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비상' 류현진은 어떻게 부활했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4.21 08: 35

"나는 달라진 게 없다".
한화 '괴물 에이스' 류현진(24)이 화려하게 부활했다. 류현진은 지난 20일 대전 롯데전에서 8이닝 6피안타 3볼넷 6탈삼진 2실점으로 틀어막았다. 개막 후 3연패로 주춤했던 류현진은 이날 승리를 계기로 부진을 끊고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경기 후 한대화 감독은 "류현진이 드디어 1승했다. 그동안 3연패를 했는데 얼마나 본인이 부담이 컸겠나. 그냥 1승이 아니다"며 승리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류현진은 스스로 "달라진 게 없다"고 항변했다. 그는 "지난 경기 때부터 컨디션은 괜찮았다. 다른 분들은 좋지 않게 보셨지만 몸 상태는 좋았다"고 말했다. 사실 롯데와 개막전을 제외하면 류현진의 구위 자체는 큰 문제가 없었다. 다만 볼 자체가 한가운데로 몰리며 결정적인 실투가 많았다. 류현진 스스로도 고개를 끄덕인 부분. 하지만 류현진이 부활한 데에는 확실히 달라진 이유가 있었다.

▲ 타자들의 지원
일단 타자들의 지원이 달라졌다. 지난 2경기에서 타자들이 경기 초반에 점수를 뽑지 못했다. 류현진은 최소실점으로 막아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하지만 롯데전에서는 1회초 선취점을 내줬는데 오히려 타자들이 1회말 2득점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그는 "초반에 타자들이 점수를 뽑아줘 편하게 할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한화 타선은 2회에도 2득점하는 등 1~2회에만 4득점하며 류현진으로부터 부담을 덜어줬다. 1회말 화끈한 2루타로 공격 포문을 연 베테랑 강동우는 "어떻게든 우리 에이스에게 힘이 되고 싶었다. 모든 선수들이 타석에서 더 집중했다"고 말했다. 
 
▲ 특유의 강약조절
투구패턴에도 변화가 있었다. 지난 3경기에서 류현진은 경기 초반부터 힘으로 윽박질렀다. 1~3회에는 피안타율 7푼1리(28타수2안타)로 완벽하게 틀어막았지만 4~6회에는 4할5푼2리(42타수19안타)로 뭇매를 맞았다. 류현진은 "지난 경기까지는 초반에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가 나중에 힘이 떨어졌다. 그래서 난타를 당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롯데전에서는 1~3회 피안타율이 3할3푼3리(12타수4안타)였지만 4회 이후 1할1푼1리(18타수2안타)로 더 강했다. 145km 이상 강속구도 3회까지 7개였지만 4회 이후 20개를 던졌다. 최고 150km에 달하는 강속구를 던졌다. 지난해처럼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점점 강해지는 류현진의 모습이었다. 류현진은 "예전처럼 슬로우 슬로우 퀵퀵하며 던졌다. 경기 초반 무리하지 않았다. 홈런 타자들이 나올 때 더 집중해서 강하게 승부했다"고 설명했다.
▲ 한시름 덜었다
그의 승리로 모든 이들이 한시름 덜었다. 한화 한대화 감독은 "그동안 본인이 말하지 않아도 얼마나 부담이 컸겠나. 하지만 역시 에이스답게 잘 이겨냈다"고 대견스러워 했다. 한용덕 투수코치도 "현진이나 팀이나 모두 마음고생이 심했다. 오늘은 확실히 지난해처럼 강약조절이 좋았고 이닝를 거듭할수록 힘이 있었다. 앞으로도 잘해낼 것"이라고 힘을 실어줬다. 그의 승리는 단순한 1승이 아니다. 팀 전체가 살아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류현진도 "작년이랑 특별히 바뀐 부분은 없다. 그러나 계속 못 던졌기 때문에 부담감이 있었다"며 "첫 승이니까 기분이 좋다. 앞으로도 매경기 열심히 하겠다. 다시 시작한다는 기분으로 하겠다"고 다짐했다. 류현진의 부활. 독수리도 마침내 기지개를 켜고 비상을 시작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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