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포수진, 마침내 윤곽 드러내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2.03.31 07: 54

올 시즌 LG 1군 포수진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심광호가 개막전 포수마스크를 쓸 것으로 보이며 2년차 유강남과 신인 조윤준이 백업포수 자리에 놓일 전망이다. 개막전 엔트리에 포수 3명을 넣는다면 이들 셋이 들어가게 될 것이며 2명이라면 조윤준이 빠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12월. 14년 동안 팀을 지켜온 조인성이 FA로 이적하면서 LG 포수진은 리그 최약으로 평가받았었다. 1군 무대에서 풀타임을 소화한 포수가 한 명도 없었고 공수에서 빼어난 재능을 보인 이도 전무했다. 그야말로 ‘무주공산’이었고 올 시즌 LG의 최대약점은 포수가 될 것으로 보였다.

일단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해결방안으로 경쟁체제를 선택했다. 전지훈련에 심광호, 유강남, 조윤준, 나성용, 윤요섭을 데려가며 경쟁을 통한 기량향상을 노렸다. 윤요섭이 오키나와 전지훈련부터 1루수를 병행했고 시범경기 기간에는 김태군이 1군에 합류하는 등 변수는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전지훈련 연습경기에서 모두에게 골고루 기회가 주어졌다.
전지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당시 LG 김기태 감독은 “일단 원정·홈 개막전은 베테랑 포수가 선발로 나오지 않을까 싶다”며 17년차 심광호가 주전포수 마스크를 쓰고 개막전에 임하게 될 것을 암시했다. 이어 김 감독은 “베테랑을 기용하면서 젊은 포수들도 함께 키울 생각이다. 현재 팀의 미래를 책임질 포수들이 많다”며 포수진에 대한 1차 구상안을 밝혔고 시범경기 기간 동안 2년차 유강남과 신인 조윤준을 심광호와 함께 두루 기용했다.
베테랑 심광호는 투수들이 선호하는 포수다. 공격력이나 2루 송구 능력은 떨어지지만 미트질에 능하고 투수 기분에 맞게 리드한다. 투수들의 성격에 대해 심리치료사에게 물어볼 정도로  항상 투수의 기량을 100% 이상으로 이끌기 위해 노력한다. LG 마운드의 축을 이루고 있는 벤자민 주키치와 레다메스 리즈와의 호흡도 잘 맞는다. 주키치의 경우 심광호를 전담포수로 두고 있고 리즈는 전지훈련 동안 심광호와 제구력 향상 및 투구의 강약조절을 꾀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었다.  
유강남은 이번 시범경기 기간 동안 LG 야수진 중 가장 주목받고 있다. 30일 한화전까지 도루 저지율 60%를 기록할 정도로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한 정확한 2루 송구 능력을 지녔다. 타격 또한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시즌 중반까지 3할 이상을 때려내며 재능을 보였고 30일 박찬호를 상대로 좌월 솔로포를 작렬시키기도 했다. 김 감독이 말한 ‘팀의 미래를 책임질 포수’는 곧 유강남을 의미한다. 
조윤준은 타격에선 포수진 중 가장 뛰어나다. 시범경기 타율 3할7푼5리를 기록하고 있고 장타율도 500로 드래프트 당시 기대를 모았던 대형포수의 면모를 하나씩 보이고 있다. 하지만 미트질이나 2루 송구 등 포수로서 갖춰야할 기본적인 수비 능력이 아직은 프로 수준과 거리가 있다. 물론 남은 두 번의 시범경기에서 조윤준이 30일 유강남처럼 반전을 일으킬 수 있지만 행여 2군에 가더라도 코칭스태프 지도에 열심히 따른다면 기량은 급성장할 것이다.
김 감독의 의도처럼 어린 선수들은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유강남의 경우 경험을 쌓은 만큼 기량이 향상되는 게 눈에 보인다. 14년을 지켜온 안방마님은 떠났지만 LG 포수진은 새로운 희망을 안고 올 시즌을 앞두고 있다.
drjose7@osen.co.kr
조윤준 LG 트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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