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 가기 위해 베이징 때 부상을 당한 것 같다. 오랜 시간 기다렸다. 4년을 더 기다린 만큼 남다른 각오로 경기에 임할 것이다".
제 2의 우생순 신화를 꿈꾸는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이 결전지인 런던으로 향했다. 강재원 감독이 이끄는 여자 핸드볼 대표팀은 2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장도에 올랐다.
여자 핸드볼은 그간 한국이 올림픽 구기 종목에서 올리지 못했던 눈부신 성과를 이뤄냈다. 지난 1984년 LA 올림픽서 은메달을 따낸 것을 기점으로 총 2개의 금메달과 3개의 은메달, 1개의 동메달을 획득했다.

대표팀 주장 우선희(34, 삼척시청)는 이날 출국 전 인터뷰서 "힘든 훈련을 모두 이겨냈다. 런던에서 적응 훈련을 잘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며 "선수들도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했다"고 결전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여자 대표팀은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후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성공적이었다. 지난해 10월 런던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전승으로 1위에 올랐다. 이에 대해 우선희는 "주축은 후배들이다. 경험이 부족하지만 좋은 기술을 갖고 있어 선배들이 부족한 면을 채워 준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고 신구 조화가 이뤄진 대표팀에 강한 신뢰감을 나타냈다.
2004 아테네 올림픽서 '우생순' 신화의 주인공이었던 우선희는 문경하(32, 경남개발공사) 최임정(31, 대구광역시청) 김차연(31, 오므론)과 함께 또 한 번의 영광을 재현하려 한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출전을 두 달 앞두고 부상으로 낙마, 쓰라린 아픔을 맛봤던 우선희는 다시 올림픽 무대에 서는 데 8년이라는 시간을 기다렸다.
"베이징 올림픽에 나가지 못해 은퇴를 생각했다"고 당시 아픔을 떠올린 우선희는 "하지만 런던에 가기 위해 4년 전 부상을 당한 것 같다. 오랜 시간 기다렸다. 4년을 더 기다린 만큼 남다른 각오로 경기에 임할 것이다"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하지만 한 조에 속한 팀들의 면면이 만만치 않다. 세계랭킹 8위인 한국은 노르웨이(5위), 덴마크(6위), 프랑스(11위), 스페인(16위), 스웨덴(19위)과 함께 B조에 편성됐다.
우선희는 "강호들과 한 조에 편성되긴 했지만 실력 차가 거의 나지 않는다. 1~2골 싸움이다"며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는 준비가 미흡해 9위에 머물렀지만 지금은 철저히 준비가 된 만큼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다"고 자신했다.
대회 기간 중 서울 올림픽공원 내 SK 핸드볼 경기장에서 대대적인 응원전도 펼쳐진다. 달라진 핸드볼의 위상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우선희는 "핸드볼에 대한 관심이 해가 갈수록 높아져 기분이 좋다. 국민들이 많은 성원을 해주시는 덕분에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 같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여자 대표팀은 오는 28일(한국시간) 저녁 7시 15분 스페인과 B조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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