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입장에서는 자원 등판한 (윤)석민이에게 고마울 뿐이지".
조범현(51, KIA 타이거즈) 감독이 전날(23일) 잠실 LG전에서 이기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보이며 3연패를 끊어낸 선수들을 칭찬했다. 특히 선발 투수인 윤석민이 8회 자원 등판한 것에 대해서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조 감독은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LG전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선발 로페즈가 부상을 당하면서 로테이션에 문제가 생겼고, 곽정철이 일찍 마운드를 내려간 상황에서 생각도 안 했는데 윤석민이 자원 등판을 했다"고 말했다.

조 감독은 "우리 팀이 리드를 잡고 있던 상황에서 5회 정도에 배터리 코치를 통해 윤석민이 2이닝 정도 등판하고 싶다는 뜻을 들었다"면서 "사실 웬만하면 윤석민을 안 쓰려고 했다. 그런데 상황이 그렇게 흘러갔다. 감독입장에서는 정말 고마웠다"고 대답했다.
윤석민은 전날 3-2로 앞선 8회 무사 1,3루 볼카운트 2-2 상황에서 구원 등판해 2이닝을 퍼펙트로 막고 팀의 5-2 승리를 지켜냈다. 윤석민의 등판은 의외였다. 윤석민은 지난해 9월 26일 대전 한화전 이후 줄곧 선발로 등판했다. 올 시즌에도 4경기 모두 선발 출장이었기에 말 그대로 팀 승리를 지키기 위한 조범현 감독의 깜짝 카드였다.
윤석민은 8회말 무사 1,3루 상황에서 터벅터벅 마운드에 올라 첫 타자 정성훈을 상대했다. 서재응이 볼카운트 2-2에서 교체됐기에 그대로 이어 던졌다. 윤석민은 초구 슬라이더를 던져 정성훈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며 일차로 불을 껐다.
그러자 LG는 정의윤 대신 이진영을 대타로 기용했다. 그러나 윤석민은 전혀 개의치 않고 볼카운트 1-2에서 4구째 또 다시 슬라이더를 던져 2루수 앞 땅볼을 유도해 '2루수-유격수-1루수(4-6-3)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윤석민은 9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조인성과 오지환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지만 후속 타자를 범타로 처리하고 마운드 위에서 호랑이처럼 포효했다. 위기를 즐기는 듯한 윤석민. '에이스의 힘이란 이런 것'이란 것을 증명했다.
조범현 감독은 "석민이가 어제 무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팀이 승리를 했고, 덕분에 분위기도 많이 좋아졌다"면서 "다음 선발 등판까지 충분한 휴식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agassi@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