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8개 구단 주목해야 할 새얼굴들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2.03 07: 32

2011년 프로야구는 그 어느 때보다 흥미진진한 요소들이 많다. 가장 큰 이유는 새얼굴들 때문이다. 화려한 경력과 얽히고 설킨 인연들로 새얼굴들이 반짝이고 있다. 8개 구단에서 주목해야 할 새얼굴들을 살펴봤다.
▲ SK 박진만
2000년 현대의 연고지 이전과 함께 인천을 떠났던 박진만. 그가 12년 만에 고향 인천으로 돌아왔다. 때마침 주전 유격수 나주환이 군입대했고, 등번호 7번을 달았던 김재현도 은퇴했다. 박진만을 위한 자리가 완벽하게 만들어졌다. 박진만은 지난해 부상이 아닌데도 2군에 머물렀다. 1군 출장은 데뷔 후 가장 적은 46경기. 눈에 띄는 노쇠화가 2군 장기 체류의 이유였다. 하지만 SK 김성근 감독이 그를 간절히 원해서 데려왔다. 김연훈과 최윤석이 있지만 박진만의 명성과 노련미에는 아직 미치지 못한다. 그가 주전 유격수로 연착륙해야 SK의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도 가능하다. 2월부터 오키나와 본진에 합류한 박진만도 같은 조건에서 경쟁을 치르고 있다.

▲ 삼성 가코
지난해 SK와 맞붙은 한국시리즈에서 삼성 타선의 무기력은 극에 달했다. 팀 타율 1할7푼5리에 그쳤으며 평균 2.5점밖에 올리지 못했다. 4연패는 당연한 결과. 삼성에게 타선 강화라는 숙제가 주어졌고 그 해답으로 내놓은 게 메이저리그 풀타임 주전 출신 우타 거포 라이언 가코다. 가코는 2년 전까지 메이저리그 풀타임 플레이어였다. 최근 급격한 부진으로 빅리그에서는 설자리를 잃었지만 아직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특히 빅리그 통산 좌완 투수 상대 타율이 3할2리.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은 SK 좌완 투수들에게 타율 1할7푼9리로 철저하게 막힐 정도로 좌완에 약했다. SK뿐만 아니라 한국에는 수준급 좌완 투수가 많다. 가코에게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 두산 니퍼트
두산은 에이스를 잃었다. 지난해 14승을 거둔 외국인 투수 켈빈 히메네스가 일본으로 떠났다. 두산이 그 대안으로 꺼낸 카드는 놀랍게도 지난해 월드시리즈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였다. 텍사스 중간계투로 활약한 더스틴 니퍼트가 주인공이다. 203cm 장신을 자랑하는 니퍼트는 큰 키에서 내리 꽂는 140km 후반대 빠른 공이 장점이다. 최근 국내 리그의 대세 구종이 되고 있는 싱킹 패스트볼을 잘 던진다. 두산 내야진이 정상급 수비력을 자랑한다는 점에서 그의 땅볼 유도는 빛을 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제구가 다소 불안해 한국 타자들의 인내심에 휘둘릴 가능성도 있다. 니퍼트가 에이스로 자리를 잡느냐 여부에 두산의 대권 도전이 달려있다.
▲ 롯데 최향남
스토브리그에서 롯데는 투수력 보강에 주안점을 뒀다. 타선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다는 판단아래 투수 수집에 열을 올렸다. 외국인선수와 트레이드로 각각 영입한 브라이언 코리와 고원준 모두 투수다. 여기에 해외에서 돌아온 최향남이 가세한다. 최향남은 올해로 만 40세 노장이다. 롯데 선수 중 최고령. 당장 그가 얼마나 좋은 구위와 체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양승호 감독은 불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기는 경기를 위해서는 확실한 필승조를 만들어야 한다. 구원등판 경험이 많고, 공격적인 배짱투를 펼치는 최향남이 앞장서길 기대하는 눈치. 2011년 프로야구 최고령 투수 최향남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다.
▲ KIA 이범호
극적인 영입이었다. 소프트뱅크에서 국내로 돌아온 이범호의 최종기착지는 한화가 아니라 KIA였다. 이범호 영입에서 정상 복귀를 향한 KIA의 강력한 의지를 읽을 수 있다. 비록 지난해 일본 1군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못했지만 2군에서 타율 2할7푼7리 10홈런 29타점으로 활약했다. 그에게 뛸 수 있는 그라운드만 주어진다면 문제될 게 없다. 이범호처럼 건강하고 승부처에서 힘을 발휘해줄 수 있는 공수 겸장 3루수는 흔치 않다. KIA가 노리는 것도 바로 이 부분이다. 이범호가 3번타자 3루수 자리를 꿰찬다면 기존 3루수였던 김상현의 부담도 덜어줄 수 있다. 전체적인 선수층이 두터워졌고 팀 밸런스도 맞아 떨어진다. 공수에서 이상적인 그림이 나오게 됐다.
▲ LG 리즈
LG는 과거 신바람 야구로 상징됐다. 잘 나가던 그 시절, LG는 타선뿐만 아니라 마운드가 탄탄했다. 지금도 타선은 괜찮지만, 마운드가 발목을 잡고 있다. 올해 LG 부활의 키를 쥔 선수가 바로 외국인 투수 레다메스 리즈다. 메이저리그에서 최고 162km 광속구를 던졌던 리즈는 150km 중후반대 공을 지속적으로 던질 수 있는 '와일드씽'이다. 역대 외국인 투수 중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다. 그러나 야구는 공 빠르기로 순위가 정해지는 단순한 경기가 아니다. 제구력과 국내 무대 적응이 전제되어야 한다. 리즈가 기대대로 봉중근과 좌우 원투펀치를 형성한다면, LG의 마운드 고민도 덜 수 있다. LG가 '리즈 시절'로 돌아가기 위해선 리즈의 활약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 넥센 이정훈
넥센은 비난을 받아야 했다. 누가 보더라도 이해할 수 없는 트레이드라는 이야기를 들어야 했다. 지난해 12월, 유망주 투수 고원준을 롯데에 보내는 조건으로 넥센이 받은 건 외야수 박정준과 베테랑 투수 이정훈이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건 이정훈이다. 넥센은 지난해 구원왕 손승락을 선발로 돌리는 전제하에 구원투수로 경험이 풍부한 이정훈을 영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정훈이 넥센의 새로운 수호신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지난해 무릎 통증 여파로 좋은 공을 던지지 못했던 이정훈은 수술을 받았고 정상적인 몸 상태를 찾아가고 있다. 이정훈이 기대대로 넥센 뒷문을 든든하게 걸어잠근다면 롯데에도 좋은 복수가 될 수 있다. 롯데도 지금 확실한 마무리가 없다.
▲ 한화 유창식
신인에게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다. 프로 무대는 생각만큼 호락호락한 무대가 아니고 너무 큰 기대는 실망이 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역대 프로야구 2번째 고액에 해당하는 계약금 7억원을 받고 한화의 오렌지 유니폼을 입은 유창식에게도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고교 시절 혹사로 어깨에 염증이 남아있는 유창식은 지금 사이판에서 재활훈련에 전념하고 있다. 시즌 개막까지 몸 상태를 최상으로 끌어올리는 게 과제다. 류현진과 훌리오 데폴라를 제외하면, 확실하게 믿을 만한 선발 투수가 없는 한화에서 유창식이 제3선발로 자리를 잡는다면 그만큼 한대화 감독을 웃음짓게 할 일은 없다. 물론 그는 아직 신인이고 그만큼 적응해야 할 시간이 필요하다.
waw@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