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처럼 천진해 보이다가도 어느 순간 보면 성숙한 여인으로 다가와 있는 팔색조 같은 매력을 가진 여배우, 한혜린이 시청자들 앞에 섰다. 이제 그녀를 주목해야 할 것 같다.
SBS 주말드라마 ‘신기생뎐’의 라라라는 캐릭터를 통해 시청자들 앞에 선 한혜린은 이제 더 이상 낯선 신인이 아니다. 극 초반 얄미운 모습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라라는 극이 종반으로 흐를수록 연민을 자아내며 사랑을 받았다.
그런 라라를 연기한 한혜린은 드라마는 끝났지만 아직도 라라를 다 떠나보내지 못했다. 드라마가 끝나고 좀 휴식을 취했느냐는 물음에 한혜린은 미소를 지었다.

“아직은 휴가가 아니다. 아마 7월까지는 계속 바쁠 것 같다. 8월이나 돼야 휴식을 좀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가족과 같이 시원한 곳으로 가든가 개인적인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한혜린에게 ‘신기생뎐’은 남다른 의미가 있을 터였다.
“‘신기생뎐’은 끝났지만 나에게는 이제 모든 게 다 시작이다. 이 작품을 하면서 연기 자체에 대한 모든 것을 정말 많이 고민 했다. 연기에 임하는 자세가 좀 더 깊어지는, 정말 너무나 감사한 기회였다. 52부작을 하니까 여러 사람들과 호흡을 하는 방법을 배우는 등 정말 여러 가지로 도움이 많이 됐다.”
드라마를 준비하고 촬영한 시간은 지금 생각해보면 마치 꿈같기도 하단다. 그만큼 실감이 안 나는 시간이었다.
“어느 순간 시작했고 어느 순간 끝났다. 꿈을 꾼 것 같기도 하고 기분이 좀 이상하다. 준비기간까지 너무 오래 달려와서 실감이 안 나기도 하는 것 같다. 준비하고 촬영하는 동안 시간이 흘렀다기 보다 멈춰 있었던 것 같다. 다른 세상에 갔다 온 것 같은 기분이다.”
‘신기생뎐’은 논란만큼 인기도 많았던 작품이다. 작품을 마친 지금 어떤 느낌이 드느냐는 물음에 한혜린은 개성 강한 작품을 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다시 한 번 미소를 보였다.
“나에게 딱 맞는 옷이 아니라 나와 다른 역할을 해보는 게 참 매력적인 것 같다. 논란도 있었지만 오히려 재미있는 부분이 많았다. 색다른 것을 경험할 수 있어서 좋다.”

함께 작품을 해본 배우가 보는 임성한 작가는 어떤 사람일지도 궁금했다. 특히 임 작가는 언론에 많이 노출이 되는 작가가 아니기에 더욱 그 궁금증은 컸다.
“범상치 않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잘 모르지만 사람을 보는 눈이 굉장히 샤프하시고 또 잔정이 굉장히 많으신 것 같다. 대본을 받아볼 때마다 그런 것을 느끼는데 대본을 보면 세밀하고 디테일한 부분이 많고 모든 사건과 배우들을 다 챙기신다. 또 그렇게 모든 것을 다 보는 것을 보면 두뇌도 비상하신 것 같고 정말 애정이 많으신 분 같다.”
한혜린이 연기한 라라는 극 초반 시청자들의 미움을 받기도 했다. 그렇게 미움을 받는 게 속상하지는 않았는지 물었다.
“초반에 정말 얄밉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그런 말을 들을 때 재미있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뿌듯하기도 했다. 어설픈 건 안 좋은 것 같다. 착한 역이든 악역이든 어떤 역할을 할 때 내 개인적으로 평가를 받을 까봐 한 발씩 빼는 게 가장 싫다. 사실 실제로는 라라만큼 직설적이지도 않고 다정다감한 편이다.”
극중 한혜린은 임신부가 되기도 했다. 색다른 경험이었을 것 같다.
“임신 연기, 실감이 나지 않았다. 사실 결혼을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도 없다가 이렇게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임신을 하고 그런 연기를 하니까 결혼도 상상하게 되고 재미있었다. 진짜로 임신한 것과는 다르겠지만 색다른 경험이었다.”
사실 한혜린은 라라를 연기하며 마음고생도 많이 했다. 라라가 불행할 때는 진짜 자신의 일처럼 힘들었고 라라가 행복할 때는 마치 자신의 일처럼 마음이 놓였다.
“중간에 감정신도 많았고 출생의 비밀을 라라가 알게 됐을 때는 정말 많이 힘들었다. 실제로 캐릭터의 영향을 참 많이 받는다는 것을 느꼈다. 다행히 라라가 자신의 행복을 찾아 정말 마음이 놓인다.”
배우가 자신의 매력을 아는 것은 무척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스스로 생각하는 매력은 무엇이냐는 질문을 던졌다.
“다양한 게 내 매력이다. 시각적으로도 어떻게 스타일링을 하는가에 따라 다양한 느낌을 낼 수 있다. 친구들도 그런 말을 하곤 한다. 다양한 이미지로 다양한 장르,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을 것 같다. 성격적인 부분에서도 나는 다양한 면이 있다. 어떻게 한 가지 말로 나를 정의하기는 힘들 것 같다. 좋아하는 것, 생각하는 것도 시시각각 변한다. 그래서 내 생각에 나의 가장 큰 장점은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인 것 같다.”

다음 작품이 무척 기대가 된다. 이렇게 마주 앉으니 ‘신기생뎐’의 라라와는 또 다른 모습이라 다음 작품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했다.
“정말 연기하고 싶은 캐릭터가 많다. 그 중에서도 보는 이들의 기분을 돋워 줄 수 있는 캐릭터, 희망차고 TV 밖으로 톡 튀어 나올 것만 같이 에너지 넘치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의 캐릭터를 연기해 보고 싶다. 또 주변에서 차기작에 신중해야지, 이런 말씀도 많이 하시는데 나는 내가 받아들일 수 있고 욕심나는 것은 어떤 캐릭터든 해보고 싶다.”
극중 라라는 사랑의 아픔을 많이 겪는다. 라라를 보며 어쩜 저렇게 남자 보는 눈이 없을까 안타까움을 느낀 이들도 많다. 실제 이상형은 어떤 스타일일까.
“이상형은 따로 없다. 외모적인 이상형은 없고 느낌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물론 외모가 보기에 좋으면 좋겠지만 그것 보다는 매력이 있는 사람이 좋다. 배우 중에는 박해일 선배님처럼 아련한 느낌을 주는 분이나 눈빛이 매력적인 신하균 선배님이 좋다. 그렇게 향기가 느껴지는 사람이 좋다.”
고현정, 이미연, 하지원 등과 이번 작품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김보연 등을 롤 모델로 꼽은 한혜린은 앞으로 하고 싶은 것도 무척 많단다.
“새로운 나를 많이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MC, 라디오 DJ도 어울릴 것 같다는 말씀을 해주시는 분들이 계신데 거기에도 흥미가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분들을 만났으면 좋겠다.”
한혜린은 항상 진짜 자신의 마음의 소리를 들으려고 노력하고 그리고 진심으로, 용감하게 하자고 마음을 다진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그녀의 모습이 더 열정적으로 느껴진다. 지금까지 보여준 것보다 앞으로 보여줄 것이 더욱 많을 것 같은 그녀, 한혜린. 마음껏 하늘을 날아다닐 것 같은 그녀의 내일이 궁금해진다.
“지치고 힘들 때 생각나는 배우가 되고 싶다. 그럴 때 나를 보고 힘을 낼 수 있도록 스스로가 행복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늘 함께 있고 소통하면서도 항상 새로운 배우, 난 그런 배우를 꿈꾼다.”
happy@osen.co.kr
<사진>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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