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라서 괴로워요… 중년 여성의 관절염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1.03.17 14: 31

서울 노원구에 사는 심영은(51세)씨는 요즘 우울하다. 작년부터 시작된 폐경에 행여 갱년기라도 올까 일부러 친구들도 많이 만나고 야외활동도 많이 했었지만 요즘은 그럴 수 없다. 취미로 등산을 시작했다가 심해진 무릎 통증 때문. 아픈 무릎 때문에 활발한 신체활동을 할 수 없게 되니 부쩍 체중도 느는 듯하고 심리적으로도 위축되는 것 같아 병원을 찾게 되었다. 심씨의 무릎 통증 원인은 퇴행성관절염. 폐경으로 인해 골량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에스트로겐이 감소하면서 관절염으로 발전한 것이다. 
퇴행성관절염은 연간 본인 인지 유병률이 가장 높은 만성질병으로, 고혈압과 더불어 65세 이상의 연령 중 유병률이 전체 인구의 약 4배 이상 높으며 여성의 경우 관절염의 유병률이 특히 높게 나타났다. 연세사랑병원에서 2008년 1월부터 2009년까지 12월까지 2년간 퇴행성관절염으로 내원한 환자 594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6%에 달하는 4507명이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고, 이 중 폐경기 연령대(40~59세)의 여성 환자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 환자의 34.4%, 1547명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연세사랑병원 관절내시경센터 전재훈 원장은 “폐경기 연령대 퇴행성관절염 환자의 경우 가장 큰 문제는 갱년기 증상과 더불어 무릎의 통증으로 인해 활동량이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라며, “게다가 요즘같이 기온이 낮은 겨울철에는 무릎 관절내의 압력차이로 평소보다 통증이 심하게 느껴져 활동량이 더 줄어들고 관절염은 악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으니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무릎에서 자꾸 소리가 나요”
연골이 닳는 퇴행성관절염이 진행될 때, 우리가 느낄 수 있는 신호에는 몇 가지 있다. 무릎을 꿇고 집안일을 하다 일어설 때, 또는 무릎을 굽혔다 펴면서 ‘뿌드득’하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런 증상이 빈번하지 않고 통증도 느껴지지 않는다면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가볍게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잠깐 앉았다 일어나는 동작에서도 소리가 나며 통증이 수반되는 경우라면 연골 손상을 의심해봐야 한다. 또한 무릎이 뻣뻣해지고 열감이 느끼질 수 있는데 심한 경우, 조금만 걸어도 무릎이 아파오고 시큰거리면서 붓는다. 특히 이런 증상들은 계단을 오르내릴 때 더욱 심해진다.
여기서 ‘못 걷는 것도 아니고…, 집안일 하다보면 무릎 아픈 것쯤이야’하는 생각으로 버티지 말아야 할 이유가 있다. 연골은 다쳐도 통증을 느낄 수 없고 스스로 재생하여 치유하는 능력이 없기 때문. 통증이 심해서 부랴부랴 병원을 찾는 환자 중에는 이미 연골의 손상이 많이 진행되어 비수술적 요법으로는 손을 쓸 수가 없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퇴행성관절염 초·중기에 적절한 대처를 하지 못하면 연골은 계속 마모되어 밤에 가만히 있어도 무릎이 욱신거려 잠을 제대로 잘 수 없게 된다. 또한 연골이 다 닳아버리게 되면 뼈와 뼈끼리 부딪히게 되어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고 관절이 붓고 다리가 O자로 휘어지는 등 변형이 되기도 한다.
◆ 예방과 치료가 퇴행성관절염의 조기 진압법
-내 혈액으로 치료한다! PRP주사요법
 비교적 연골 손상이 심하지 않은 초기 관절염 환자의 경우에는 비수술 요법을 적용할 수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PRP(혈소판풍부혈장)주사요법. 30분 내외의 짧은 시술시간과 외래에서 시술받고 바로 귀가할 수 있는 간편함으로 최근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자가 혈액을 이용하기 때문에 거부반응 등의 부작용이 없는 만큼 환자들의 부담감도 낮다.
PRP란 우리의 혈액 중 응집과 치유의 작용을 하는 혈소판만을 분리해 4-6배로 농축시킨 것으로 TGF나 PDGF 등 각종 성장인자들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 이를 손상 입은 인대나 근육, 연골 등에 직접 주사하여 상피세포의 성장을 촉진하고 혈관 신생, 상처 치유를 도와 손상된 조직을 치료하는 것이다. 표면이 꺼끌꺼끌하게 일어난 정도의 연골 손상이라면 더 이상 찢어지거나 갈라지지 않도록 PRP주사로 미리 자물쇠를 걸어놓는 것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방법은 환자의 피를 20~30ml정도 채취한 후, 특수키트를 이용한 원심분리기로 처리하면 분리된 혈장과 혈소판, 혈구를 얻을 수 있다. 이 중 2~3ml의 농축된 혈소판을 환부에 직접 주입한다. 1주일에 1번, 3회 주사를 원칙으로 하며 효과는 1년 이상 지속된다. 연세사랑병원 관절내시경센터 조승배 소장은 “PRP주사요법은 연골세포 활성도가 높은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며 “무릎의 초․중기 퇴행성관절염 뿐만아니라 어깨회전근개질환, 족저근막염, 테니스 엘보후 환자 등에도 폭넓게 적용할 수 있어 활용 범위가 넓다”고 설명했다.
-연골 손상 크기에 따라 적용, 연골재생술
반면, 비수술 요법으로 큰 효과를 기대하기 힘든 환자의 경우에는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연골재생술을 시도해볼 수 있다. 연골재생술 또한 자신의 연골을 사용하여 치료하기 때문에 이물질 반응이나 거부 반응 등의 부작용이 없다. 방법은 연골 손상 정도에 따라 미세천공술, 자가골연골이식술, 자가연골세포배양이식술로 나뉜다.
 
연골 손상 부위가 1㎠ 이하로 비교적 작을 때는, 미세천공술을 시행할 수 있다. 연골 밑에 있는 뼈에 작은 구멍을 여러 개 뚫고 그 안에서 나온 혈액성분이 연골로 분화되어 손상된 부위를 덮어주는 방식이다. 수술 자체는 간단하지만 원래의 연골이 아닌 섬유성 연골로 재생되므로 내구성이 약할 수 있어, 수술 후 주의 및 재활이 중요하다.
자가골연골이식술은 연골 손상 부위가 4㎠ 이하일 때 적용할 수 있는데, 뼈와 연골을 함께 채취해 손상된 부위에 이식하는 전통적인 연골 이식 방법이다. 체중 부하를 받지 않는 건강한 무릎 연골을 떼어내 손상된 부위에 이식하여 복원시키는 원리다.
만약 손상 부위가 4㎠ 이상인 경우에는 자가 연골세포를 채취, 배양한 뒤 주입하는 자가연골세포배양이식술을 적용할 수 있다. 자가연골세포배양이식술은 연골 재생 능력이 비교적 뛰어난 초기 손상 때, 55세 이전의 환자에게서 좋은 효과를 내고 있다. 수술 후, 손상된 연골이 일단 재생되기만 하면 영구적으로 자신의 연골이 된다. 즉, 인공관절을 이식할 때처럼 수명에 대한 걱정을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강진수 객원기자 osenlif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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