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이 밝힌 진갑용의 항명 사건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2.07.25 19: 00

한여름 무더위 속에서 안방을 지킨다는 건 힘겨운 일. 무거운 보호장비를 한 채 쪼그려 앉아 경기를 치러야 하기 때문. 진갑용(삼성 포수)은 "망사로 된 갑옷(포수 가슴보호대) 어디 없나"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25일 대구 SK전을 앞두고 진갑용의 항명 사건(?)을 깜짝 공개했다. 사연은 이렇다. 2003년 8월 19일 대구 SK전 DH 1차전에 포수로 선발 출장했던 진갑용은 2차전에도 선발 마스크를 썼다. 무더위에 지친 진갑용은 6회 덕아웃으로 들어와 포수 장비를 벗어 던졌다. 공수 교대도 선수 교체도 아니었다.
당시 삼성 사령탑이었던 김응룡 전 삼성 사장은 "누가 교체하라고 했냐"고 대노했다는 게 류 감독의 귀띔. "포수라는 게 참 힘들어. 무더위에도 땀을 뻘뻘 흘리며 고생해야 하잖아. 그래도 갑용이는 돈 많이 받잖아". 진갑용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삼성과 2년간 총액 12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진갑용에게 당시 상황을 묻자 "1차전서 끝내기 홈런을 터트린 뒤 기분좋게 샤워하고 쉬려고 하는데 선발 명단이 바뀌어 내가 또 나가게 됐다"며 "게다가 경기 초반부터 10점씩 주고 받는 난타전이었다. 벤치를 쳐다봤는데 고개를 돌리더라.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그냥 들어와 버렸다. 그땐 정말 보이는 게 없었다"고 회상했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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