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농사 중간점검' 8개 구단 어디가 웃고 있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6.08 14: 05

프로야구에서 가장 기대할 수 있는 전력 보강 방법으로는 외국인선수 영입이 있다. 몸값 상한선이 정해져 있지만 외국인선수 영입은 구단의 투자 의식을 확인할 수 있는 잣대가 되기도 한다. 페넌트레이스 전체 일정의 39.7%를 소화한 지금 시점에서 8개 구단의 외국인선수 농사를 중간점검한다.
▲ SK 글로버-매그레인
게리 글로버는 2009년 모습을 되찾았다. 12경기에서 5승2패 평균자책점 2.35. SK 선발진에서 유일하게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는 꾸준함으로 평균자책점 2위, WHIP(1.00) 1위에 올라있다. 퀄리티 스타트도 8차례로 가장 많으며 선발등판시 평균 투구이닝도 6이닝(6.04)을 넘는다. 올해 SK 에이스는 김광현도 송은범도 아닌 글로버다. 반면 짐 매그레인은 11경기에서 2승3패 평균자책점 3.80이라는 조금 애매한 성적을 내고 있다. 그러나 5회를 채우지 못하고 강판된 게 리그에서 가장 많은 6차례나 된다는 건 그만큼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은 매그레인이 한화 KIA 롯데 등 특정팀들에게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에는 나름 만족하고 있다.

▲ 삼성 카도쿠라-가코
카도쿠라 켄의 왼쪽 무릎은 이상없었다. 지난해 왼쪽 무릎 재활을 이유로 SK와 재계약에 실패한 카도쿠라는 메디컬 테스트를 통해 삼성에 새둥지틀 틀었다. 10경기에서 4승3패 평균자책점 2.40으로 만족스러운 성적을 내고 있다.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승수는 많이 쌓지 못했지만 평균자책점 부문 3위에 랭크돼 있다. 10경기에서 60이닝을 소화해 경기당 평균 6이닝씩 꼬박꼬박 던지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 타자 라이언 가코가 아쉽다. 53경기에서 타율 2할5푼1리 1홈런 25타점. 2루타도 고작 6개다. 장타율(0.304)은 맨끝에서 3번째일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숀 헤어(29경기)와 존 갈(43경기)처럼 아예 홈런을 치지 못한 타자들도 있지만 그들은 오래가지 못했다. 가코는 어디까지 갈까.
▲ 두산 니퍼트-페르난도
현역 메이저리거였던 더스틴 니퍼트는 구단에서 애써 모셔온 보람을 느끼게 하고 있다. 12경기에서 5승3패 평균자책점 2.53. 평균자책점 4위에 랭크돼 있다. 특히 퀄리티 스타트를 6차례나 했는데 그 중 4차례가 7이닝 이상 2자책점 이하 특급 피칭이었다. 장신(203cm)에서 내리꽂는 묵직한 직구가 위용을 떨치고 있다. 김선우와 함께 막강 원투펀치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나머지 한 자리가 골칫거리다. 이미 시범경기에서 2경기 2패 평균자책점 23.63이라는 소름 끼치는 성적을 낸 라몬 라미레즈를 시즌 전 퇴출하고 페르난도 니에베를 데려왔으나 크게 다르지 않다. 5경기 1패 평균자책점 9.68. 8일 광주 KIA전 선발등판 결과에 따라 제2의 레스 왈론드가 되느냐 마느냐가 달려있다.
▲ 롯데 사도스키-코리
라이언 사도스키의 개막은 한 달 늦었다. 하지만 그는 아임던하지 않았다. 어차피 지난해에도 사도스키는 4월에 승리가 없었지만, 시즌을 마쳤을 때에는 10승 투수였다. 7경기에서 2승4패 평균자책점 3.69라는 성적은 어딘가 모르게 조금 아쉽지만 지난달 29일 사직 KIA전 대량 실점을 빼면 평균자책점은 2.27로 내려간다. 3차례의 퀄리티 스타트를 작성하며 안정감을 보이고 있다. 반면 카림 가르시아를 포기하고 데려온 투수 브라이언 코리는 점점 산으로 가고 있다. 21경기 3승2패3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3.97. 선발 중간 마무리를 바쁘게 오간 탓인지 시즌 초반과 비교할 때 구위가 많이 떨어졌다. 볼넷이 8개밖에 되지 않지만 피홈런이 7개이며 블론세이브는 4개나 된다.
 
▲ KIA 로페즈-트레비스
아퀼리노 로페즈는 지난해 4승에 평균자책점은 4점대(4.66)였다. 분을 참지 모한 감정 폭발은 사사로운 수준을 넘어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IA는 그와 재계약했다. 그 이유를 올해 로페즈가 증명하고 있다. 11경기 5승2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2.59. 평균자책점 5위에 선발등판시 평균 투구이닝(7.2)은 리그 최고다. 무엇보다 퀄리티 스타트가 8차례로 가장 많은데 그 중 7차례가 7이닝 이상 2자책점 이하 특급 피칭이었다. 퀄리티 스타트가 아니라 '로리티 스타트'였다. 새로 온 트레비스 블랙클리도 로페즈만 아니었다면 더 많은 주목을 받을 투수다. 10경기 4승3패 평균자책점 2.85. 평균자책점 6위에 퀄리티 스타트도 6차례나 했다. 평균 6이닝을 책임질 정도로 안정감이 있다. 학습능력도 좋아 문제시됐던 보크도 가장 많은 도루자(7개)로 승화시켰다. 그 중 4개는 직접 잡아낸 견제도루자로 리그에서 가장 많다.
▲ LG 리즈-주키치
시즌 전 한 야구해설가가 "외국인 투수 2명만 잘해주면 정말 좋을텐데"라고 박종훈 감독에게 한마디했다. 박 감독은 "왜 자꾸 나를 설레게 하나"며 웃었다. 이제는 설레임이 현실화되고 있다. 160km 광속구를 뿌리는 레다메스 리즈는 12경기에서 4승6패 평균자책점 4.73으로 시즌 전 기대만큼은 아니다. 그래도 꾸준하게 로테이션을 지켜주며 7차례의 퀄리티 스타트를 한 것만으로도 LG에게는 감지덕지다. 그리고 리즈에 가려져있던 벤자민 주키치가 예상외 물건으로 드러났다. 12경기에서 5승2패 평균자책점 3.27로 안정감을 보이고 있다. 갈수록 투구내용이 좋아진다는 점에서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리즈와 주키치의 합작 승수는 9승. 지난해 오카모토 신야, 에드가 곤잘레스, 필 더마트레 3명의 외국인 투수들이 기록한 시즌 전체 합작 승수가 9승이었다. 선발승은 더마트레가 올린 4승이 전부였다.
▲ 넥센 나이트-알드리지
지난해 삼성에서 무릎 부상으로 시즌 중 퇴출된 브랜든 나이트는 올해 넥센에 새롭게 둥지를 틀었다. 11경기에서 2승6패 평균자책점 3.97이라는 성적은 얼핏보면 만족스럽지 않다. 하지만 내용은 들여다보면 달라진다. 나이트는 6차례의 퀄리티 스타트를 했지만◈ 그 6경기에서 2승2패밖에 거두지 못했다. 팀타선이 지독하리만큼 도와주지 못했다. 나이트의 9이닝당 평균 득점지원은 2.19점으로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중에서 가장 적다. 3득점 이하 지원이 무려 10차례였고, 그 중 무득점·1득점 지원이 각각 3차례있었다. 외국인 타자 코리 알드리지는 성격도 최고고 삼진도 최고다. 65개의 삼진은 2위 김상현(KIA·50개)을 멀찍이 따돌린 독보적인 1위. 타율도 2할3푼3리로 낮다. 6홈런 28타점도 그에 비하면 아쉬운 수치. 그러나 마땅한 대안이 없고, 알드리지가 더 분발하는 수밖에 없다.
▲ 오넬리-가르시아
한화가 외국인선수 한 자리로 마무리투수를 데려온 이유는 명백했다. 이기는 경기는 확실히 이기겠다는 의지였다. 뜻대로라면 오넬리 페레즈는 준수한 투수일지도 모른다. 20경기 4승1패6세이브1홀드라는 성적은 1990년대 구대성을 보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5점대(5.79) 평균자책점과 리그에서 가장 많은 5개의 블론세이브는 오넬리가 왜 불안한 마무리인지를 보여주는 수치로 부족함이 없다. 블론세이브 후 승리만 낼름 먹은 것만 2차례나 된다. 그의 선배 노릇을 하던 훌리오 데폴라는 17경기에서 1승3패 평균자책점 5.48이라는 성적만 남기고 떠났다. 그의 빈자리는 외국인 타자 카림 가르시아가 대신한다. 한대화 감독은 조금 더 공격적인 야구를 할 수 있게 됐다. 가르시아는 가장 부진했다는 지난해에도 26홈런을 터뜨린 검증된 거포다. 대전구장이라면 그의 좋은 놀이터가 될 수 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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