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분업농구와 몸을 아끼지 않는 투혼으로 올림픽 티켓을 위해 노력하겠다".
아시아선수권대회(21~28일, 일본 나가사키)를 준비 중인 임달식(47) 여자농구 대표팀 감독은 괴로운 심정을 토로했다. 2012 런던 올림픽 출전 티켓을 위해 출전하는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완벽한 스쿼드로 경기에 임할 상황이 아니기 때문.
현재 대표팀은 말 그대로 부상병동이다. 한국 여자농구를 대표하는 정선민(KB국민은행), 박정은(삼성생명)이 대표팀 은퇴로 떠났고 변연하(KB국민은행)가 팔꿈치 부상 이후 재활 때문에 합류하지 못했다. 이들은 모두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8강을 이끈 주역들이다.

그나마 있는 선수들마저 100% 컨디션이 아니다. 이미선, 김계령(이상 삼성생명)은 부상 후유증으로 운동을 시작한 지 일주일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그리고 하은주(신한은행)는 대회 출전 여부도 확실히 장담할 수 없는 상황. 다른 선수들도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임 감독은 지난 16일 태릉선수촌에서 가진 인터뷰서 "한 수 위로 평가받는 중국 못지 않게 대회를 개최하는 일본이 상당히 까다로운 상대가 될 것으로 본다"면서 "현재 정상적인 팀이 아니다. 항상 아쉬움이 많았지만 이번에도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그래서 선수들 몸 상태를 체크해 일일이 시간을 분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상 선수들이 많으니 임달식 감독은 출전 시간을 조절할 수밖에 없다. 중국뿐만 아니라 홈 이점을 가진 일본도 알찬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 특히 일본은 191cm의 센터 도카시키 라무(20)가 합류하면서 높이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도카시키는 '덩크하는 여자선수'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탄력이 대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시즌에는 일본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와 신인상을 석권하기도 했다.
한국은 202cm의 하은주(28)가 있지만 몸 상태가 좋지 않다. 이번 대회에서 얼마나 출전 시간을 책임질 수 있을지 미지수다. 임 감독은 "하은주의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다. 뛴다고 해도 오랜 시간 출전하기는 힘든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일본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와 광저우아시안게임에 출전했던 주축들이 고스란히 이번 대회에 나올 예정이다. 지긋지긋하게 수비진을 괴롭혔던 가드 오가 유코(29)도 여전하다. 당시 한국은 조별리그 경기에서 조직력으로 무장한 일본에 65-64, 1점차의 힘겨운 승리를 거뒀다. 광저우아시안게임 준결승에서는 93-78로 완승했다.
아시아선수권대회는 내년 런던올림픽 출전 티켓이 1장만 걸려 우승을 차지해야만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 한국 여자농구는 1984년 LA올림픽 이후 쭉 본선무대를 밟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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