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만의 등판’ 봉중근, 건재함 과시했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2.07.13 06: 48

추락 속의 희망이 됐다. 
LG의 마무리 투수 봉중근이 6월 22일 이후 첫 등판에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봉중근은 12일 대구 삼성전 8회말 마운드에 올라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1이닝을 투구했다. 직구 위주로 상대 타자들에 맞서면서 여전히 과감한 몸쪽 승부를 펼쳤다. 첫 타자 조동찬과 두 번째 타자 김상수 모두 몸쪽 직구로 범타 처리했고 세 번째 타자 대타 강봉규는 낮게 깔린 직구로 유격수 땅볼로 잡았다. 구속 역시 전광판에 145km 이상이 찍혔다.

봉중근은 10일 자신의 몸상태에 대해 “80% 정도다. 아직 라이너성 타구를 잡는 것은 힘들다. 하지만 번트성 타구나 땅볼 타구 처리에는 문제없다”고 글러브를 끼는 오른손이 100% 완치되지는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이날 구속을 돌아보면 왼손과 투구 메커니즘에는 전혀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봉중근은 사고 아닌 사고를 초래했던 6월 22일 잠실 롯데전에서 올 시즌 최상의 컨디션을 자랑했었다. 당시 경기 전 봉중근은 “오랫동안 등판하지 않아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컨디션은 최고다. 작년 수술 후 몸이 가장 좋다. 3일 연속이라도 등판해 팀이 승리하도록 돕고 싶다”고 밝혔었다. 실제로 봉중근은 이 때 직구 구속이 148km까지 경기장 전광판에 찍혔다.
하지만 좋은 컨디션을 만큼이나 봉중근 자신이 방심해 나쁜 결과로 이어졌다. 아웃 카운트 2개를 잡아놓고 손아섭에게 던진 슬로우 커브가 좌전안타가 됐고 강민호에겐 실투성 한가운데 직구를 집어넣었다가 동점 투런포를 맞았다. 한 해설위원은 당시 봉중근이 손아섭을 상대로 초구 커브를 던진 것에 대해 “쓸데없는 모습을 보였다. 직구 구속이 충분히 좋았는데 괜히 커브로 카운트 잡으려고 폼 잡으려다 당했다”고 쓴소리를 냈다.
커브는 가장 느린 구종이다. 그만큼 한 타자를 상대로 2개 이상 구사하지 않는다. 가끔씩 상대 타자의 예측에 어긋나게 던져서 볼카운트 싸움을 유리하게 가져갈 수는 있지만 절제절명의 위기에서 헛스윙을 유도하는 용도는 아니다. 봉중근은 12일 대구 삼성전에선 단 하나의 커브도 구사하지 않았다.
어쨌든 다행인 것은 봉중근이 좋은 컨디션에서 복귀했다는 점이다. 올 시즌 재활과 예상치 못했던 마무리 투수 전환을 모두 해냈던 봉중근은 이제부터 다시 팀의 승리를 지키려 하며 덕아웃 분위기를 살리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할 것이다.
봉중근은 복귀를 앞두고 “팀 분위기가 나로 인해 다시 좋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봉중근은 우천으로 연기된 11일 경기 전 다음날 삼성 좌투수 차우찬을 상대할 타자들을 위해 배팅볼 투수를 자처했었다. 베팅볼 투수로 나선 이유에 대해 “일단 전날 경기에 등판하지 않았고 (오)승환이도 이런 식으로 타자들에게 직접 던지면서 몸을 푼다고 하더라”고 웃으며 말했지만 공 하나 하나를 타자들에게 정성을 다해 던졌다. 그만큼 봉중근은 자신의 이탈과 이탈 후 급추락한 팀 성적과 관련해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가득해있다.
LG는 12일까지 시즌 두 번째 6연패, 최근 14경기 성적 2승 12패로 날개 없이 추락 중이다. 그러나 반전 여지는 있다. 봉종근이 세이브를 올리는 순간, LG가 지금의 악몽에서 깨어나 반등의 시작을 알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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