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K' VS 이명세, 자본과 창작자 싸움 아니다(종합)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2.05.04 12: 32

  영화 '미스터K' 측이 이명세 감독의 하차와 관련, 최근 논란에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날 자리를 통해 '미스터K' 측은 이명세 감독과 갈등을 빚었던 그간의 사항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하며 이번 갈등이 단순한 '제작자 VS 창작자'의 싸움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미스터K'의 제작사 JK필름 길영민 대표는 4일 오전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한 음식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스터K'가 진행 중 멈춘지가 1달여가 됐다. 이명세 감독님은 영화계에서 가치가 있으신 분인데, 존경 받는 이 감독님을 모셔서 작업을 하다가 이렇게 돼 죄송한 생각도 들고, 책임감도 느낀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조용히 수습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는데, 여러 기사가 산발적으로 나기도 하고, 이명세 감독 쪽에서 얘기가 나오면서 본질과 의도가 다른 형태로 흘러간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이번 기자회견을 연 이유에 대해 밝혔다.

길 대표는 "핵심적인 것은, 감독님과 제작사가 처음 어떤 영화를 만들자고 약속한 것이 있었는데, 그것이 큰 틀에서 좀 어긋났다는 것"이라며 "2년 가까이 진행했음에도 서로의 생각이 달랐다. 그것을 알면서 합의 내지 얘기가 필요해서 감독님께 대화도 요청하고, 촬영 중단을 해서 얘기를 좀 하고 가자고 말했는데 그 과정에서 오해가 생겼고, 그 오해가 출발이 돼서 이 상황까지 오게됐다"라고 논란의 과정에 대해 언급했다.
영화는 지난 3월 태국에서 첫 촬영에 들어갔지만 1차 현장 편집본 확인(4/4) 후 서로 생각하는 작품 콘셉트 및 방향성이 다르다고 판단, JK필름 측은 CJ 담당자들과 심도 있는 얘기를 나눴다.
윤제균 감독은 사적인 상황에서 이명세 감독에게 메일을 보냈다. 내용은 모니터링에 대한 이야기로 '내러티브는 없고 이미지만 보인다', '배우들 연기가 과장되고 억지스럽다', '처음 의도와 차이가 많이난다' 등의 메시지가 담겨 있는, '귀 좀 열어달라'는 호소가 있는 메일이었다.
이런 부분에 분노를 한 이명세 감독은 대화를 거부하고 '변호사를 선임했으니 법대로 가자'고 통보했다는 것.
또 이 과정에서 '윤제균이 감독 자리를 꿰차기 위한 계략이다'란 말이 나왔고 조감독을 통해 이 이야기를 들은 윤 감독은 '대화를 합시다. 해결책이 있습니다. 그런 말을 하셨더니 섭섭하고 화가 난다. 대화를 하고 귀를 열고 타협을 하셔야 합니다'라는 내용을 담은 두 번째 메일을 이명세 감독에게 보냈다. 하지만 분란의 상황은 장기화 조짐을 보이게 됐다.
길 대표는 "이명세 감독은 이 상황을 '창작자와 자본의 싸움'으로 몰고갔고, CJ 윗선을 말씀하시며 대화가 아닌 상황을 완전히 바꾸시려고 하셨다"라며 "이명세 감독이 '공동연출(코미디와 액션을 나눠서 찍자)'을 제안했는데 진심이 안 느껴지고, 상식적이지 않은 제안이었다. 그래서 거절을 했다"라고 말했다.
이미 30여억원이 들었지만 영화를 엎자는 말도 나오며 위기감이 감도는 상황에서 이명세 감독은 "윤제균 감독의 앞길을 막는 건 아닌것 같다. 명분과 실리는 태원엔터테인먼트의 정태원 대표와 말을 해라"는 말을 전해왔다.
JK필름 측은 "정태원 대표를 통해 예상보다 많은 돈을 요구하셨다"라며 "이명세 감독에게 드릴 잔금이 1억 5000만원 정도 남아있었고, 이에 여러가지를 더해 2억 정도로 맞춰 드릴려고 했는데 그 배를 요구하시더라"라고 말했다.
항간에 떠도는 "10억을 요구했다"란 소문에 대해서는 "이명세 감독님이 '미스터K'를 하면서 삼성에서 제안한 광고 등 놓친 부분들을 다 합치면 10억원 정도 된다고 정태원 대표에게 말씀을 하셨다. 10억이란 말은 꺼내지도 말라고 했다. 직접적으로 우리에게 온 얘기는 아니다"라고 대답했다.
"그 당시는 이명세 감독님이 저희를 위해 물러나 주시니 감사하기도 죄송하기도 했다. 하지만 윤제균, 이명세, 다른 한 사람과 술을 마시며 조용히 화해를 하기로 한 날, 이명세 감독님의 '하차' 기사가 난 걸 보고 분노를 하셨다. 그렇게 술자리가 무산되고, 본인은 물러날 마음이 없다고 하시더라. '그만둔다는 말을 한다고 한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돈 부분이 확실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기사가 나자 화가 나신 것 같다"라고 윤제균 감독과 이명세 감독의 화해의 장 역시 끝내 무산됐음을 알렸다.
이어 불거진 큰 문제는 지난 25일 이명세 감독이 자신의 이름으로 저작권 등록을 한 것.
길 대표는 "조건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던 중 이명세 감독이 저작권등록시스템 사이트에 '미스터K' 저작권을 등록(4/24)한 사실을 알게 됐다. 법적으로 대응을 할 것이다. 어떤 의도에서 이런 일을 하셨는지는 모르겠다. 저작권을 주장한다는 게 말이 안 된다. 또 이명세 감독님이 트위터 아고라 청원을 시작하셨다"라고 전했다.
"이제 신뢰 관계가 깨져버렸다. 저작권 부분은 법적으로 해결하겠다"라면서도 "하지만 촬영을 빠른 시일 안에 재개할 예정이다. '해운대'와 '퀵'의 이승준 감독이 연출을 맡을 계획이다. 촬영 감독님은 지금 하차한 상태"라고 향후 계획에 대해서도 밝혔다. 
이하 기자회견 일문일답
-어느 정도 촬영이 진행됐나?
▲ 분량은 현장 편집본만 놓고 보면 21분 정도 촬영이 됐다. 봤던 것만 치면 그렇다. 영화에서 쓰일 때는 편집되기 나름이지만 10분 안쪽으로 생각된다.
- CJ 측에서 촬영 중단을 요구했다는 말도 있는데.
▲ 그렇지 않다. 여러 작품을 진행하며 제작 시스템이 진화돼 있다고 생각한다. 이건 제작사와 감독 상의 문제다. CJ와는 솔직히 상의만 한 정도다.
-위자료는 얼마를 지급할 예정이었나?
▲ 감독 잔금이 1억 정도 남아 있었다. 각색료는 5천만원으로 책정됐으니 1억5천만원을 드리려 했다. 최종 2억 정도로 좁혀졌는데 두 배 정도의 요구를 받았다. 정태원 대표와 이야기하면서 '미스터K'와 작업 중 삼성에서 광고 제의 등 여러 작업 제의를 못했으니 왔지만 금액으로 하면 10억 정도 아니겠느냐고 이야기했다. 말도 꺼내지 말라고 했다. 직접적으로 우리에게 온 얘기는 아니다. 금액은 2억으로 합의됐지만 저작권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몇몇 쟁점에 대해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명세 감독이 JK필름을 상대로 최소한의 법적 과정 밟고 있나?
▲ 최고서라는 내용 증명 형태의 편지가 있다. 촬영을 빨리 재개하자는 내용인데 그것이 다다. 윤제균 감독이 3일에 걸쳐 메일을 보냈는데 2일 후 이명세 감독도 메일을 보내왔다. 그 내용을 보면 조목조목 각 항목에 대해, 윤제균 감독 혹은 제작사 입장에 반대하는 내용이다. 변호사를 대동해 작성한 편지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법적으로 활용될 지는 모르겠다.
- 저작권 문제는 어떻게 보나?
▲ 저작권자가 아님에도 그것을 등록한 까닭은 그것을 활용해 자기 것이라고 주장하려는 의도 아닐까 싶다. 다른 요구를 위한 준비일 수도 있다. 말소 소송을 낼 계획이다.
- 2년여간 함께 했는데 신뢰가 쉽게 깨질 수 있나?
▲ 서로 대화를 해서 고쳐서 가려는 의도였는데 솔직히 이렇게 악화될 줄 몰랐다. 캐릭터 톤도 그랬다. 긴장감있고 진지한 첩보원이 와이프에게는 쩔쩔매는 엇박자 코미디인데 한국에서 촬영할 때는 행동이 모두 과장된 부분이 느껴졌다. 리얼리티가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었고, 심각한 문제라고 봤다. 이전에 사전 준비 때 확인을 못했던 부분이 있다. 콘티 등이 알아보기 힘들고 형식이 파괴된, 너무도 축약적인 문서들이었기 때문이다. 예측을 할 수가 없어 회차나 제작비도 염려됐다. 이명세 감독을 믿고 가자는 식으로 진행이 됐었다. 콘티 없이 스케치 같은 그림만 있었다.
다음은 '미스터K' 측에서 밝힌 제작 진행과정 개요.
- 2009년, JK필름 기획. 2010년 7월, 박수진작가 시나리오 초고 완료
- 2010년, 이명세감독 연출 계약
- 2012. 3월, 크랭크인. 태국서 6회차 촬영(3/12~17)
- 3/29, 국내 촬영 시작
- 4/4, 제작사 현장편집본 확인. 재점검 차원의 감독과의 대화 시도(9회차 촬영시점)
- 4/5~6, 사전 예약된 촬영장 회차 진행(11회차 촬영)
- 4/6, 재점검 위한 촬영중단 요청(대규모 예산 집행되는 지방 촬영 전 방향성 합의 필요)
- 4/8, 이명세감독&JK필름 첫 만남(방향성 합의 안됨)
- 4/16, 이명세감독&JK필름 두번째 만남(공동연출 제안→비현실적 판단 거절)
- 4/21, 조감독 통해 이명세감독 하차 의사 전달받음
- 4/25, 이명세감독 저작권 불법 등록 사실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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