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프로야구 전반기는 1위팀의 팀 승률 6할이 안되는 접전 양상으로 이어진 게 특징입니다. 최하위 한화만 제외하면 7개팀이 물고물리는 치열한 경쟁을 펼쳐 이중 삼성, SK, 롯데, 두산, 넥센 등 5개팀은 한번씩 선두에 나서기도 하면서 엎치락뒤치락 거렸습니다.
또 다른 특이한 사안은 삼성과 넥센, LG, 한화는 서로 같은 모양새를 갖추고 출발했다가 반환점을 돈 7월 하순 순위가 커다란 차이를 보이고 있는 점입니다.
삼성과 넥센, 한화 세 팀은 올해 해외파와 거물을 맞아들인 점이 같은데 모두가 올 시즌 큰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삼성은 ‘국민타자’ 이승엽(36)이 일본생활 8년만에 다시 나타났습니다.

넥센은 언제 돌아올 지 몰랐던 김병현(33)이 국내 무대에 처음으로 나서게 됐고 LG로 보냈던 이택근을 4년간 50억원이라는 파격적 금액으로 다시 데려와 구단 이미지가 업그레이드 됐습니다.
한화는 메이저리그 124승의 거목 박찬호(39)와 일본에 갔던 거포 김태균(30)을 맞아들여 화려한 단장을 했습니다.
국내 팬들이 보고 싶어하던 거물들의 복귀와 영입은 프로야구 전체에도 도움을 줘 야구 인기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선수들의 연봉 상승에도 기여했습니다.
이들 중 이승엽은 자신과 팀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요미우리 시절 3년간 숨죽였던 타격감이 살아나 개인 성적은 예전 삼성 시절과 같은 수준으로 전반기를 마친 7월 19일 현재 최다안타 2위(95개), 타율 7위(3할1푼8리), 홈런 5위(16개))를 기록했습니다.
더군다나 작년 챔피언 삼성이 예측을 벗어나 두달 이상 하위권에서 헤매다가 6월 30일부터 선두로 나섰는데 마음고생이 심했던 류중일 감독은 1위 상승의 원동력을 이승엽을 지목할 정도입니다. 류 감독은 "승엽이가 많은 도움을 줬어. 승엽이 영입 효과를 톡톡히 봤다.”고 말합니다.
메이저리그에서 12년간 뛰면서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낀 김병현은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1년간 뛰었으나 제대로 던지지를 못해 준비 부족으로 5월 8일부터 등판하기 시작했습니다.
등판 후에도 볼넷과 몸에 맞는 공을 자주 던지는 불안한 피칭으로 8경기에 2승3패 평균자책점 5.38를 기록하고 일주일 전 다시 2군으로 내려갔지만 동료들과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택근은 타격은 21위(2할7푼2리)에 그쳤지만 37타점, 75안타로, 13도루로 득점 기회를 잘 살려주면서 중견수 수비와 주루에서도 발군의 활약을 해 내고 있습니다.
우리나이 마흔의 박찬호는 팀의 연패를 끊어주는 버팀목 역할을 하며 16경기에 등판해 4승5패 지책점 3.77을 기록했고 김태균은 4할 이상의 놀라운 타율을 두달간 기록하다가 6월은 3할대로 내려왔으나 최근 다시 4할을 오르내리는 고타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박찬호나 이승엽, 김병현 등은 특히 팀의 후배와 동료들에게 모범이 되고 팀 분위기를 살리는데 앞장서고 있어 흐뭇합니다.
이렇게 해외파와 거물의 영입으로 같은 선상에서 출발한 세 팀 가운데 삼성과 넥센은 효과를 봐 삼성은 일반적인 예상대로 지난 해 한국시리즈 우승팀의 면모를 보이고 있으며 넥센은 작년 최하위에서 벗어나 팀 사상 처음으로 선두에도 오르고 팀 최다연승 기록(8연승)도 세웠습니다.
반면에 한화는 지난 해 공동 6위에서 최하위로 떨어져 헤어나지 못해 아쉽습니다.
한편 LG는 넥센과 함께 당초 올 초 예상은 최하위 그룹에 끼었습니다. LG는 FA(자유계약선수)로 이택근, 조인성, 송신영 3명이 떠나고 선발 멤버 박현준과 김성현이 사상 초유의 경기조작 사건으로 영구제명 되면서 올해도 ‘가을 야구’ 참여는 물론 가장 약한 팀으로 평가된 것입니다.
넥센은 이택근과 김병현이 합류해도 전력이 워낙 약할 것으로 점쳐졌습니다.

하지만 넥센은 둘의 합류로 팀 이미지가 상승되면서 실제 경기에서는 LPG 타선으로 불리는 3, 4, 5번 타자 이택근-박병호-강정호가 최강의 파워를 과시한 게 팀의 가장 큰 도움이 됐습니다.
특히 강정호는 파워와 임팩트 능력이 급격히 좋아지면서 홈런타자와 찬스에 강한 강타자로 떠오르고 지난 해 중반 LG에서 넥센으로 옮긴 박병호는 팀의 4번타자로 무섭게 성장해 상대 투수들이 경계하는 클러치 히터로 자리잡았습니다.
더불어 넥센은 부상선수의 대체 2루수로 나선 신고선수 서건창이 깜짝 놀랄 정도의 타격 솜씨를 자랑하고 빠른 발을 보여주며 혜성같이 등장했습니다.
넥센은 장기영, 정수성, 서건창이 도루 10걸 안에 들면서 8개 구단 중 팀도루 1위로 득점 기회를 늘리고 상대 마운드와 수비진을 흔들어 놓으며 다이아몬드를 휘저으며 LG와 승차를 멀찌감치 벌려젓고 있습니다.
LG도 약한 전력 평가에도 불구하고 베테랑들의 솔선수범으로 팀 분위기가 살아나 선수들의 힘이 됐고 신임 김기태 감독이 과감히 기용한 신진 투수들의 선방으로 한때는 2위까지 오르며 10년만의 ‘가을 야구’ 참여가 눈에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선수들의 슬럼프와 기복이 자주 나타나 6월 26일부터 내려가기 시작해 팀 승률 5할에서 승패차 -8로 7위로 내려앉았습니다.
LG는 듣기 싫은 속어 DTD(Down Team is Down=내려갈 팀은 내려간다)라는 말을 다시 듣게 됐으나 3위 넥센과 6경기차, 4위 두산과 5.5경기차로 후반기 남은 경기 55경기를 감안하면 수치상으로는 추격이 가능합니다.
LG는 팀 실책이 63개로 가장 많은데 수비 에러를 줄이는 게 성적 향상의 지름길이고 득점권 타율도 가장 좋지 않아 찬스시 집중력있는 타격감을 찾아야 합니다.
또 넥센처럼 기대 않던 선수의 타격과 힘이 넘치는 투구가 나왔으면 좋겠고 불펜진이 처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한화의 문제점은 마운드의 부실이어서 해결책이 난망합니다. 팀 평균자책점이 4.94로 8개 구단 중 최하위여서 투수진의 정비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초반에 팀 타율 1~2위를 기록하던 타선마저 침체해 팀 타율이 가장 부진한데 타자들의 페이스 회복이 요구됩니다.
OSEN 편집인 chuni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