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카데미 최고의 화제작 '아티스트'가 국내 흥행에서도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지난 주 개봉즈음부터 "거봐! 재밌잖어" 관객 입소문을 타면서 조용히 흥행 열기를 더하더니 이번 주 아카데미 호재로 상한가를 기록중이다. 수년전까지 아카데미 작품상이나 칸, 베를린 등 국제영화제 수상작들이 흥행에서 오히려 감점을 받던 징크스를 '아티스트'가 깨는 셈이다.
'아티스트'는 이번 제8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음악상, 의상상까지 5관왕을 기록하며 파란을 일으켰다. 아카데미 수상과 관객 입소문의 쌍끌이에 힘입은 '아티스트'는 현재 50여개에 불과하던 상영관을 단숨에 100여 개로 확대한 가운데, 관객들의 강력한 추천 열풍이 점점 더 거세지고 있어 그 흥행세가 어디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아티스트'에 대한 영화팬들의 반응은 뜨겁고 화끈하다. 아카데미 시상식 다음날인 2월 28일, 관객수가 전일 대비 약 50%의 증가율(2/29 영진위 통합전산망 기준)을 기록한 게 그 실례다. 수입사 측은 "관람 전의 높은 기대치에 부합하는 영화의 완성도와 흑백, 무성이라는 형식의 파격이 관객들에게 높은 만족감을 선사한다"는 자부심을 드러내고 있다.

실제 주요 포탈사이트에서 평균 9점대의 높은 평점 수준을 받은데다 인터넷과 SNS를 통해 영화를 본 관객들의 적극적인 관람 추천 글들이 급속도로 퍼지면서 영화의 흥행에 더욱 큰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렇다면 첨단 IT시대를 사는 요즘 현대인들에게 흑백인데다 대사까지 없는 영화가 과연 즐거움을 줄수 있을까. 막상 영화를 본 관객들의 평가는 이미 오래전부터 최고 수준이다.
아카데미 시상식 전, 알음알음 소개로 '아티스트'를 본 영화팬들 사이에 "이런! 말도 없는 영화가 정말 재밌네"라는 식의 입소문이 돌았다. ‘아티스트’는 유성영화의 등장이라는 변화의 바람을 맞은 1920년대 말의 할리우드를 무대로, 무성영화계 최고의 스타였던 남자 조지(장 뒤자르댕 분)와 유성영화라는 새로운 시대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신인 여배우 페피(베레니스 베조 분)의 운명적 사랑을 그린 러브 스토리다.
영화는 신나거나 잔잔하거나 혹은 비장한 음악들이 깔린 채 입만 벙긋거리는 배우들 모습으로 진행이 된다. 가끔 극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도록 극 중 배우들의 대사를 자막으로 나타내주곤 한다. 전형적인 무성영화의 형식이다.
이 영화는 21세기 그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흑백무성영화’라는 파격적인 기획과 도전, 전 세계 시상식과 영화제의 남우주연상을 석권하고 있는 장 뒤자르댕의 명품 연기, 아름다운 음악과 1920~30년대의 느낌과 분위기를 고스란히 재현해 낸 의상, 세트 등 특별한 볼거리 등으로 영화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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