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 개막 D-6, 구단별 관전 포인트는?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3.11 16: 36

이제는 실전이다. 겨우내 50여일에 이르는 전지훈련을 통해 전력 보강에 나섰던 9개 구단 선수단은 이번 주부터 차례로 돌아와 시범경기 준비에 돌입한다.
SK 와이번스와 NC 다이노스가 7일 가장 먼저 돌아왔고 9일엔 삼성 라이온즈, 롯데 자이언츠, 두산 베어스, 넥센 히어로즈 등이 한꺼번에 귀국했다. 이어 10일 돌아온 LG 트윈스까지 포함해 지금까지 모두 6개팀이 전지훈련을 마쳤다. 이어 11일 오후엔 한화 이글스가, 끝으로 13일 KIA 타이거즈가 귀국하면 모든 구단의 스프링캠프는 끝이 난다.
17일 개막하는 시범경기까지 남은 날짜는 6일. 각 구단은 전지훈련지에서 약점으로 지적된 부분을 보강하는데 힘을 쏟았고 이제 실전에서 선수들의 기량을 최종 점검하는 과정이 기다리고 있다. 시범경기를 통해 선발진, 포지션 경쟁, 타순 등이 결정되기에 선수들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으며 코칭스태프 역시 한 시즌의 밑그림을 기리기 위해 분주하다.

그렇다면 2012년 시범경기를 준비하는 각 구단의 핵심 체크포인트는 무엇이 될까. 또한 팬들이 시범경기서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어디일까.
▲ 삼성·넥센 - 보강된 클린업트리오
지난해 압도적인 마운드의 힘으로 우승을 차지한 '아시아 챔피언' 삼성은 2연패를 노리고 있다. 전문가들 역시 투수력에서 가장 앞서있는 삼성이 올 시즌도 가장 우승이 유력하다고 점치고 있다. 선발진은 모두 7명의 투수가 경쟁을 벌일 정도로 풍족하고, 불펜은 최근 몇 년동안 리그 최강으로 군림하고 있다.
관건은 타선이다. 지난해 삼성의 팀 타율은 2할5푼9리로 리그 6위였다. 도루 158개로 1위에 오른 기동력과 홈런왕 4번 타자 최형우의 결정력 덕에 팀 득점은 전체 3위에 올랐지만 타선이 약하다는 지적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라이언킹' 이승엽의 가세는 천군만마와 같다. 시범경기에서 이승엽-최형우-박석민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클린업트리오의 위력을 점검해 볼 수 있다. 만약 삼성이 클린업트리오까지 탄탄해지면 상대하는 팀들은 더욱 곤혹스러워 진다.
넥센 역시 올 시즌을 준비하며 알찬 전력보강을 했다. 메이저리거 김병현의 복귀가 가장 눈에 띄지만 실전피칭 투입 시기는 5월로 예상된다. 김시진 감독이 올해 목표로 내세운 '중위권 도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타선 강화가 시급하다.
작년 넥센은 팀 타율(.245), 팀 홈런(79), 팀 득점(512) 등 거의 모든 공격 지표에서 최하위에 그쳤다. 팀 평균자책점(4.36)은 7위였지만 이 부문 3위 KIA(4.10)과 큰 차이를 보이진 않았다. 결국 올해 넥센은 타선의 분발이 촉구된다. 일단 주전 클린업트리오는 이택근-박병호-유한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지난해 토미존수술을 받은 유한준은 빨라야 5월에 복귀가 가능하므로 그 사이 중심타선에 들어갈 타자가 중요하다. 이미 강정호는 6번 타자로 못 박았기에 조중근, 오윤 등 기대주들의 활약이 절실하다. 돌아온 이택근과 지난해 홈런타자의 가능성을 마음껏 뽐낸 박병호의 연계도 관심사다.
▲ SK·롯데 - 수비, 주루 등 야구의 세기(細技)
SK 야구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탄탄한 수비, 탁월한 작전 수행능력이다. 전임 감독이었던 김성근은 SK 선수들에 '야구 유전자'를 심어 놓았고, 선수들은 감독의 특별한 지시 없이도 그라운드에서 최적의 움직임과 최선의 선택을 했다. 지난해 중반 SK는 한 차례 내홍을 겪으며 사령탑이 현임 이만수 감독으로 교체됐지만 결국 5회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달성하는 저력을 그대로 보여줬다.
과연 올해 SK가 이제까지와 같은 세밀한 야구를 보여줄 지 관심사다. 메이저리그 식 야구를 표방하는 이 감독과 전임 감독과의 야구 스타일은 분명 차이가 있다. '야구는 선수들이 하는 것'이라는 말을 자주 하는 이 감독은 벤치의 간섭을 줄이고 선이 굵은 야구를 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그 시험대는 바로 시범경기다. 지난해 비록 감독대행을 맡긴 했지만 이 감독은 자신의 색깔을 넣을 시간이 없었다. '이만수식 야구'는 이번 시범경기에 본격적인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SK가 이제까지 세밀한 야구를 해 왔다면, 롯데는 반대로 선이 굵은 야구를 해 왔다. 지난해 부임한 양승호 감독은 시즌 초반 여러 작전을 시도했지만 결국 다시 원위치했다. 그렇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롯데는 중심타자 이대호와 에이스 장원준이 전력에서 이탈하는 중대한 변수가 있었다. 불가피하게 야구의 방향이 바뀔 수 밖에 없다.
롯데가 선택한 방법은 수비 강화와 작전수행능력 배가다. 올해 전지훈련서 롯데는 수비훈련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양 감독이 전지훈련 최대 성과로 수비 강화를 꼽았을 정도다. 내야수는 번트 등 여러 변수가 발생했을 때의 움직임, 외야수는 콜 플레이와 백업 등 기록으로는 나타나지 않는 수비의 세밀한 부분을 보강했다. 여기에 한 베이스 더 뛰는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와 치고 달리
기, 페이크 번트 등 작전 수행능력도 더욱 신경을 썼다.
 
▲ KIA·두산 - 왼손 투수를 찾아라
KIA 선동렬 감독은 취임 이후 지금까지 왼손투수 확보에 많은 신경을 썼다. 외국인투수 두 명을 모두 좌완으로 뽑아 달라는 요청을 했고, 마운드의 키 플레이어로 양현종을 꼽는 등의 행보를 보였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만족스럽진 못하다. 양현종은 어깨 통증으로 시즌 초반 결장이 예상되고, 기대주 심동섭 또한 전지훈련에서 어깨 통증으로 투구를 중단했다. 여기에 좌완 외국인투수 알렉스 그라만은 기대 이하의 기량으로 퇴출이 결정됐다.
KIA의 좌완 기상도는 최근 조금씩 구름이 걷히는 형국이다. 일단 그라만을 대체할 외국인투수로 MLB 40승 경력의 호라시오 라미레스를 선발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까지는 좋은 피칭으로 코칭스태프를 만족시키고 있다. 또한 심동섭은 어깨 통증이 사라지며 뒤늦게 불펜 피칭에 다시 돌입했고 만년 기대주 박경태는 전지훈련 기간동안 부쩍 좋아진 모습을 보였다. 넥센 정민태 투수코치가 "15승투수 재목"이라고 할 만큼 많이 성장했다. 여기에 상무에서 제대한 좌완 진해수도 깜짝 활약을 준비하고 있다. 시범경기를 통해 이들의 활약을 최종 점검할 계획이다.
두산 역시 좌완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전통적으로 두산은 좌완 투수가 귀한 팀. 지난 1988년 윤석환(현 SBS ESPN 해설위원)이 13승을 거둔 이후 좌완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둔 선수가 전무했다. 올 시즌 역시 두산은 좌완 전력이 불투명하다. 이현승은 상무에 입대했고 이혜천은 지난해 말 왼손등 수술을 받으며 복귀 시점을 조율하고 있다.
일단 기대주는 정대현·김창훈·진야곱·이현호다. 2010년 입단한 신인 정대현은 지난해 말 미야자키 교육리그를 거치며 선발 자원으로 급부상했다. 전지훈련 기간 동안 연습경기서 선발로 등판해 시험대에 올랐던 정대현은 좋은 성적을 거둬 1차 테스트는 통과했다. 또한 진야곱 역시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현재 두산의 좌완요원 가운데 거의 유일한 1군 자원이었던 김창훈도 출격 준비중이다.
▲ LG·한화 - 백업의 활약, 반등위한 조건
올 시즌을 앞두고 LG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었다. FA 시장에서 주전포수 조인성, 주전 1루수 이택근, 핵심 불펜 송신영을 모두 빼앗겨 근심을 더하더니 경기조작 사건이 터지며 선발자원 두 명이 퇴단조치를 당했다. 신임 김기태 감독은 '더 이상 나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수많은 선수가 빠져 나가며 전력에 수 많은 공백이 생겼다. 아직 주전포수는 정해지지 않았고 선발 후보 2명이 빠져나간 자리는 누구로 채워야 할지 고민이다. 타선은 여전히 경쟁력이 있지만 거포 부재가 걸린다. 선수층이 얇아진 LG는 결국 백업 선수들의 활약이 절실하다. 이제까지 주전 자리를 노리며 기량을 갈고 닦았던 백업 선수들에겐 지금의 상황이 오히려 기회다. 다만 얇아진 선수층은 LG의 고민. 한 시즌을 치르기 위해선 주전 선수만으로는 힘들다. 최근 좋은 유망주를 많이 수집했던 LG는 기대주가 1군 백업으로, 1군 백업이 주전으로 성장해야 한다. 그리고 그 첫 시험대는 시범경기가 될 것이다.
한화는 뜨거운 스토브리그를 보냈다. '코리안특급' 박찬호의 합류와 김태균의 복귀, 송신영의 입단 등 굵직한 사건을 연이어 터트리며 다크호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박찬호는 시범경기서 연일 좋은 투구를 보여줘 성공적인 국내 연착륙을 예고하고 있으며 송신영의 합류로 탄탄해진 불펜은 한화의 순위 상승을 예상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또한 김태균의 4번 타자 복귀로 타선의 힘이 강력해졌다.
그렇지만 한화가 가을야구를 하기 위해선 백업선수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주전 선수들의 수준은 연이은 영입과 성장으로 많이 올라왔지만 아직 선수층이 얇다는 지적은 피할 수 없다. 7월과 8월 주전들이 지쳤을 때, 혹은 부상으로 이탈했을 때 공백을 최소화 할 수 있는 팀이 진정한 강팀이다. 한 해 야구를 하다보면 어떤 변수가 나타날 지 알 수 없다. 일단 기대주들이 시범경기서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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