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선발’ 주키치, “에이스 부담 없다”
OSEN 박선양 기자
발행 2012.03.21 10: 03

“1선발 됐지만 부담감 같은 건 없다. 그냥 작년처럼 꾸준히 선발로테이션 지키면 된다”.
올 시즌 LG 에이스 좌완투수 벤자민 주키치(30)의 어깨가 무겁다. 주키치는 지난 시즌 레다메스 리즈·박현준과 함께 막강 선발 트리오를 구축했다. 셋이서 516이닝을 책임지며 34승을 합작, LG가 올린 승리의 절반 이상이 이들의 손에서 나왔다. 특히 주키치는 리그 최다 이닝인 187⅔이닝을 소화했고 팀 내 선발투수 최저 평균자책점인 3.60을 올렸다.
하지만 올해 주키치는 ‘고독한 에이스’가 될 확률이 높다. 리즈가 마무리 투수로 보직을 변경했고 박현준은 초유의 사태로 퇴출됐다. 지난 시즌 성적을 기준으로 볼 때, 올 시즌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할 투수 중 주키치 외에 두 자릿수 승을 올린 선발투수는 없다. 연패를 끊고 연승을 이어야하는 게 에이스 투수의 몫인 만큼, 주키치에게 다가올 부담 역시 클 것이다. 더군다나 박현준을 포함해 주요 선수 5명이 팀을 떠났기 때문에 작년보다 힘든 환경 속에서 마운드에 올라야 한다.

 
우려가 컷지만 주키치의 생각은 달랐다. 일단 주키치는 LG의 올 시즌을 두고 흥미롭고 의미 있는 시즌이 될 것이라 전망했다. 최악의 위기 속에서 전지훈련을 치렀음에도 동료들이 동요하지 않았고 캠프 기간 동안 어린선수들이 의욕적으로 훈련했기 때문에 이들이 전력누수를 메울 거라고 바라봤다.
“정말 흥미로운 시즌이 될 것이다. 긍정적인 면에서 흥미로운 시즌이 될 거라는 이야기다. 전지훈련 동안 많은 어린 선수들이 성장했다. 이들 중 누군가는 분명 올 시즌 잠재력을 폭발시킬 것이다. 개인적으로 임찬규를 눈여겨보고 있다. 지난 시즌 루키임에도 불펜에서 좋은 활약을 해줬다. 올해는 선발투수로서 한 층 더 재능을 만개시키는 모습을 보여줄 거라고 본다”.
조인성의 이탈로 무주공산이 된 포수진에 대해서도 긍정적이었다. 주키치는 기존 백업 포수들도 기본기가 탄탄하고 포수가 안 되는 부분은 투수들이 더 신경 쓴다면 서로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특히 지난 시즌부터 호흡을 맞춰온 심광호에게 강한 믿음을 표현했다.
“사실 내가 포수가 아니기 때문에 포수에 대해서 뭐라고 말을 하긴 힘들다. 하지만 우리 팀에는 포수로서 필요한 기본적인 역할은 해줄 선수가 많다. 나 같은 경우만 해도 지난 시즌 백업포수였던 심광호와 호흡을 맞췄는데 비록 심광호가 주전은 아니었지만 내게는 최고의 포수였다. 컨트롤로 승부하는 나 같은 투수에게 수 싸움에 능한 심광호가 잘 맞는다. 팀에 신예급 포수들이 많아 우려를 하는 것 같은데 심광호 같은 베테랑도 있기 때문에 나는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주키치는 함께 좌·우 원투펀치를 형성하다 마무리로 전향한 리즈에게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또한 자신의 뒤에서 승리를 지켜주길 기원하며 리즈 마무리 투수로서 짜릿한 순간들을 시즌 내내 경험하기를 바랐다. 
“리즈가 마무리 투수로서 잘 할 거라고 본다. 리즈는 빠른 공과 좋은 슬라이더를 지니고 있다. 구위만 놓고 봐도 마무리로 제격이다. 나도 작년 딱 한 번 불펜에서 마운드에 올라 세이브를 기록한 적이 있다. 잊을 수 없는 짜릿한 순간이었다. 아드레날린이 마구 분출되는 것 같았다. 리즈도 앞으로 그런 순간을 많이 겪을 것이라 본다”.
마지막으로 주키치는 에이스로 홀로 남게 됐지만 이를 부담으로 생각하기 보다는 책임감을 바탕으로 즐기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1선발이 됐지만 부담감 같은 것은 전혀 없다. 그냥 작년과 똑같다고 생각한다. 작년처럼 책임감을 지니고 꾸준히 선발로테이션을 지키면 된다. 지난 시즌과는 달리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컨디션도 좋다. 작년처럼, 아니 이미 한 번 경험했기 때문에 작년 보다 더 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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