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을 위한 극적인 드라마는 없었다. 아쉬운 패배였다. V리그 3강 플레이오프(PO) 진출을 위해선 반드시 승점 3점이 필요했던 흥국생명이 시즌 최종전서 IBK기업은행에 덜미를 잡히며 탈락했다.
흥국생명은 20일 화성종합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11-2012시즌 NH농협 V리그 여자부 올 시즌 마지막 경기서 IBK기업은행에 세트스코어 0-3(24-26, 21-24, 25-27)으로 완패했다. IBK기업은행이 이미 탈락이 확정된 팀이라는 점에서 흥국생명의 차해원 감독으로선 더욱 아쉬운 패배였다.
이날 경기 전까지 흥국생명은 13승16패 승점 41점을 마크, 3위 현대건설(15승15패, 승점 43)에 승점 2점이 뒤진 채 4위를 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현대건설은 이미 시즌을 마무리했다는 점에서 흥국생명이 IBK기업은행을 상대로 3-0 혹은 3-1 승리를 거둬 승점 3점을 추가하면 극적인 역전 PO행을 이룰 수 있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IBK기업은행에 덜미를 잡히며 흥국생명의 꿈은 끝내 물거품이 됐다.

배수의 진을 치고 나온 흥국생명으로선, 결과적으로 1세트를 접전 끝에 내준 게 발목을 잡았다. 1세트 엎치락 뒤치락 시소게임을 펼쳤던 흥국생명은 18-18 동점 상황에서 김혜진의 시간차와 속공, 미아의 오픈 공격으로 21-19로 균형을 깨며 24-22까지 리드, 1세트를 가져가는 듯 했다.
그러나 블로킹 과정에서 정시영의 터치넷 범실로 한 점을 내준 흥국생명은 이어진 김혜진의 속공마저 블로킹에 걸리며 24-24 듀스를 허용하고 말았다. 순식간에 연장 승부를 허용한 흥국생명은 흔들렸고, 미아와 주예나의 공격마저 연속으로 블로킹에 막히며 24-26으로 1세트를 내줬다. 흥국생명으로선 너무나 타격이 큰 패배였다.
PO 진출의 위해선 3-1 혹은 3-0 승리를 해야 했던 흥국생명은 1세트를 어이없게 내주면서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흥국생명은 미아의 고군분투 속에 2세트 역시 중반까지 15-15로 균형을 이루며 접전을 펼쳤다. 그러나 이후 IBK기업은행의 알레시아를 막지 못한 채 15-18로 점수차가 벌어졌고, 결국 이를 만회하지 못하며 2세트마저 20-25로 패배,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됐다.
이미 탈락이 확정된 가운데서도 끈질긴 경기력을 선보인 IBK기업은행은 마지막 3세트마저 27-25로 승리, PO 진출을 노린 흥국생명에 고추가루를 완벽히 뿌리며 완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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