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도 챔프의 위력은 여전했다. 페넌트레이스 3위 SK 와이번스가 2위 롯데 자이언츠를 꺾고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의 쾌거를 이뤘다.
SK는 23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8-4로 역전승을 거뒀다. 좌완 에이스 김광현이 일찍 무너지며 선취점을 내준 SK였다. 그러나 '미스터 옥토버' 박정권의 역전 투런포로 흐름을 뒤집은 SK는 박재상의 적시타를 보태며 승기를 굳혔다. 여기에 박정권이 또 한 번 투런아치를 그려 한국시리즈 진출에 쐐기를 박았다.
이로써 1, 3차전에서 승리했던 SK는 이날 5차전 승리로 3선승제 플레이오프를 가져가며 페넌트레이스 1위 삼성이 기다리고 있는 한국시리즈 무대로 올라섰다. 한국프로야구 사상 전무한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쾌거다. 지난 시즌에는 지난 1986년부터 1989년까지 4년 연속 진출에 성공한 해태와 함께 4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경험했다.

반면 롯데는 이날 패하면서 눈앞에 뒀던 12년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이 좌절됐다. 4차전 승리로 2승2패를 기록, 5차전까지 승부를 연장시켰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선취점은 롯데가 올렸다. 롯데는 1회 톱타자 김주찬의 3루타로 만든 1사 3루에서 터진 전준우의 우측 2루타로 간단하게 득점을 올렸다.
그러나 SK의 반격은 매서웠다. 4회 1사 후 최정이 좌중간 안타로 나가자 박정권의 투런포가 하늘을 갈랐다. 볼카운트 1-2에서 송승준의 4구째 낮은 직구(142km)를 당겨쳐 우측 담장을 훌쩍 넘겼다. 순식간에 2-1로 흐름을 뒤집은 역전 대포였다.
SK는 5회 2사 후 임훈의 중전안타 정근우의 유격수 내야안타로 만든 1,3루에서 박재상이 우전적시타를 쳐 3-1, 교체된 상대 투수 부첵의 폭투로 4-1까지 달아났다. 6회에는 박정권이 다시 투런포를 쏘아올려 7부 능선을 넘었다. 볼카운트 0-2에서 부첵의 직구(143km)를 노려쳐 다시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롯데는 1-6으로 뒤진 6회 3점을 만회했다. 전준우의 우전안타, 이대호의 볼넷으로 만든 무사 1,2루에서 홍성흔의 우중간 2루타, 강민호의 좌측 담장 직접 맞히는 2타점 2루타가 터졌다. 그러나 이후 추가점을 올리는데 실패했다. SK는 8회 안치용이 우전적시타, 김강민의 2루타로 2점을 추가, 승리를 재확인했다.
양팀 선발은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SK 선발 김광현은 1이닝 동안 2피안타 2볼넷 실점으로 부진했다. 2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으나 선두타자 강민호에게 볼넷을 내준 후 강판됐다. 롯데 선발 송승준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4⅔이닝 4피안타 1탈삼진 2실점을 기록, 패전 투수가 됐다. 사사구는 없었지만 4회 박정권에게 맞은 홈런 한 방이 두고두고 아쉬웠다.
SK 마운드는 김광현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고든이 3⅔이닝을 실점 없이 버텨 승리의 버팀목이 됐다. 이후 박희수, 정대현, 정우람으로 이어진 불펜진이 팀 승리를 마지막까지 지켜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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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김영민 기자 / ajyou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