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0 괴로운 중년, 좁아지는 척추관 ‘척추관 협착증’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1.04.08 16: 56

허리가 아프면 일단 디스크가 아닐까 지레짐작하기 쉽다. 흔히 디스크라 불리는 추간판 탈출증은 순간적 또는 지속적인 압력으로 인해 뼈와 뼈 사이에 있는 추간판(수핵)의 일부 또는 전부가 제자리를 빠져나오는 질환이다. 이 탈출된 추간판이 척수의 경막이나 신경근을 압박해 통증이 생긴다.
▶ 디스크와 혼동하기 쉬운 척추관 협착증
반면 척추관 협착증은 퇴행의 일종으로 척추관 근처의 뼈와 근육이 두꺼워져 척추관이 좁아지는 질환이다.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가 좁아지면 신경을 압박하기 때문에 엉치나 다리에 통증이 발생한다. 두 질환 모두 대표적인 허리 질환으로 꼽을 수 있지만 척추관 협착증은 퇴행으로 인해 40-50대 이후에 발병하기 쉬운 반면 디스크는 2~30대 젊은 층에서도 흔히 발견될 수 있다.

디스크는 주로 한쪽 다리가 당기는 증상이 심하고 누워서 다리를 들어올리면 통증이 심해진다. 반면 척추관협착증은 누워서 다리를 올리기는 쉽지만 걸으면 허리보다 다리에 통증이 심해 오래 걷지 못한다. 걷다가 앉으면 통증이 줄고, 다시 걸으면 통증이 나타나는 등 간헐적으로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허리를 구부리면 척추관이 넓어져 통증이 덜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밤에 종아리가 많이 아프고, 엉치나 허벅지, 종아리, 발끝까지 저리거나 아프다. 
 
연세사랑병원 박재현 과장은 “척추관협착증 환자의 10명당 1-2명 정도는 시간이 지나면서 증상이 줄어들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환자들은 2-3년 뒤 증상이 악화되거나 수술을 필요한 상태므로 증상이 의심되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 수술이 필요하지 않다면, 감압신경성형술로 통증 경감
척추관협착증이 심하지 않다면 약물이나 물리치료, 운동치료와 같은 보존적 치료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과거의 경우 수술이 필요하지는 않으나 약물치료나 물리치료, 신경주사치료로도 호전되지 않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정도로 극심한 통증을 호소할 때는 마땅히 시도할 수 있는 치료법이 없어 불필요한 허리 수술을 감행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최근에는 이처럼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지는 않으나 증상이 있는 환자에게서 감압신경성형술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감압신경성형술은 가느다랗고 긴 특수의료기기 카테타를 이용하여 척추관과 연결되어 있는 꼬리뼈의 작은 구멍들을 통해 척추 신경 부위로 접근하는 방식이다.
RACZ는 작년 초 한국을 방문했던 미국 텍사스 대학의 GB. Racz 의사가 개발한 방법으로 수술 후 남은 통증을 치료하기 위한 목적으로 고안되었다가 현재는 척추 질환을 비롯한 다양한 질환에 적용되고 있다.
RACZ는 카테터를 척추 신경 부위로 접근시킨 후 특수 약물을 주입해주는 방법이다. 전신 마취 없이 시행하므로 환자들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하며 30-40분 내의 시간이 소요된다. 치료는 비교적 간단히 진행되지만 환부의 정확한 위치에 카테터를 삽입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시술은 경험이 많은 전문의에게 의뢰하는 것이 좋다.
과정은 요추 신경공으로 들어가거나 꼬리뼈 쪽으로 도관을 설치한 후 도관을 통하여 기구(카테터)를 넣어 치료 목표 위치로까지 기구를 도달시킨 다음에 주사를 주입하게 된다. 약물이 병변에 작용하면 염증을 가라앉히고 부종을 감소시켜주어 증상을 완화시킨다.
종전의 신경주사치료(차단술)와 다른 점은 정밀검사를 통해 문제가 발견된 부분에 대해 직접적인 접근이 용이하고 약물을 여러 번 주입함(3회)으로서 치료 효과를 배가 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김호중 소장은 “빠른 치료와 회복으로 당일 치료 및 당일 퇴원이 가능해 척추 질환 치료에 다소 거부감이 있는 환자들의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며 “감압 신경성형술과 더불어 운동치료를 병행해 약해진 척추를 강화시켜주면 추후 발생할 수 있는 재발도 예방하면서 치료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진수 객원기자 osenlife@osen.co.kr
<사진>약물이 병변에 도달하는 모습(아래). /연세사랑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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