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만의 2위' SK, 희망 그리고 그림자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1.09.17 07: 16

SK 와이번스가 5연승을 달리며 2위로 다시 복귀했다.
SK는 16일 잠실 LG전에서 5-4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SK는 지난 11일 문학 한화전 이후 5연승을 내달렸다. 시즌 3번째 5연승. 무엇보다 이날 승리로 시즌 63승(52패2무)째를 거둔 SK는 이날 한화에 패해 시즌 64승53패5무를 기록한 롯데를 3위로 밀어내고 2위로 복귀했다.
SK는 롯데에 승차에서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승률에서 SK가 5할4푼7리8모를 기록, 5할4푼7리0모인 롯데를 8모차로 따돌렸다. 지난달 27일 광주 KIA전 이후 20일만에 2위로의 복귀다.

1위 삼성이 6.5경기차로 멀찌감치 앞서가고 있는 가운데 2위 자리는 중요하다.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SK를 비롯해 롯데, KIA가 치열한 3파전을 벌이고 있다. 이들 사령탑들 대부분이 "준플레이오프를 거쳐서는 한국시리즈 우승이 힘들지만 대신 플레이오프라면 해볼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들 세 팀 모두가 2위를 목표로 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과연 지난달 18일 김성근 감독 경질 이후 첫 5연승을 달린 이만수 감독대행 체제의 SK가 2위 자리를 수성할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동시에 존재하고 있다.
▲감독대행 체제 승률 5할
SK는 이 대행 체제로 24경기를 치렀다. 11승11패2무로 승률 5할에 도달했다. 24경기 중 11승을 올려 승률이 4할5푼8리이어야 맞지만 무승부는 승률 계산에서 빠져 5할 승률이 됐다.
축복받지 못한 감독대행으로 팀 지휘권을 넘겨 받은 SK였다. 지난달 26일부터 31일까지 5연패를 당하며 4위까지 순위가 내려앉기도 했다. 그러나 다시 5연승을 내달렸다. 특히 최근 10경기 중 지난 10일 문학 한화전에서만 패전을 기록했다.
SK가 완연한 상승세로 돌아선 것은 무엇보다 선수들이 솔선수범하고 있기 때문이다. 차츰 이 대행의 시스템에 적응해가고 있고 지난 4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밟았던 노하우가 조금씩 발휘되고 있다.
고든 한 명만이 붙박이 선발인 마운드에서는 이영욱, 큰 이승호, 고효준, 윤희상 등 임시선발들이 예상 외의 분투를 펼치고 있다. 박희수와 엄정욱이 불펜에 가세하면서 더욱 탄탄해졌다. 타선에서는 박진만, 최동수, 권용관, 이호준, 안치용 등 베테랑들이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
▲속출하는 부상자
그럼에도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행은 "무려 19명이 아프다"면서 "정말 팀을 운영하기가 쉽지 않다"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실제로 지난 15일 잠실 LG전에서는 김강민이 왼 무릎 위가 찢어져 2주 동안 전력에서 이탈할 예정이다. 박재상과 박진만도 16일 LG전 도중 각각 햄스트링, 오른손 통증으로 경기 중 교체됐다. 이미 글로버, 정근우, 최정 등이 전력에서 제외된 상태라 더욱 힘겨운 행보를 펼쳐야 한다.
지난 4월 2일 개막전에 나왔던 베스트 멤버와 비교하면 1루수 박정권, 포수 정상호 정도만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셈이다. 이 대행이 5연승을 "기적 같은 일이다. 선수들의 하고자 하는 마음이 일치돼서 나타난 결과다. 선수들의 승리이며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광현과 김태훈의 복귀
SK는 당장 오는 20일 사직구장에서 롯데와 피할 수 없는 3연전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사실상 2위의 행방이 이 3연전에 걸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그만큼 중요하다.
 
다행히 에이스 김광현이 이 때를 맞춰 복귀할 예정이다. 김광현은 이날 2군 한화전에서 4이닝 무실점하며 합격점을 받았다. 당장 17일 1군 훈련에 합류, 20일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일단 중간 투수로 1~2경기에 나설 예정. 따라서 롯데전에 2경기 이상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
김광현은 여기서 경기감각을 익힌 후 오는 24일 혹은 25일 잠실 LG전에 맞춰 선발 투수로 등판할 가능성이 높다. SK 코칭스태프에서는 김광현이 벤치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팀 분위기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좌완 김태훈이 당장 17일 1군에 이름을 올린다. 16일 한화 2군경기에서 김광현에 이어 등판, 1이닝 동안 2삼진 무실점하며 승리투수가 되면서 합격점을 받았다. 어깨 통증을 말끔히 씻어낸 김태훈은 직구 구속이 조금 줄어들어 146km 정도를 던지지만 제구 능력이 좀더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외에도 '극단적인 잠수함' 박종훈을 비롯해 오성민, 전준호 등도 최근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또 어깨가 좋지 않은 좌완 전병두는 일단 포스트시즌을 목표로 다음주부터 캐치볼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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