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민 타격상' 박민우, "롤 모델은 정근우"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1.12.08 13: 20

"정근우 선배는 패기가 있고 다부진 모습이 좋다. 나도 홈런 치는 스타일은 아니기 때문에 선배의 스타일을 많이 닮고 싶다"
올해 각종 전국대회에서 뛰어난 타격실력을 발휘한 휘문고 내야수 박민우(18)가 지난 7일 대한야구협회가 선정하는 '이영민 타격상'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9구단 NC 다이노스에 1차 지명된 박민우는 올해 16경기에서 74타석 65타수 31안타로 4할7푼7리의 타율을 올려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영민 타격상'은 전국고교야구 주말리그 및 전국고교야구대회, 전국체육대회 개인 기록을 바탕으로 15경기 이상 출전하고 규정타석 60타석 이상인 선수 중 최고 타율자에게 돌아간다. 박민우는 졸업을 앞두고 고교 타자 최고의 영예인 이 상을 받아 보람있게 고등학교 생활을 마쳤다.

최근 강진에서 팀 합숙 훈련을 거친 박민우는 "프로에 합류한 지 2달밖에 안됐는데, 야구 인생 10년 동안 배운 것보다 더 배운 게 많은 것 같다. 앞으로도 배울 게 많다"고 눈을 반짝였다. 그는 특히 "선배들이 훈련하시는 것을 보면 타격도 타격이지만 수비쪽에서 따라가려면 멀었다는 생각을 한다"고 혀를 내둘렀다.
그러나 절대 기죽지 않는 모습이다. 박민우는 "그래도 선배들은 나이가 있지 않나. 나는 아직 어리다. 내년 프로에서 뛸지 안뛸지 제가 정하는게 아니라 아직 모르겠지만 어디서든 신인답게 어린 패기를 보여드리겠다"며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NC는 내년 2군 일정을 소화한 뒤 2013년부터 1군에 합류한다. 같이 지명된 동기들은 1군 기회를 얻을 수 있지만 박민우는 꼬박 1년을 무조건 2군에서 보내야 한다. 박민우는 이에 대해 "1년 먼저 가는 건 중요하지 않다. 내년에 준비 잘해서 내후년에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롤모델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박민우는 일본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가와사키 무네노리(30)와 SK 와이번스의 정근우(29)를 꼽았다. 그는 특히 정근우에 대해 "패기가 있고 다부진 모습이 좋다. 나도 홈런 치는 스타일은 아니기 때문에 정근우 선배의 스타일을 많이 닮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박민우는 '이영민 타격상' 수상 소감을 묻는 질문에 대뜸 '이영민 타격상의 저주' 이야기를 꺼냈다. '이영민 타격상의 저주'란 이 상을 받은 아마추어 야구 선수가 정작 프로에 데뷔하면 큰 활약을 하지 못한다는 사실에서 지어진 이름이다.
"요즘 최정, 김현수 선배 등 저주를 깬 선수들이 많은데도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는 박민우는 "신경 안쓴다. 오히려 상의 무게에 짓눌리는 선수가 아니라 상으로 끝나지 않는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영민 타격상'이라는 아마 야구 최고의 상을 받고 고등학교 생활을 마감한 박민우는 앞으로 상의 부담감을 안고 프로무대에 데뷔해야 한다. 그러나 어떤 질문에도 여유있는 모습을 잃지 않던 당당한 신인 박민우이기에 그의 프로 생활기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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