때문에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어려운 시기였음에도 협력업체들과 꾸준히 관계를 다지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활동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관광은 평화산업이기 때문에 나라가 평화롭고 안정적이어야 발전할 수 있거든요. 기업과 사회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니 고객이 먼저 알아주더라구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모두투어의 사회적 책임 활동은 꾸준히 이어졌다. 여기에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했다.
“모두투어에 돌아올 실질적인 이익이나 영향을 바라고 시작한 건 아닙니다. 기업과 개인을 막론하고 모두가 가진 의무라고 생각했어요. 의무감으로 시작한 사회공헌 활동이 보람으로 이어졌고 직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더해져 지금까지 지속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직원들의 참여는 어떻게 유도했는지
“사장과 임원진이 사회공헌 활동에 관심을 가지니 직원들도 차츰 관심을 보이며 자발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습니다. 직원들이 건의하는 활동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요”
직원이 먼저 건의하기도 했다는데
“한 직원의 제안으로 매월 급여에서 우수리를 떼 기금을 조성하기 시작했습니다. 8년 전부터 매해 연말마다 기금을 유니세프에 후원금으로 전달하고 있어요. 사회 공헌을 실천하는 직원들의 모습을 보며 저 역시 동기부여와 자극을 받습니다”
진행하면서 어려움이 있었다면
“큰 어려움은 없었지만 아무래도 사회 공헌 활동을 전담하는 부서가 없다 보니 활동영역에 제한이 있더라고요. 올해엔 담당 부서의 신설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할 계획입니다”
사회 공헌 활동이 기업에 끼친 영향은
“직원과 고객의 모두투어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습니다. 직원마다 삶의 만족도와 일의 능률이 향상됐고 고객들은 모두투어의 긍정적인 행보에 대해 관심과 사랑을 가져주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매출 증대에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고객들에게 직접 알리기도 하는지
“물론입니다.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는 속담이 있죠. 요즘은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알게 하라’로 바뀌었어요. 알면 동참하게 되고 동참하면 알려질 수 있으니까요”
그는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확고한 의견을 가졌다. 여행 업계를 바라보는 시각도 마찬가지다. 수년간 지녀온 업계에 대한 애착과 나무보다는 산을 바라볼 줄 아는 노련한 안목을 엿볼 수 있었다.
2011년 여행 업계의 전망에 대해
“올해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중론입니다. 최근 남유럽의 재정위기, 중국의 긴축정책,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자연재해, 환율과 유가 상승 문제 등이 대두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큰 위기가 찾아오지 않는 한 전년대비 11%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위기일수록 기회라는 말이 있잖아요. 외부적인 위험요소는 상시 존재합니다. 이제는 시장변화에 최대한 신속하고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게 관건입니다”
위기가 닥치면 극복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모두투어는 이미 지난 2009년부터 2010년까지 큰 위기를 극복한 경험이 있어요. 성공적인 리스크 매니지먼트(risk management)를 가졌기 때문에 위기가 찾아와도 기회로 전환시킬 자신이 있습니다”
인바운드 산업이 대두되고 있는데요
“곧 외래관광객 1000만명을 넘어서는 시대가 올 것입니다. 한국의 수려한 자연경관과 문화를 체험하러 많은 여행객이 방문함에 따라 인바운드 산업도 점차 발전하고 있습니다”
관광지로서 한국만이 가진 매력이 있다면
“서울에는 도시 가운데 큰 강이 흐르고 시민 1000만명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원도 자연 그대로 보존돼 있습니다. 끌로 파서 조립하고 단청으로 아름답게 칠한 옛 건축물들도 있고요. 지역에 산재한 유적지와 박물관 시설은 물론이고 계절과 지방에 따라 특색 있는 요리도 맛볼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조금만 눈을 돌리면 역사와 문화와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거리’가 다분하지요”
인바운드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점이 있다면
“관광 수요에 비해 인프라 구축이 미비한 실정입니다. 늘어나는 여행객을 수용할 중저가 호텔을 비롯한 숙박시설과 외국어 가이드의 충원이 시급합니다. 서울시에서는 현재 중저가 호텔을 유치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힘쓰고 있어요”
외국어 가이드를 육성하는 대안이 있다면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바로 다문화 가정의 구성원을 참여시키는 방법입니다. 그들은 대부분 한국과 인접한 국가의 국적을 지니고 있어요. 우리나라를 찾는 외래관광객의 30~40%가 인근 국가 사람이기 때문에 외국어 가이드로서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한국 사회에서 다문화가정을 자리매김하고 부족한 관광가이드의 수요도 충족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금껏 그래왔듯이 상생과 관계를 잘 다지고 힘을 키워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한해를 만들겠습니다. 더불어 회사가 성장할수록 사회에 대한 책임을 지고 아름다운 기업이 되겠습니다. 2011년 신묘년 모두가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글=여행미디어 김민경 기자 kayla@tour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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