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양해영 사무총장, “내년 WBC 감독은 규정대로 올해 우승팀 사령탑”
OSEN 박선양 기자
발행 2012.01.16 09: 17

구랍 12월13일,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는 구본능 총재의 요청에 따라 양해영(51) 사무차장을 새 사무총장으로 선임하는데 동의했다. KBO가 사원으로 입사한 조직내부 인사를 사무총장으로 발탁한 것은 이상일 전 총장(현 KBO 야구박물관 건립 총재 특별보좌역)에 이어 두 번째이다.
KBO 주변에서는 과거와는 달리 안에서 고생한 사람을 총장으로 발탁한 것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신일고, 성균관대를 나온 양해영 총장은 지난 1988년 KBO에 입사, 그 동안 홍보, 총무부장, 관리지원팀장, 사무차장 등을 두루 역임했다. 그는 KBO 바깥에서는 관악리틀야구단 단장을 맡아 어린이 야구 육성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한편 사회인 야구팀에서 직접 선수로도 뛰는 등 ‘야구인’으로서 다방면으로 활동해 왔다. 
양 총장은 특히 지난 2006년 직장암에 걸려 두 차례나 큰 수술을 받고도 병마를 딛고 일어난 의지의 인물이기도 하다. KBO 안에서는 ‘원칙주의자’로 알려져 있고 소통을 중시하는 실무 형 총장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KBO는 올해 700만 관중 돌파라는 지상명령을 머리에 이고 있는 가운데 제10구단 창설, 아시아시리즈 국내 개최, 201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준비 같은 여러 현안을 앞에 두고 있다. KBO는 정초부터 구본능 총재의 언명에 따라 사무국 통합작업과 조직개편설 등으로 약간 어수선한 가운데 ‘정중동’으로 분주한 모습이다. 최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신임 양해영 총장을 만나 업무 추진 방향과 그의 의견을 들어봤다.
-KBO는 올해 700만 관중 돌파와 아시아시리즈 개최, 구장 확충, 제10구단 창단 같은 현안이 쌓여 있다. 
▲현재 KBO의 중장기 발전계획 수립 등과 관련, 외부 업체(딜로이트)에 컨설팅을 맡겨놓았다. 3월초께 연구 결과 등을 보고 그에 발맞춰 조직개편 등이 이루어질 것이다. 전임 총장이 열심히 일하셨는데, 나로선 잠시 자리만 달라졌을 뿐 평소처럼 아래위로 격의 없이 소통하고 일을 착실하게 추진해나갈 생각이다. 지난 4일에 직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우선 내부 메일로 전달했다. 내부에서 총장을 발탁한 것이 KBO 구성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성취동기를 부여하는 좋은 기회라고 여길 수 있을 것이다. 오는 12일 오후에  직원들과 대화하는 자리를 마련해 흥행 아이디어도 내고 ‘이렇게 바꿨으면 좋겠다’는 구체적인 의견을 교환할 작정이다.
KBO로선 올해 관중 700만 돌파가 당면과제이다. 현재 우리 시설로 100% 채우면 1030만 명이 가능한데, 게임 수가 변화 없는 상황에서 작년 680만 명이면 68%에 육박하는 수치이다. 지난 해 비가 그렇게 왔는데도 관중들이 야구를 적극 응원해주셨다. 올해는 해외파 유턴 같은 긍정적인 요인들이 있다. 그들이 초반에 기대대로 해주느냐가 변수가 될 수도 있다. 경제 상황이 안 좋고 양대 선거와 올림픽으로 인해 관심이 분산돼 어느 정도 영향은 있을 것으로 본다. 하드웨어에 변화가 없으면 관중 동원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지만 대구시가 새 구장 부지로 공원역 부근에 토지 매입하고, 광주시가 새 구장을 25년 장기 임대하기로 하는 등 청신호도 있다.
-리그 확장, 즉 제10구단 창단 문제는 어떻게 돼 가고 있는가.
▲‘NC 다이노스가 언제 1군에 들어가는가’ 하는 사안은 아직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 2013년에 9구단 체제로 가는 것을 전제로 진행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이사회 논의를 거쳐 결론을 내야한다. 홀수구단으로 가는 것은 리그를 오히려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 레이스 기간은 늘고, 구단별 경기 수는 줄어들고, 쉬는 구단이 생기게 되기 때문에 제10구단 창단은 당위로 볼 수 있다.
-아시아 시리즈 국내 개최문제는.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애초 일본과 대만이 제안한 것은 한국이 개최하되 두 팀이 출장하는 것이었는데 만약 국내 개최가 결정되면 한국시리즈 우승, 준우승팀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1월 중에 아시아 5개국(호주 포함)이 회의를 열어 협의를 할 예정이다. 날씨 문제 등 여러 변수가 있다.
-WBC가 내년 봄으로 다가왔다. 선수단 구성 등 어떤 원칙을 세웠는가.    
▲두 차례 대회를 통해 우리 대표 팀 성적이 갈 데까지 간 셈이기 때문에 기대 심리가 높아져 사실 걱정이다. 대표 팀 감독은 규정대로 올해 한국시리즈 우승 팀 감독이 맡게 될 것이다. 감독 선임 문제로 골머리를 앓아 온 일본도 저팬시리즈 우승 팀 감독으로 교통정리가 됐다. 앞으로 수익배분 문제라든지 게임 과정의 불합리한 점 등은 대회 조직위원회가 소집되면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조율, 조정 절차를 거쳐야 할 것이다.   
-작년 시즌 후 FA 선수 가운데 SK 임훈이 사상 처음으로 ‘리턴 픽’으로 되돌아갔고, 한화에서 풀려난 최영필이 장기간 ‘방랑자’가 되는 등 문제점이 드러났다. 제도를 손질할 계획은.
▲그 뿐만 아니라 해외파 복귀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생겼다. 단장 워크숍 때도 거론 됐지만 앞으로 이 같은 문제들을 각 구단과 KBO가 함께 처음부터 종합적으로 다시 검토하고 연구해서 전반기에 결론을 낼 것이다. 전반적으로 손질해야 한다.
-프로야구선수협회 회장 등 임원진이 바뀌었다. 그 동안 KBO와 선수협은 소원한 관계로 적대적으로 비쳤다. 관계개선을 해야 할 것이 아닌가.
▲적대적이라기보다는 ‘외면’하는 상황이었다. 그러잖아도 한 번 만나자는 전갈을 보냈다. 선수협 내부가 정리되면 친화적으로 소통할 생각이다. 어차피 ‘선수협’이라는 실체가 있는데 건전하게 잘 운영돼야 한다. 발전적인 일을 가지고 서로 잘 나갈 수 있도록 접근하겠다. 
-암 투병을 이겨내고 총장자리에 오르게 돼 주변에서는 경이롭게 생각한다. 투병 중에도 리틀야구단에 관여하는 등 야구 사랑을 계속한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생각으로 그런 일을 했는가. 
▲그저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스트레스를 안 받으려고 노력한다. 2008년 올림픽 후 두 번째 수술을 받은 다음 아파트 주차장에서 예전에는 공을 차던 아이들이 야구 배트를 들고 나와 노는 것을 보고 리틀야구단을 만들게 됐다. 처음에는 연식야구를 하다가 2009년에 리틀야구단을 만들어 분리했다. 어린이들과 같이 놀면서 야구를 가르쳐보기도 하는 사이에 건강도 회복됐다. 매주 일요일마다 어린이들과 즐겁게 야구놀이를 했다. 현재 관악구 리틀야구단과 연식야구단 단장을 맡고 있는데, 이젠 KBO 일 때문에 좀 어렵게 됐다.
☞양해영 사무총장은 ‘실천하는 행정가이자 야구인’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학에 들어가 야구 동아리 활동을 한 것이 계기가 돼 내처 한국 프로야구 행정을 총괄하는 KBO에 들어가게 됐고 이제 실무 총 책임자 자리에까지 올랐다. 원칙을 지켜왔고, 야구 일선의 여러 어려움도 두루 꿰고 있는 그의 행정 수완이 기대되는 이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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