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끝나간다고 생각한 9회 막판 다시 불꽃을 피우며 경기를 뒤집었고 끝내기 위기를 넘긴 뒤 승리했다. SK 와이번스가 연장까지 가는 끝에 터진 박진만의 천금 결승타를 앞세워 두산 베어스에 연장전 승리를 거뒀다.
SK는 10일 잠실구장서 벌어진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두산전서 연장 10회초 박진만의 결승 1타점 2루타 등 대거 6득점을 앞세워 11-5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SK는 50승 39패(3위, 10일 현재)를 기록하며 2연패서 벗어났다.

반면 두산은 늦은 투수 교체 타이밍으로 인해 다 잡았던 경기를 놓치고 무사 만루서 단 한 점을 뽑지 못하는 경기력까지 보여주며 지난 7월 2일 잠실 LG전 이후 39일 만의 연승에 실패했다. 시즌 전적은 37승 2무 49패.(6위)
1회초 SK는 선두타자 김강민의 3루 내야안타와 조동화의 희생번트로 1사 2루를 만든 뒤 안치용의 2루 땅볼에 김강민이 3루 진루에 성공하며 2사 3루 찬스를 맞았다. 그러나 이호준이 상대 선발 김선우의 커브에 헛스윙 삼진당하며 선취점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다.
1회말 두산의 공격이 게리 글로버의 6구로 끝난 뒤 2회초 SK의 선취점이 나왔다. 최정의 좌중간 2루타와 박진만의 볼넷 등으로 2사 2,3루 찬스가 나온 것. '대기만성' 포수 허웅은 김선우의 초구를 그대로 받아쳐 중견수 방면 2타점 2루타로 연결했다. 2-0 SK의 리드.
두산은 2회말 양의지의 우중간 안타와 이성열의 중전 안타 등으로 1사 1,2루 기회를 만들었다. 그러나 손시헌과 이원석이 잇달아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만회점에 실패했다.
3회말 두산은 고영민의 볼넷과 상대 선발 글로버의 폭투, 이종욱의 중견수 플라이에 고영민이 3루까지 태그업하며 1사 3루를 만들었다. 그러나 정수빈의 1루 땅볼에 고영민이 홈플레이트를 밟지 못하고 횡사했다. 1루로 나간 정수빈이 2루 도루에 성공했고 윤석민도 볼넷 출루했으나 믿었던 김동주가 삼진당하며 두산은 또 맥을 끊고 말았다.
두산의 맥이 끊어진 사이 SK는 최정의 좌월 솔로포로 김선우의 높은 슬라이더(135km)를 당겨친 최정의 홈런으로 SK는 3-0까지 달아났다. 여기에 후속타자 최동수의 유격수 뜬공이 되는 듯 했던 타구는 라이트 불빛에 궤적이 사라지며 좌전 안타가 되는 행운까지 이어졌다. 후속타는 나오지 않았으나 경기 분위기는 SK 쪽으로 급격히 기우는 듯 했다. 적어도 이 때까지는.
4회말 두산은 양의지의 우중간 안타와 손시헌, 이원석의 연속 볼넷으로 1사 만루를 만들었다. 타석의 고영민은 좌익수 뜬공을 때려냈고 그 사이 양의지가 홈을 밟으며 1-3 뒤늦은 만회점이 나왔다. 여기에 뒤를 이은 정진호가 1타점 중전 안타를 때려내며 2-3 턱 밑까지 추격했다.
불 붙은 공격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후속타자 정수빈마저 좌전 안타를 때려내며 2루에 있던 이원석을 홈으로 불러들이며 3-3 동점을 이끌었다. 그리고 윤석민까지 볼넷으로 출루하며 김동주 앞에 만루 찬스가 펼쳐졌다. 그러나 김동주가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며 역전 기회는 다음으로 미룬 두산이다.
기회는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5회말 2사 후 두산은 손시헌의 중전안타와 이원석의 볼넷으로 2사 1,2루를 만들었다. 만회점의 주인공 고영민은 적시 우중간 안타로 1점을 올렸다. 4-3 두산이 경기 처음으로 리드를 잡은 순간이다.
9회 구위가 떨어진 김선우의 연속 피안타로 찾아온 무사 1,2루 위기. 두산은 승리 계투 정재훈을 내세워 2아웃까지 잡아냈으나 마지막 하나 남기고 조동화가 볼넷으로 출루하며 2사 만루가 되었다. 당일 1군에 복귀한 정근우는 정재훈의 공을 제대로 밀어쳤다. 1루수 오재원이 슬라이딩했으나 이는 글러브를 외면한 채 우익수 이성열 앞으로 흘러가는 2타점 역전 우전안타가 되었다.
다시 수세에 몰린 두산은 9회말 오재원의 우전 안타와 김동주의 볼넷으로 무사 1,2루 찬스를 잡았다. 두산 벤치는 팀 내 가장 타격감이 좋은 양의지에게 번트를 지시했고 양의지의 번트는 투수 박희수 앞으로 흘렀다. 박희수는 재빨리 3루로 송구했으나 이는 3루수 최정의 글러브를 벗어났다. 그 사이 오재원은 홈을 밟고 주자들은 한 루씩 더 진루했다. 5-5 두산은 동점을 만들고 무사 2,3루를 맞았다.
뒤이은 대타는 최준석. SK는 고의볼넷을 지시하며 무사 만루를 만들었다. 병살 이후를 노릴지언정 다음 경기를 위해서 큼지막한 타구는 허용하지 않겠다는 각오였다. 그리고 마운드에는 전날(9일) 경기를 내준 장본인 중 한 명인 송은범이 올랐다.
타석의 손시헌. 그러나 손시헌은 5-2-3으로 이어지는 3루수 앞 병살타로 홈으로 쇄도하던 김동주와 자신의 아웃카운트를 쌓고 말았다. 뒤를 이은 타자는 대타 김현수. SK 배터리는 김현수를 고의볼넷으로 내보내고 고영민과의 대결을 선택했다.
타석에 선 고영민은 풀카운트까지 송은범과의 대결을 가져갔다. 9회말 2사 만루에 풀카운트로 공 하나에 모든 것이 달린 순간. 그러나 고영민이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결국 경기는 연장으로 넘어갔다.
그리고 연장 10회초. 최정과 최동수의 연속 좌전 안타로 1사 1,3루를 만들었다. 그리고 박진만은 좌익선상을 가르는 귀중한 2루타로 최정의 득점을 이끌었다. 박재상의 고의 볼넷으로 1사 만루가 된 상황서 정상호는 좌익수 김현수의 키를 완전히 넘기는 2타점 2루타로 경기 쐐기를 박았다. 조동화의 2타점 중전 안타와 정근우의 중견수 방면 1타점 2루타로 SK는 11-5를 만들며 두산의 추격의지를 짓밟았다.
9회 위기를 넘긴 송은범은 1이닝 무실점 승리투수가 되며 전날 아픔을 설욕했다. 결승타 주인공 박진만은 4타수 3안타 1타점으로 활약하며 팀 승리 교두보를 놓았다. 반면 두산은 잘 지켜내다 늦은 선발 교체 타이밍과 9회말 무사 만루서 단 한 점을 뽑지 못하는 극악의 경기력으로 다 잡은 경기를 놓쳤다.
2경기 1승 1패로 균형을 맞춘 두산과 SK는 11일 경기 선발로 각각 김승회(두산)와 이영욱(SK)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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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잠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