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좋아진 롯데, '더 많은 실책' 필요한 까닭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3.21 07: 15

"지금은 더 많은 실책이 필요할 때다".
롯데는 올 시즌을 준비하며 수비 강화와 작전능력 향상을 목적으로 구슬땀을 쏟았다. 이를 위해 영입된 권두조 수석코치는 선수들의 입에서 단내가 날 정도로 강도높은 훈련을 실시했고, 덕분에 선수들로부터 기피대상 1호가 되기도 했다. 권 코치의 특별 과외를 받는 선수들은 단단히 각오를 하고 나섰다는 후문이다.
겨울동안 흘린 땀방울이 힘을 발휘한 덕분인지 롯데 수비는 많이 안정됐다는 평이다. 일본 가고시마 캠프에서 가진 10차례 연습경기동안 단 하나의 실책만 기록했던 롯데는 두산과 연습경기 2번, 시범경기 3번 등 모두 5경기에서 또다시 실책을 하나만 기록하며 짠물수비를 보여주고 있다. 유일한 실책은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신인 신본기가 범했던 송구실책. 긴장한 탓에 나온 실책이었고 신본기는 곧바로 다음날 연이은 호수비로 안심시켰다.

그렇다면 롯데 수비훈련을 총괄했던 권 코치가 보는 롯데 수비는 어떨까. 9-2로 대승을 거뒀던 20일 청주 한화전이 끝난 뒤 OSEN과의 통화에서 권 코치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 수비는 몇 달 바짝 했다고 갑자기 좋아지는게 아니다. 다만 변수를 줄이고 실수를 최소화하는 게 목표"라는 평가를 내렸다.
권 코치는 "청구구장에 바람이 많이 불어서 그런지 외야에서 콜 플레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수비 여건이 안 좋을수록) 콜 플레이가 중요한데 그게 아쉬웠다"면서 "외야수 가운데 타구 판단이 잘 안 되는 선수도 있었다. 바람이 펜스 뒤쪽으로 부는데도 불구하고 플라이 볼이 떴다고 잡기위해 앞으로 나오다 황급히 뒤로 돌아가더라. 그런 부분은 계속 보완이 필요하다"며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또한 권 코치는 더 많은 실책이 필요할 때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실전만큼 좋은 연습은 없다. 시범경기를 하고 있는 지금같은 때 문제점이나 약점이 있으면 드러나야 한다. 이럴 때 더 많은 실책이 나와야 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고, 보완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시범경기는 말 그대로 최종 모의고사와도 같다. 선수들이 좋은 수비로 자신감을 갖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전에서 부족한 부분을 파악해 보강하는게 필요하다는 것이 권 코치의 생각이다.
주루플레이에 대해서도 지적을 잊지 않았다. 권 코치가 20일 경기에서 아쉬움을 표한 장면은 2회 연속안타때다. 롯데는 그 이닝에서만 한화 선발 브라이언 베스를 상대로 안타 7개를 집중시키며 대거 6득점, 승부를 갈랐다. 아직 2-0이었던 무사 2,3루에서 문규현은 바깥쪽 공을 가볍게 밀어쳐 우익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를 기록했다. 당시 2루에는 발 빠른 주자 황재균이 있었지만 홈을 밟지 못했다. 권 코치는 "플라이라 생각을 했다 하더라도 공을 끝까지 보고 있었다면 충분히 들어올 수 있었다. 루상에서 집중을 해야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도 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제 시즌 개막까지는 17일이 남았다. 수비 보강에 역점을 둔 롯데가 정규시즌에서 얼마나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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