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빵 만들고 ‘탁구’ 돼볼까

수암골 알록달록 벽화 가득

빵만들기 체험 재미 쏠쏠

‘대통령 별장’ 청남대 구경도

[이브닝신문/OSEN=최아름기자] 한마디로 ‘열풍’이었다. 밀려났던 단팥빵이 불티나게 팔려 나갔다. 덕분에 제빵업계도 함박웃음을 지었다. 지난해 9월 50.8%의 시청률로 화려하게 막을 내린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 얘기다. 제빵왕 김탁구는 촌스럽고 단순하지만 재능과 열정을 가진 김탁구(윤시윤 분)가 역경을 딛고 진정한 제빵인으로 거듭나는 내용이다. 충청북도 청주에 위치한 촬영지엔 아직도 그 열기가 고스란히 남아있다. 빵을 통해 우리 삶의 소중한 가치를 새롭게 일깨워준 드라마 속 추억을 찾아 떠났다.

▲팔봉제빵점과 골목 추억여행

드라마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장소인 팔봉제빵점은 청주의 마지막 달동네 수암골에 위치해 있다. 원래 도자기갤러리였던 곳을 세트장으로 활용했다. 안으로 들어서니 아기자기한 실내 장식과 진열된 빵들이 반긴다. 판매되는 빵들은 크림빵, 단팥빵, 소보루빵 등 옛 정취가 물씬 풍기는 것들이다. 나무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면 카페가 자리잡고 있다. 아늑한 소파가 있는 이곳에서 커피와 빵을 즐기는 것도 좋다.

수암골은 유경(유진 분)의 하숙집 배경으로도 등장했다. 1980년대 그대로 시간이 멈춘 듯한 이곳은 2008년 이후 공공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작가, 대학생들의 그림을 골목길에 전시하면서 동네 자체가 예술마을로 탈바꿈했다. 어렵고 도도한 예술이 아닌, 친숙하고 가까이 있는 예술이다. 허물어진 벽, 울퉁불퉁한 바닥이 오롯이 작가들의 도화지가 되어 총천연색으로 물들었다. 작가의 붓질에 따라 골목은 바다가 되고 꽃밭이 됐다. ‘숨바꼭질’ ‘울보 영지’ ‘웃는 아이 삼남매’ 등 작품 이름도 정이 간다. 입구에 있는 수암골 골목지도를 따라 걸으며 안내 팜플렛에 있는 34개의 작품을 하나하나 만나는 재미도 쏠쏠하다. 천진난만한 그림들을 보고 있노라면 절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문의 043-200-2231~4 (청주시 문화관광과)

▲오감만족 드라마 전시체험관

청주시 내덕동에 위치한 제빵왕 김탁구 전시체험관에선 눈, 코, 입, 손이 바쁘다. 우선 고소한 빵냄새가 코를 즐겁게 한다. 이곳에선 모두 제빵사 옷으로 갈아 입고 어른아이할 것 없이 탁구가 된다. 최대 200명이 동시에 빵을 만들 수 있는 제빵체험관에서는 잘 숙성시킨 반죽(생지)을 1인당 약 160그램씩 제공한다. 제빵체험 강사의 지도 하에 단팥빵과 소보루빵을 만든다. 오븐에서 구워지는 동안 제빵쇼가 펼쳐진다. 지루할 틈이 없다. 세상에서 가장 신나는 빵을 개발하려는 제빵사들의 춤과 타악기 연주를 즐길 수 있다. 공연이 끝나면 드라마 기념 전시관을 둘러본다. 탁구가 어린 시절 처음으로 빵을 보며 군침을 삼키던 청산제과점부터 구일중 회장 저택 계단, 팔봉선생집 등을 만날 수 있다. 제작진과 연기자들의 손때 뭍은 세트와 소품, 명장면 사진, 클레이아트 등도 놓칠 수 없는 볼거리.  

문의 043-241-1020~102

▲역대 대통령들의 휴가지

극중 탁구의 아버지인 구일중 회장(전광렬 분)이 파티를 열었던 1500평 규모의 대정원. 그 곳이 바로 충청북도 청원군에 자리잡고 있는 청남대다. ‘따뜻한 남쪽의 청와대’라는 뜻의 청남대는 1983년부터 전두환 전 대통령을 비롯해 다섯 명의 역대 대통령들이 휴가를 즐겼던 곳이다. 2003년 4월, 노무현 대통령이 국민들의 품으로 되돌려주면서 관광명소로 재탄생했다. 내부는 20여년이 지난 세월의 흔적 때문인지 생각보다 수수했다. 건물 안 곳곳의 회의실, 접견실, 침실 등을 둘러보니 역사 속 공간을 돌아다니는 듯한 묘한 기분이 든다. 높지 않은 건물이지만 거동이 불편했던 김대중 대통령을 위한 엘리베이터도 눈에 띈다. 본관을 나와 호반산책로를 따라 걷다보면 대통령 내외와 가족들의 산책코스로 가장 사랑받았다는 오각정을 만날 수 있다. 앞에 탁 트인 호수가 풍류를 더해 관람객들에게도 인기가 좋다.  문의 043-220-5682~4

arum@ieve?kr /osenlife@osen.co.kr

<사진> 1.충북 청주 수암골에 위치한 팔봉제빵점. 원래 도자기갤러리 였던 곳을 드라마 세트장으로 활용했다. 2.제빵 체험 3.수암골 벽화 ‘웃는 아이 삼남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