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팀이 우즈베키스탄을 물리치고 아시안컵 3위를 결정지었다. 비록 51년 만의 우승은 없었지만 화끈한 공격 축구로 보는 이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컵 대표팀은 29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알 사드 스타디움서 열린 우즈베키스탄(이하 우즈벡)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카타르 2011' 3-4위 결정전에서 지동원의 연속골에 힘입어 3-2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대회에 이어 2연속 대회 3위를 기록하며 다음 대회인 2015년 호주 대회에서도 예선없이 본선에 자동 진출하게 됐다. 이날 1골 1어시스트를 기록한 구자철은 총 5골을 기록하며 득점 단독 선두에 나섰다.
이날 한국은 무릎이 좋지 않은 박지성을 벤치 대기 명단에도 완전 제외하면서 전술에 변화를 줬다. 최전방에 지동원을 기용한 것은 똑같았지만, 홍정호를 포백 라인 위로 올린 것. 중원에서 우위를 점해 경기를 쉽게 풀어나가겠다는 조광래 감독의 생각이었다.
중원서 우위를 점한 한국은 전반 초반부터 우즈벡을 강하게 몰아 붙였다. 전반 4분 기성용의 프리킥을 박스 내에서 이정수가 헤딩으로 연결해 우즈벡의 골문을 노리며 공격의 신호탄을 알린 한국은 점유율을 높여가며 분위기를 가져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좀처럼 골은 터지지 않았다. 점유율이 높아서 기회는 많았지만 문전까지 가는 과정이 매끄럽지 않았기 때문. 그러나 경기가 진행되면서 패스의 질은 점점 높아졌다. 조광래 감독의 '만화축구'가 실현되기 시작한 것. 빠른 패스에 우즈벡의 수비라인은 계속해 무너졌다.
그 결과 한국은 전반 17분 선제골을 터트렸다. 이용래가 하프라인을 돌파하며 단 한 번의 스루패스로 찬스를 만들어 낸 것. 이용래의 패스를 받은 구자철은 박스 내로 침투해 반대쪽 골대로 강하게 차 골로 연결했다. 대회 5호골로 득점왕에 쐐기를 박는 골이었다.
골을 허용한 우즈벡은 만회골을 위해 잠시 동안 한국을 몰아 붙이는 듯 했지만, 다시 한국에 당하고 말았다. 전반 28분 우즈벡 박스 근처에서 기성용과 이청용이 상대 수비를 두고 공을 주고 받아 공간을 만들며 구자철에게 연결한 것. 구자철은 다시 지동원에게 내주며 노마크 찬스를 만들어 냈고, 지동원은 공을 가볍게 차 넣어 팀의 두 번째 골을 기록했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전반 39분 또 다시 추가골을 터트렸다. 오른쪽 측면에서 홍정호가 올린 크로스를 페널티 지점에 있던 지동원이 헤딩으로 연결, 우즈벡 골망을 흔든 것. 지동원의 2번째 득점이자, 대회 4번째 득점이었다.
그러나 한국만 골을 넣는 것은 아니었다. 전반 종료 직전 황재원이 박스 내에서 파울을 범하며 페널티 킥을 내줬고, 알렉산더 게인리흐가 가볍게 성공시키며 한 골을 만회했다. 전반 종료 직전에 내준 골이었기 때문에 아쉬움이 많이 남는 실점이었다.
2골 차 리드를 점한 한국은 후반 8분 구자철을 빼고 윤빛가람을 투입했다. 잇달아 연장전을 소화하며 체력이 떨어진 구자철을 위한 조치이자, 뛸 기회가 별로 없었던 윤빛가람에게 기회를 준 것이다.
그러나 구자철이 나가자마자 한국은 골을 허용했다. 만회골을 터트렸던 게인리흐가 두 번째 골에 성공한 것. 왼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제파로프가 차두리가 공간을 내주자 여유있게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박스 내로 침투하던 게인리흐가 이정수를 제치고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 골을 기록했다.
1골 차까지 쫓긴 한국은 승부수를 띄웠다. 후반 15분 체력이 떨어진 이청용을 빼고 '함부르크의 신성' 손흥민을 투입했다. 손흥민의 한 템포 빠른 스피드를 이용해 공간 침투에 약한 우즈벡의 수비진을 무너뜨리겠다는 의도였다.
선수 교체로 분위기를 바꾼 한국은 다시 주도권을 잡기 시작했다. 후반 16분 이영표가 왼쪽 측면을 돌파하고 낮게 올린 크로스는 상대 수비들을 모두 뚫고 문전으로 낮게 연결됐다. 그러나 지동원의 발끝을 살짝 비켜나며 득점으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후반 22분에도 기회는 있었다. 상대 수비진을 뚫고 박스 앞까지 침투한 지동원이 아크 정면에서 강력한 슈팅을 날린 것. 완벽한 골 궤도였지만 공은 반대쪽 골 포스트를 강타하고 말았다.
한국은 한 골 차 리드를 지켜내기 위해 후반 34분 체력이 떨어진 홍정호를 빼고 곽태휘를 투입하며 수비에 안정화시켰다. 그 결과 동점골을 노리는 우즈벡의 공격이 거셌지만 한국은 완벽하게 차단하며 골문을 지켜냈다.
우즈벡은 후반 막판 잇달아 공격수들을 투입하며 추격에 박차를 가했지만, 수비가 무너지며 오히려 한국에 공격 기회를 내주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 29일 전적
한국 3 (3-1 0-1) 2 우즈벡
△ 득점 = 전17 구자철 전28 지동원 전39 지동원(이상 한국) 전45 알렉산더 게인리흐(PK) 후8 알렉산더 게인리흐
■ 우즈벡전 출전 선수명단
FW : 지동원
MF : 이청용(후15 손흥민) 기성용 이용래 구자철(후8 윤빛가람) 홍정호(후34 곽태휘)
DF : 이영표 이정수 황재원 차두리
GK : 정성룡
10bird@osen.co.kr
<사진> 도하(카타르)=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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