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스포츠 승부 및 경기 조작 수사의 시발점이 됐던 프로배구 승부조작 사건이 대구지방검찰청의 최종 수사 결과 발표와 함께 일단락됐다. 하지만 아직 한국배구연맹(KOVO)의 자체 징계가 남아 있어 영구제명 등 후폭풍이 예상되고 있다.
대구지방검찰청은 14일 오전 프로스포츠 경기 조작 수사 결과를 최종 브리핑하며 총 16명의 전현직 배구선수를 구속 또는 불구속, 약식 기소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들 16명은 남자 14명과 여자 2명으로 남자는 11명, 여자는 모두가 현역 선수다.
대구지방검찰청은 이 중 현역선수로는 유일하게 KEPCO의 주전 세터 김상기(32)를 구속 기소한 가운데 여자선수 2명을 포함, 나머지 13명의 전현직 선수에 대해서는 불구속 기소했으며 자진신고한 삼성화재 현역선수 1명은 약식 기소했다.

그러나 검찰의 수사는 공식적으로 종료됐지만, 이번 승부조작 사건에 관련된 선수들의 경우 한국프로배구연맹(KOVO)이 조만간 자체적으로 상벌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어서 사실상 영구 퇴출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국배구연맹은 지난 2월 승부조작 사건이 한창 진행 중이던 당시 구속 기소된 김상기를 비롯해 박준범, 임시형(불구속, 이상 KEPCO), 최귀동(불구속, 상무신협)에 대해 영구 제명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이번 검찰 수사 결과에 대해 KOVO측은 “아직 구체적인 상벌위원회 개최 시기가 정해지진 않았지만 이미 영구 제명된 4명(김상기 박준범 임시형 최귀동)의 선수를 제외하고 나머지 선수들에 대한 최종 징계를 상벌위원회를 통해 결정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흥국생명 소속으로 유일하게 여자부 선수로 승부조작 사건에 적발된 전민정(27)과 전유리(23) 역시 추가 징계가 예상되고 있다. 승부조작에 가담한 경기가 1경기에 불과하고 그 대가로 받은 금액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불구속 기소됐지만 KOVO 상벌위원회 징계에선 사실상 영구 제명이 불가피한 분위기다.
흥국생명 구단 관계자는 “두 선수의 경우 배구연맹으로부터 올 시즌 출전 불가 징계를 받은 이후 모두 선수단을 떠나 신변을 가족에게 인도했다. 향후 배구연맹의 최종 징계를 수용할 예정이지만, 아무래도 영구퇴출이 불가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안타까운 분위기를 전했다.
nomad7981@osen.co.kr
대구지검이 프로스포츠 경기 조작 수사 결과를 발표하는 모습 / 대구=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