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신의 119구' 류현진, 최고 153km-13K에도 승리 물거품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5.31 21: 27

류현진이 올 시즌 개인 최고 153km 강속구와 최다 탈삼진 13개로 혼신의 역투를 펼쳤다. 그러나 이번에도 승리는 류현진을 외면했다. 
한화 '괴물 에이스' 류현진(25)이 또 다시 최고의 피칭을 펼치고도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지독한 불운이다. 류현진은 31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삼성과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7이닝 동안 119개 공을 던지며 5피안타 2볼넷 1사구 13탈삼진 2실점으로 역투했다. 그러나 2-2 동점으로 맞선 8회부터 마운드를 내려와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비록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지만 류현진의 피칭은 환상적이었다. 1회부터 삼진 퍼레이드가 시작됐다. 1회 첫 타자 배영섭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은 뒤 박한이-박석민을 연속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2회도 이승엽을 바깥쪽 빠지는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박석민을 몸쪽 꽉 차는 직구로 루킹 삼진 요리. 

2회 2사 후 최형우에게 던진 5구째 가운데 높은 148km 직구를 통타당해 우월 솔로 홈런을 맞았지만 바로 다음 타자 강봉규를 3구 삼진으로 잡았다. 3회에도 배영섭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조동찬-박한이를 삼진 잡았다. 4회에도 이승엽을 150km 강속구로 3구 삼진 잡은 뒤 진갑용까지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4회까지 삼진 9개. 
한화도 4회말 최진행과 오선진의 적시타로 2-1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5회 류현진은 첫 타자 최형우에게 초구에 몸에 맞는 볼을 허용한 뒤 강봉규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하며 1사 2·3루 위기에 몰렸다. 김상수의 투수 앞 땅볼 때 3루 주자 최형우가 홈을 밟으며 2-2 동점을 허용했다. 결과적으로 1점의 리드를 지키지 못한 게 류현진으로서는 두고두고 아쉬운 순간이 됐다. 
6회에는 다시 삼진쇼가 이어졌다. 1사 후 박한이를 낙차 큰 커브로 헛스윙 삼진 잡으며 시즌 6번째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한 류현진은 후속 이승엽을 땅볼 유도했으나 1루 커버 과정에서 베이스를 밟지 못해 실책으로 출루시켰다. 하지만 진갑용을 6구째 몸쪽 꽉 차는 직구로 다시 루킹 삼진으로 처리하며 유유히 마운드를 내려왔다.  
7회가 백미였다. 최형우에게 우전 안타를 맞은 류현진은 강봉규의 번트가 떴다. 포수 정범모가 몸을 날렸지만 공을 캐치하지 못했고, 1루수 장성호가 뒤늦게 송구했지만 강봉규이 발이 더 빨랐다. 내야 안타로 무사 1·2루. 희생번트와 고의4구로 결국 1사 만루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류현진은 배영섭과 8구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 박한이를 5구 만에 헛스윙 삼진 요리하며 만루 위기를 실점없이 위기를 넘겼다. 대전구장은 "류현진! 류현진!"을 환호하는 관중들의 목소리로 가득했다. 
그러나 7회말 한화 타선은 선두타자가 출루하고도 득점을 얻지 못했고, 7회까지 119개의 공을 던진 류현진은 8회부터 데니 바티스타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올 시즌 10번째 경기에서 8번째 퀄리티 스타트이자 6번째 7이닝 이상 2자책점 이하 피칭을 펼쳤지만 야속하게도 하늘은 또 다시 류현진의 승리를 외면했다. 
119개 공 중에서 스트라이크가 77개, 볼이 42개였다. 최고 153km 직구(64개)를 중심으로 체인지업(21개) 슬라이더(17개) 커브(17개)를 고르게 섞어던졌다. 류현진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2.57로 유지됐다. 여기에 리그에서 가장 먼저 70이닝 고지를 밟으며 탈삼진 93개로 이 부문 1위를 지켰다. 승리 빼고는 모든 걸 보여준 류현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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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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