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가 도와주지 않았다. 이번에도 2승 도전이 좌절됐다. 벌써 5경기째다.
'코리안특급' 한화 박찬호(39)가 또 다시 승리투수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박찬호는 11일 청주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롯데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4이닝 7피안타 3볼넷 1탈삼진 6실점(5자책)으로 무너지며 승리투수 요건을 채우지 못했다. 첫 경기에서 승리투수가 된 이후 벌써 5경기째 승리를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1회초 1번 김주찬을 우익수 뜬공, 2번 조성환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낸 박찬호는 그러나 전준우에게 5구째 가운데 높게 들어간 146km 직구가 통타 당해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맞고 말았다. 비거리 120m. 전준우와 박찬호 모두 시즌 두 번째 홈런·피홈런이었다. 하지만 박찬호는 흔들리지 않고 4번 홍성흔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2회 선두타자 박종윤에게 우측 깊숙한 2루타를 허용하며 득점권 위기를 맞았지만 강민호를 투수 앞 땅볼, 손아섭과 황재균을 2루 땅볼로 솎아내며 실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2회까지 총 투구수도 32개로 적절했다.
그러나 3회가 문제였다. 첫 타자 문규현에게 우측 펜스를 맞는 2루타를 맞은 게 시작이었다. 우익수 강동우의 펜스 플레이가 아쉬웠다. 이어 김주찬이 초구부터 기습번트 동작으로 박찬호를 흔들었다. 김주찬은 2구째에도 번트를 댔는데 타구가 빠르게 투수 박찬호 쪽으로 향했다. 박찬호가 공으로 대시해 3루로 향하던 2루 주자 문규현을 노렸다.
하지만 박찬호의 송구가 조금 옆으로 빗나갔고 슬라이딩으로 들어오는 문규현을 의식했는지 한화 3루수 이여상이 제 때 글러브를 내밀지 못했다. 외야 파울 지역으로 공이 빠졌고 그 사이 문규현이 홈을 밟으며 김주찬이 2루까지 향했다. 공이 뒤로 빠지는 순간 박찬호는 평정심을 유지해 온 그답지 않게 크게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조성환이 번트 동작에서 타격으로 전환하는 페이크 번트 슬래시로 전진해 있던 한화 수비를 뚫고 중전안타를 때렸다. 2루 주자 김주찬이 3루를 거쳐 홈을 밟으며 3점째를 올렸다. 박찬호로서는 힘이 빠지는 순간. 하지만 3회 추가 실점을 막은 박찬호는 4회에도 1사 1·2루에서 문규현-김주찬을 잡아내며 위기 관리능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5회 조성환에제 좌전 안타, 전준우에게 볼넷을 준 뒤 홍성흔에게 좌중간 2타점 2루타를 맞으며 강판됐다. 총 투구수 86개. 그 중 스트라이크 46개, 볼 40개였고 직구 최고 구속은 149km가 나왔다. 직구(21개) 투심(15개) 등 속구보다 슬라이더(29개) 체인지업(11개) 커브(10개) 등 변화구 비율이 더 높았다. 구원등판한 마일영이 강민호에게 우월 투런 홈런을 맞는 바람에 박찬호의 실점은 6점(5자책)으로 불어났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3점대(3.25)에서 4점대(4.26)로 치솟았다.
waw@osen.co.kr
청주=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