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탄생', 왜 위기를 자초할까

[OSEN=손남원의 연예산책] MBC 가수 오디션 '위대한 탄생'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케이블 엠넷의 인기프로 '슈퍼스타 K'의 아류라는 당초 비난을 뒤로 한채 금요일 TV 예능에서 독보적인 시청률을 기록하며 1위를 질주하는 중이다. 호사다마일까. 잘 나가는 '위탄'이 시청자 비난을 자초하며 위기를 부르고 있다.

AGB닐슨 집계에 따르면 '스타 오디션 - 위대한 탄생'은 18일 방송분에서 전국 시청률 18.2%를 기록하며 예능 선두를 지켰다.2위인 SBS '긴급출동! SOS24' 등 과는 큰 차를 유지했고 전주 보다는 미미하나마 0.1% 올랐다.

그러나 지금까지 멘토와 멘티의 사제 관계 속 오디션이라는 신선한 소재로 호평을 많이 들었던 '위단'이 이번 주 방영부터 손가락질을 받으며 앞으로 전망을 흐리게 만드었다. 문제는 내부 심사의 공정성을 시청자들이 납득하기 힘들다는데서 비롯됐다.

한동안 금요일 예능은 지상파 TV의 사각지대로 손꼽혔다. 섹션 다큐를 표방하는 KBS 2TV 'VJ 특공대'와 시사에 가까운 '긴급출동! SOS24'이 정통 예능들을 물리치고 오랫동안 아성을 구축했다. 그러던게 '위대한 탄생'이 등장하면서 방송 관계자들은 금요일 심야 예능의 잊혀졌던 가능성이 다시 살아난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무엇보다 '위대한 탄생'은 생존 경쟁 오디션 프로의 특성답게 굳이 리얼을 표방하지 않아도 가장 리얼하다는 장점을 갖춤으로써 시청자들을 끌어모았다. 또 '슈스케'와는 달리 '멘토 스쿨'이란 독특한 방식을 가미하면서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보다 더 진하고 감동적인 드라마를 연출했다는 점도 관심 유발 사항이다.

3억원 상금과 고급 승용차 부상을 1위, 단 한명이 쓸어가는 리얼리티쇼 오디션은 탈락자가 늘어갈수록 긴장감이 더해진다. 당장 이날 방송에서는 가수 이은미의 지도를 받았던 네 도전자 가운데 권리세와 김혜리가 나머지 두 명이 아쉽게 탈락했다.

권리세, 김혜리를 지지했던 시청자들은 환호를 지른 반면에 이를 납득하기 힘들다는 반응도 쏟아졌다. 특히 재일교포 4세 권리세의 생방송 진출을 놓고는 시청자 게시판 등에서 원색적인 공격 글들이 계속 올라오는 중이다.

또 다른 멘토들과 달리 이은주의 경우, 왜 가요 심사에 적당하지 않은 스님들을 심사위원으로 놓고 평가를 받게 했냐는 지적들도 상당수다.

물론 누가 붙고 누가 떨어질지 전혀 예측할 수 없다는 게 바로 오디션 프로의 시청 묘미이고 '위대한 탄생'이 갈수록 시청률을 높여가는 비결이다. 하지만 이 부분을 다수 시청자가 납득하지 못할 때는 날개없이 추락할수 있는 아킬레스건이기도 하다.

장점도 많다. 특히 '위대한 탄생'은 상위 그룹 진출 여부 만큼이나 참가자들의 불안한 심리와 동료 사이 갈등, 멘토와 참가자를 둘러싼 묘한 기류 등 오디션 뒷이야기를 수십대의 카메라로 분산 포착해 편집함으로써 시청자에게 전지적 시점을 제공하고 있다.

오디션 참가자들은 떨리고 힘들겠지만 보는 시청자는 마치 조물주다운 관점으로 프로를 즐길수 있는 배경이다. 또 기존 '슈스케'의 독설로 대변되던 심사위원을 멘토 시스템이라는 스승 설정으로 바꾸면서 강자(멘토)와 약자(참가자) 간에 다양한 감정 교류가 생겨난 것도 주목할만 하다.

이같은 '위대한 탄생'의 새로운 드라마'는 앞으로 등장할 수많은 오디션 프로에도 많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지만 심사 공정성 문제로 첫 번째 시험대에 오른 것도 분명하다.

[엔터테인먼트 팀장]mcgwir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