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최고의 화제로 등극한 MBC 수목 미니시리즈 '해를 품은 달'의 선장 김도훈 PD. 11일 방송분을 위해 여의도 종합편집실에 들른 그를 만났다.
긴 추위 속 촬영으로 벌개진 얼굴의 김도훈 PD는 '해품달'에 대한 뜨거운 반응이 아직 실감나지 않는다며
편집 마무리 작업을 서둘렀다.

제작 발표회 현장에 급한 촬영으로 참석치 못했던 바, 그간의 궁금증들을 간단한 일문 일답으로 풀어보았다.
-'해품달'의 인기를 실감하는지?
"지방을 돌며, 산 속에 박혀 촬영을 진행하다 보니 시청률 수치는 전해 듣지만 어느 정도인지 솔직히 체감은 안 되었다. 2회 방송 나가고 나서 지인들이 문자나 SNS를 통해 보내주는 얘기들을 보고 ‘반응이 오는구나’ 느껴진 정도? 아직 시작 단계이고 갈 길이 멀다고 본다(웃음)."
-아역들의 명품 연기가 화제다.
"촬영 한 달 전에 캐스팅을 완료하고 그 이후 주에 3회씩 만나 연습하고 의견을 나누었다. 사실 처음에는 아역과 성인 연기자를 나누어 가는 것에 대해 고민이 있었다. 어른들의 세계를 축소한 듯한 스토리 전개나 캐릭터, 인물들의 감정선을 아역들이 잘 살려낼 수 있을지, 또 어설프게 어른들 흉내를 내는 모양새로 그치지 않을지... 걱정이 컸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초반에 풋풋한 컨셉으로 가보자는 승부수가 결과적으로 '잘 먹혔다'. 아역들도 연출 방향에 잘 따라 주었고,쉽지 않은 촬영장에서 최선을 다해주어 고맙고, 그렇기에 좋은 결과물을 낼 수 있었다고 본다."
-성인 연기자들의 전격 등장도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는데?
"지난 주 2회차 방송이 나간 후 일산 연습실에 성인 연기자들이 모여 대본 리딩을 했다. 1,2회 좋은 출발을 보인 것에 대해 고무적인 분위기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물론 앞으로 전개에 대해 긴장과 부담이 없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모두가 더 책임감을 느끼며 의욕적으로 참여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그날은 새벽 세시까지 흐트러짐 없이 연습에 몰두했다(웃음). 나 또한 새로이 성인 연기자들을 셋팅해야 하는 부담이 들기도 했지만 이런 연기자들의 열정이 있으니 현장에서 부딪힐 각오는 충분히 되어 있다.
-지금까지 촬영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
"중요 장면, 대규모 신을 찍을 때마다 좋던 날씨도 비가 오고 눈이 오는 바람에 촬영 자체를 미루는 일들이 많이 있었다. 아무래도 날씨가 제일 큰 적이다. 그리고 요즘 날씨 정말 춥다. 연기자들의 경우에는 한복이 의외로 옷맵시 때문에 끼어 입기가 쉽지 않은 의상이라 고생이 더하다. 11일 방송되는 나례진연 장면은 밤을 새서 찍었는데 새벽녘이 되니 겨울 점퍼 위로 살짝 얼음장이 한 겹 내려 앉아 있더라. 아역들 비롯한 연기자들, 스텝들 모두 정말 추운 날씨와 싸우느랴 고생이 많다."
-앞으로 전개에 대해 살짝 팁을 준다면?
"큰 틀에서 변화가 있거나 하진 않겠지만 성인 분량이 전개되면서 스토리 전개상 미스터리적 요소가 가미되어 톤이 살짝 달라질 것이다. 하지만 안정된 기존의 성인 연기자들과 새로이 투입될 연기자들의 조합이 더 좋은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며 촬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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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지도중인 김도훈 감독(좌)과 정일우(우),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