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면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김원진(33)씨는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서 일을 처리한다. 일 년 전부터 허리에 통증을 느꼈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긴 김씨는 최근 다리가 저리는 증상 때문에 신경외과를 찾았고 전문의로부터 이상이 없다며 정형외과를 찾을 것을 권유받았다. 의아한 마음으로 정형외과를 찾은 김씨의 병명은 ‘허리디스크’. 장시간 의자에서 생활하는 습관과 잘못된 자세로 이상이 생긴 것이었다. 수술을 해야 하는 건 아닐까 걱정을 하던 김씨에게 전문의는 신경주사치료를 권했고 현재 김씨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주사치료를 받고 있다.
▲젊은 허리디스크 환자 비수술적 치료법에 관심
전체 인구의 80% 이상이 일생 중 한번은 경험한다고 하는 요통은 감기 다음으로 가장 흔한 대표 질환이다. 요통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최근에는 잘못된 자세와 스포츠 인구의 증가로 허리근육을 과도하게 사용해 발생하는 ‘허리디스크’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다. 장시간 컴퓨터를 사용하는 직장인과 하루 종일 책상에서 공부를 해야 하는 수험생, 과격한 스포츠를 즐기는 젊은이 등 연령대도 갈수록 젊어지는 추세다.
척추 뼈 중간 중간에는 몸의 하중과 충격을 흡수하는 물렁한 ‘디스크(추간판)’가 있다. 디스크가 충격 또는 퇴행성 변화로 인해 정상적인 위치를 탈출하면 척수의 신경근을 압박해 통증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를 허리디스크(추간판탈출증)라 말한다.
무거운 물건을 들어올리거나 척추의 움직임이 심한 운동을 했을 때, 혹은 높은 곳에서 떨어졌을 때, 갑작스럽게 자세변경을 했을 때 발생하며 간혹 세수를 하거나 기침을 하다가 발생하기도 한다. 허리디스크 환자들은 허리뿐만 아니라 엉치, 다리, 발 등이 저리고 아픈 통증을 느끼게 된다. 또한 허리를 숙이거나 앉아 있을 때 고통을 느끼게 되고 간혹 재채기, 기침 또는 배변 시 심한 통증을 느낄 수도 있다. 누워서 쉬면 증상이 완화되지만 일어서서 활동을 시작하면 통증이 발생하기에 일상생활에 많은 불편함을 초래하는 질환이다.

연세사랑병원 척추센터 박재현 과장은 “직장인들의 경우 수술을 하기위해 장시간 시간을 비울 수 없기 때문에 비수술적인 치료방법에 관심이 많다”며 “과거에는 경미한 디스크에도 수술적 치료를 감행했지만 최근에는 위험 부담이 큰 수술을 하기 전에 일상생활을 유지하면서 치료할 수 있는 신경주사요법이 도입돼 간편하게 치료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허리디스크의 신경주사요법-신경성형술, 신경차단술
이러한 신경주사요법은 크게 ‘신경성형술’과 ‘신경차단술’로 나눌 수 있다. 신경성형술은 증상을 일으키는 신경 주위에 카테터(특수바늘)를 주입해 염증을 감소시키는 약물을 넣는 시술로, 아픈 신경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신경차단술은 척추신경, 말초신경, 뇌신경, 척추신경절, 교감신경절 등에 염증을 감소시키는 약제를 투여해 예민해진 신경을 정상으로 돌아오게 하는 치료법이다.
박재현 과장은 “신경성형술은 시술시간이 10분 내외로, 보통 1회 치료만으로도 그 효과를 느낄 수 있으며 경과를 지켜보다 완치되지 않으면 1~2주 간격으로 반복해서 치료할 수 있다”며 “치료 후 곧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고 척추질환과 근육통증까지 완화시킨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신경차단술 역시 시술시간은 10분 내외로 시술 후 바로 귀가가 가능해 바쁜 직장인들에게 적합한 시술이라 할 수 있다. 신경주사요법은 허리디스크뿐만 아니라 척추관이 퇴행성으로 좁아져 신경을 압박해 통증을 유발하는 척추관협착증과 허리를 삐끗한 요통 환자의 치료에도 효과적이다.
하지만 신경주사 요법으로 모든 통증을 잠재울 수는 없다. 허리통증이 재발하지 않기 위해서는 허리근력을 키워주는 운동치료도 병행해야 한다. 근력이 강해지면 외부의 충격이 근육에서 충분히 막아주기 때문에 디스크까지 전달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평소 수영, 걷기와 같은 운동을 열심히 해 근력을 키워주는 것이 중요하다. /강진수 객원기자 osenlife@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