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점수 차로 지고 있는 순간 마운드에 올라 묵묵히 제 역할을 해냈다. 그리고 팀이 승부처에서 안타 하나 없이 상대 실책에 편승해 역전 3득점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데뷔 첫 승이라는 큰 선물을 선사했다. 두산 베어스가 계투 추격조로 나선 좌완 정대현의 호투 등에 힘입어 한화 이글스를 꺾고 3연승을 달리며 공동 선두 자리에 다시 올랐다.
두산은 15일 잠실구장서 벌어진 2012 팔도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 한화와의 경기서 두 번째 투수로 나서 4⅓이닝 1피안타 무실점 호투를 펼친 3년차 좌완 정대현의 호투와 승부처에서 무려 4개에 달한 상대 실책에 편승해 6,7회 도합 7득점하며 11-8로 역전승했다. 이날 승리로 두산은 시즌 전적 16승 1무 11패(15일 현재)를 기록하며 최근 3연승으로 다시 바람을 탔다.
여기에 같은 시각 LG에 4-6으로 패한 SK(15승 1무 11패)를 제치고 반 게임 차 단독 1위로 올라섰다. 반면 한화는 어이없이 무려 4개의 실책을 범하며 경기를 놓치고 말았다. 최하위 한화의 시즌 전적은 11승 19패다.

1회초 한화는 손쉽게 선취점을 올렸다. 강동우가 좌익수 방면 안타로 출루한 뒤 한상훈의 희생번트, 장성호의 볼넷에 이어 김태균의 중견수 뜬공 때 강동우가 3루까지 진루하며 2사 1,3루 득점 찬스가 나왔다.

최진행 타석에서 상대 선발 서동환이 던진 공은 포수 양의지가 잡을 수 없는 곳으로 높게 솟구쳐 백네트로 향했다. 그 사이 강동우가 홈을 밟으며 한화의 1-0 리드로 이어졌다. 2회에도 한화는 양성우의 볼넷에 이은 2루 도루로 무사 2루 추가점 찬스를 잡았다.
정범모의 중견수 뜬공 때 양성우가 3루까지 달리며 1사 3루가 된 순간. 이여상이 2루수 뜬공으로 물러났으나 강동우가 1타점 좌중간 2루타를 때려내며 양성우의 득점을 이끌어냈다. 2-0 한화가 한 점을 더 달아난 귀중한 점수였다.
한상훈의 중전 안타와 장성호의 볼넷으로 2사 만루를 만든 한화. 김태균은 볼카운트 1-3으로 유리한 상황에서 서동환의 공을 공략했고 이는 외야 우중간을 가르는 싹쓸이 2루타로 이어졌다. 단숨에 5-0으로 앞서나간 한화다.
서동환을 내리고 좌완 정대현을 올린 두산. 그러나 최진행은 정대현의 공을 좌중간 1타점 2루타로 연결하며 6-0으로 달아났다. 두산은 3회말 2사 3루서 이종욱의 1타점 좌전 안타로 간신히 만회점을 올렸다.
5회말 두산 공격. 두산은 양의지의 볼넷과 불규칙 바운드에 편승한 허경민의 안타로 1사 1,3루 찬스를 잡았다. 타석의 정수빈이 밀어 친 타구는 3루수 이여상의 글러브를 외면하고 좌익선상을 타고 흐르는 1타점 2루타로 이어졌다. 이종욱의 유격수 뜬공으로 2사 2,3루가 되었으나 후속 타자 손시헌이 2루수 한상훈의 키를 넘기는 2타점 우중간 안타를 때려내며 4-6 추격점을 뽑았다.
김현수의 우전 안타로 두산은 2사 1,2루 다시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김동주가 서서 삼진당하며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으나 기회는 빨리 찾아왔다. 6회말 두산은 최준석의 스트레이트 볼넷과 윤석민의 몸에 맞는 볼로 무사 1,2루 기회를 잡았다. 양의지의 희생번트로 1사 2,3루를 만든 두산. 허경민의 타구는 짧은 1루수 땅볼이 되어 3루 주자 최준석이 횡사했다.
2사 2,3루. 한화는 정수빈을 고의 볼넷으로 출루시킨 뒤 송신영을 마일영으로 교체했고 이종욱의 타구는 유격수 이대수 앞으로 흘러갔다. 그러나 이대수는 이 타구를 놓쳤고 그 사이 두산은 5-6으로 만회점을 올렸다. 여기에 손시헌 타석에서는 정범모의 패스트볼이 나왔고 이 틈을 타 3루에 있던 허경민이 홈을 밟았다. 한화 입장에서 설상가상으로 포수 정범모의 악송구까지 이어지며 2루에 있던 정수빈도 득점에 성공했다. 7-6 두산의 역전점이었다.
7회말 두산은 김현수의 좌중간 2루타와 김동주의 중견수 방면 바가지 안타로 무사 1,3루를 만들었다. 뒤를 이은 최준석의 3루수 앞 땅볼. 그러나 홈으로 뛰던 김현수를 잡기 위해 던진 이여상의 송구가 포수 정범모의 미트 위로 흘러갔다. 김현수가 여유있게 홈을 밟으며 두산은 8-6까지 점수 차를 벌여놓았다. 대타 이성열의 유격수 땅볼 때는 유격수 이대수의 악송구와 양의지의 1타점 중전 안타까지 겹치며 두산은 단숨에 11-6으로 앞서갔다.
결국 두산은 상대에게 재차 리드를 빼앗기지 않고 승리를 확정지었다. 한화는 9회초 1사 1,3루서 상대 신인 윤명준의 폭투에 편승해 한 점을 만회한 뒤 김태균의 좌익수 방면 1타점 2루타로 8점 째를 뽑으며 따라갔다. 그러나 결국 더 이상의 추격점은 뽑지 못하며 승패를 되돌리지는 못했다.
1⅔이닝 동안 4피안타(사사구 4개) 6실점으로 무너진 선발 서동환의 뒤를 이어 마운드에 오른 두산의 두 번째 투수 정대현은 4⅓이닝 1피안타(탈삼진 2개, 사사구 3개) 무실점으로 2010년 데뷔 이래 첫 승을 거두는 감격을 맛보았다. 마무리 스캇 프록터는 11세이브를 거두며 단독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반면 한화는 경기 중반 무려 4개의 실책을 범하며 자멸하는 모습으로 암운을 드리웠다. 특히 승패가 결정지어졌던 6회말 피안타 없이 3점을 내줬다는 점은 한화 팬들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안타까운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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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