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KCC-동부, 묘한 '삼각 천적관계' 왜?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3.05 07: 56

물고 물리는 천적관계다. 향후 플레이오프 구도를 흔들 수 있는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
1위 부산 KT, 3위 전주 KCC, 4위 원주 동부의 삼각 천적관계가 흥미롭게 전개되고 있다. KT는 올 시즌 KCC에 4승1패로 절대강세를 보이고 있다. KT에 당한 KCC는 동부에 5승1패로 우위를 보이며 시즌을 마쳤다. 반대로 동부는 KCC에 열세를 보인 KT에 4승1패로 우위를 지키고 있다. 유독 물고 물리는 KT-KCC-동부의 삼각 천적관계. 이유는 무엇일까.
▲ KT, KCC에 강한 이유

KT는 KCC의 약점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줄 아는 팀이다. KCC의 약점은 하승진의 좁은 수비 반경. KT는 발이 느리고 순발력이 떨어지는 하승진을 외곽으로 끌고 나와 공략하는 것이다.
 
KT는 시즌 아웃된 제스퍼 존슨을 비롯해 박상오 송영진 등 외곽슛 능력을 갖춘 포워드들이 많다. 3점슛 성공률이 높은 이들이 하승진을 외곽으로 끌고 나왔고 그 사이 나머지 선수들이 유기적으로 돌아가며 골밑 빈 공간을 노렸다. KCC 수비 조직력이 완벽하지 않다는 점을 활용해 내외곽을 동시에 두들겼다.
 
KT는 첫 대결을 제외한 나머지 4경기에서 평균 93.0득점에 3점슛 9.3개를 넣으며 성공률 45.7%를 기록했다. 같은 이유로 KCC는 서장훈의 인천 전자랜드에도 1승4패로 약하다.
▲ KCC, 동부에 강한 이유
KCC가 동부에 강한 이유는 높이 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때문이다. 동부의 윤호영-김주성-로드 벤슨 트리플타워를 상대로 높이에서 뒤지지 않는 팀이 KCC다. 하승진과 외국인선수가 확실하게 포스트를 지키고 있다.
 
내외곽을 넘나들며 미스매치를 노리는 윤호영도 골밑에 하승진이 버티고 있어 미스매치를 제대로 못 살린다. 하승진을 밖으로 끌고 나오면 되지만 동부의 치명적인 외곽슛 약점 탓에 약점을 알고도 공략하지 못했다.
 
올 시즌 동부는 KCC전에서 시즌(16.1개) 전체보다 더 많은 경기당 20.3개의 3점슛을 시도했지만, 성공률은 29.5%밖에 되지 않았다. 벤슨도 KCC전에서는 평균 15.6점 7.3리바운드로 시즌 기록보다 떨어졌다. 하승진과 매치업에 어려움을 겪은 탓이다.
▲ 동부, KT에 강한 이유
동부는 KT의 강점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는 팀이다. KT는 조성민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2대2 플레이와 매치업의 우위를 살리는 박상오의 골밑 공략이 위력적이다. 하지만 동부를 상대로는 통하지 않는다.
 
동부는 키가 크고 활동량이 많은 김주성을 가운데 세우는 3-2 드롭존으로 KT를 압박했다. KT의 장기인 2대2 플레이와 외곽슛을 효과적인 협력수비로 봉쇄했다. 윤호영이라는 수비가 좋은 장신 포워드의 존재로 박상오의 위력도 반감됐다.
 
박상오는 동부전에서 평균 12.2점으로 시즌 기록(15.4점)에 미치지 못한다. 올 시즌 평균 81.7득점(3위)에 야투성공률 51.2%(2위)를 기록한 KT는 동부전에서 평균 68.0점에 야투성공률 44.8%에 그쳤다.
▲ 향후 플레이오프 구도는
KT 전창진 감독은 "3위 이하에서 우승팀이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규리그 1위를 향해 나아가고 있지만 플레이오프에서는 동부와 KCC에 대한 부담이 있다.
 
특히 동부가 4위 자리를 유지한 뒤 6강 플레이오프를 통과한다면 4강에서 KT와 만나게 된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하고도 3위 KCC에게 4강에서 덜미를 잡혔던 KT로서는 부담스러운 구도가 아닐 수 없다.
 
동부는 3위 자리가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오히려 플레이오프 구도로 놓고 보면 더 낫다. 3위가 유력한 KCC는 KT를 피했지만 2위 전자랜드에도 약점을 잡혀 부담스럽다. 도슨의 적응과 존슨의 시즌 아웃으로 전자랜드보다는 KT가 더 편할 수 있다. 3위가 굳어진 현재 상황이라면 2위 자리를 넘보는 게 좋을 수 있다.
 
허재 감독은 "다른 팀 생각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위 전자랜드와 3위 KCC의 격차는 2.5경기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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