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영 "동안 외모, 10년이 지나면 변하겠죠?" [인터뷰]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2.05.23 08: 29

영화 '과속스캔들'을 기억하시는가. 800만 관객을 돌파하는 무시무시한 흥행 성적으로 주연 배우인 차태현, 박보영, 그리고 감초 연기를 톡톡히 해낸 아역배우 왕석현의 발견이라는 성과를 거두며 세 배우 모두를 스타덤에 올려논 작품이 아니던가.
특히 '과속스캔들'은 박보영을 '국민 여동생'으로 등극시키는 성과를 이뤄냈다. 극중 차태현에게는 시크한 모습으로 독특한 매력을 발산하더니 기타만 잡으면 진지하고 사랑스런 매력을 뽐내 남성 관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게다가 노래는 또 어찌나 잘하던지 배우가 맞을까 할 정도의 의심을 사기도 했다. 박보영은 이 작품으로 '국민 여동생'으로 등극하며 수많은 남성팬들을 사로잡았다.
이처럼 국내 극장가를 떠들썩하게 했던 '과속스캔들' 이후 우리의 '국민 여동생'은 귀여운 소녀의 이미지를 벗고 공포영화로 4년 만에 우리를 찾아왔다. 저주 걸린 동영상을 보고 죽음의 저주에 걸린 동생 정미(강별 분)를 구하기 위한 언니 세희의 이야기를 다룬 '미확인 동영상' 속 강인한 언니 세희 역으로 분해 호러퀸에 도전한 것.

공백 기간 동안 꾸준히 촬영에 임하며 활동을 해왔다고 하지만 대중을 찾아온 것은 근 4년 만이다. 오랜만에 관객들을 찾는 것이니만큼 작품 선택에 신중했을터. 게다가 그런 작품이 공포영화라니 박보영의 선택이 다소 궁금해졌다. 지난 21일 OSEN과 만난 박보영은 '미확인 동영상'을 선택한 이유로 두 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좋은 시나리오, 그리고 둘째는 지금 아니면 공포영화를 못 할 것 같다는 점.
"부담감을 가지고 작품 선택을 하지는 않았어요. '미확인 동영상' 시나리오를 보고 '좋다' 생각했는데 다만 장르가 공포였던 것 뿐이에요. 그리고 다양한 장르가 해보고 싶었어요. 지금 아니면 공포영화를 못 해볼 것 같기도 했고요(웃음)."
'박보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뭘까. 저마다 다 다르겠지만 주로 '동안외모'를 많이 떠올릴 것이다. 워낙에 어려보이는 외모로 함께 캐스팅된 아역배우들이 모두 초등학생일때 박보영 혼자만 고등학교 3학년생이었다는 에피소드도 밝힌 바 있다. 이러한 동안외모가 '배우'에게는 작품 선택에 있어서 제약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생각하기 나름인 것 같아요. 첫인상이 세 보이거나 나이 들어 보이는 친구는 어린 역할을 하고 싶어도 못하잖아요. 제 생각에는 시간이 흐르고 연륜이 묻어나오면 그때는 진한 멜로 같은 성숙한 역할을 해볼 수 있으니까 지금은 밝아 보이고 동안 이미지를 활용해서 그런 쪽으로 연기를 해보면 장점을 살릴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해요. 10년이 지났는데 얼굴이 그대로 있지는 않겠죠(웃음)."
여름이 되면 관객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할 공포영화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다른 영화 장르도 마찬가지겠지만 공포영화는 어느정도 정해진 틀이 있다. 주인공이 있고 주인공을 위협하는 귀신이 있고, 관객들은 갑자기 등장하는 귀신에 놀라고. 그렇다면 '미확인 동영상'이 지니고 있는 차별성은 뭘까.
"다른 공포영화와 다른 점은 귀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기 보다 현 시대를 반영했다는 점인것 같아요. UCC나 댓글, 인터넷을 통해 이뤄지는 마녀사냥 등에서 오는 공포를 다루고 있거든요. 소재 자체가 신선하기도 하고 지금 시대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점이 저에게 다가오더라고요."
가끔 공포영화를 볼 때 이런 생각을 하기도 한다. '주인공 연기하는 배우는 진짜 힘들겠다. 계속 소리질러야 되니까.' 박보영 역시 이런 점에서 힘들지는 않았을까. 그는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 강별이 비명 전담이었고 자신은 밖에서 걱정하는 장면이 많아 비명에서 오는 피곤함은 별로 없었다고 전했다. 대신 아무 것도 없는 허공에 마치 무언가 있는 것처럼 연기해야 하는 점이 제일 힘들었다고.
"영화를 보면 소리 지르는 연기는 강별씨가 계속 질러요(웃음). 제가 힘들었던 건 저희 영화에 컴퓨터 그래픽이 많고 스마트폰을 보는 장면이 많아요. 그런 장면을 촬영할 때 어떤 영상이 영화 상에서 틀어지는지 대충 듣고 아무 것도 없는 스마트폰을 보면서 연기를 하는 거라 감을 잡는게 어렵더라고요. 감정신 같은 경우는 상대방보다 제가 먼저 촬영할 때가 있어서 상대방이 어떻게 반응을 할지는 모르니까 감정선을 상중하로 나눠서 그렇게 촬영했어요(웃음)."
'미확인 동영상'의 메가폰을 잡은 김태경 감독은 '미확인 동영상' 제작발표회에서 박보영이 추운 날 고생했던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비를 맞고 촬영하는 장면에서 정수리에 얼음이 얼 정도로 고생했다는 것. 그만큼 체력적으로 힘든 촬영이 이어지는데 따로 체력관리는 하고 있을까. 박보영은 체력관리의 비결을 살짝 귀띔했다. 바로 홍삼.
"촬영을 할 때마다 '체력을 관리 해야겠다' 느껴서 '과속스캔들'때는 했어요. '과속스캔들' 전에는 주로 아역연기를 해서 촬영분도 별로 없어 힘들다는 생각을 별로 안했는데 '과속스캔들'을 하면서 짧은 기간 안에 많이 해야 하니까 체력적으로 부담이 많이 오더라고요. 그 다음부터 운동을 시작했어요. 그런데 해도 힘들긴 마찬가지더라고요. 촬영하면 계속 밤을 새니까요. 그래서 건강식품을 챙겨 먹어요. 홍삼이랑 인삼이요(웃음)."
박보영은 '제작발표회'에서 공포영화를 잘 보지는 못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래서 자신이 출연한 '미확인 동영상'을 볼 수 있을지 걱정이라는 말도 전했다. 과연 박보영은 '미확인 동영상'을 어떻게 봤을까. 귀신이 어디 나올지 속속들이 알고 있지만 생각보다 무서웠다고.
"귀신이 어느 타이밍에 나올지 아니까 '그때만 피하자' 마음을 먹었는데 음향 효과가 중요하더라고요. 음향이 함께 하니까 생각보다 무서웠어요(웃음). 귀신을 믿지는 않는데 되게 무서워해요. 그래서 세수할 때 눈 감는 시간에 귀신이 나올까봐 눈 감지 않고 비누칠을 하기도 해요(웃음)."
공포영화를 잘 보지는 못하지만 공포영화의 주인공이 된 박보영. 그녀가 생각하는 공포영화만의 매력은 뭘까. 공포영화를 볼 때 몸 속에 도는 긍정적인 호르몬이 있다더라며 눈을 초롱초롱하게 빛내는 박보영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공포영화를 보면 무섭지만 그 때 몸 속에 호르몬이 도는 게 있대요. 무섭지만 짜릿해서 긍정적인 호르몬이 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것을 생각해보면 영화를 볼 때는 무섭지만 약간의 재밌는(?) 감정도 있는 것 같아요(웃음). 그리고 지금 시대가 인터넷 문화의 단점이 많이 드러나기 때문에 관객분들이 저희 영화를 보시고 그런 면을 한 번 쯤은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런 것들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영화라서 거기에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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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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