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잡을 데 없는 선발 데뷔전이었다.
한화 외국인 투수 데니 바티스타(32)가 한국 무대 선발 데뷔전에서 인상적인 피칭을 펼쳤다. 바티스타는 27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KIA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5⅔이닝 2피안타 1볼넷 1사구 8탈삼진 1실점으로 흠잡을 데 없는 피칭을 펼쳤다. 승리는 얻지 못했지만 한화의 4-1 역전승 발판을 마련하며 새로운 터닝 포인트를 만들었다.
▲ 스트라이크 비율 69.8%

바티스타의 약점은 익히 알려진대로 컨트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3회 선두타자 김상현에게 몸에 맞는 볼을 주고, 6회 선두타자 이용규에게 볼넷을 허용한 것이 전부였다. 5⅔이닝 동안 사사구 2개로 안정된 컨트롤을 자랑했다. 총 투구수도 86개에 불과했다. 스트라이크 60개와 볼 26개로 스트라이크 비율이 69.8%에 달했다.
21타자 중 13타자를 상대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1·2구 연속 볼도 2차례밖에 없었다.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리지 않고 공격적으로 던진게 통했다. 공격적인 피칭으로 투구수를 최소화했다. 올해 이닝당 투구수가 19.8개에 달했는데 선발등판한 이날 경기에서는 15.2개로 적절했다. 직구(27/12)·커터(20/8)·커브(13/6) 모두 스트라이크가 볼보다 2배 이상 많았다.
▲ 최고 155km 직구, 최저 126km 커브
바티스타의 강점은 빠른 공이다. 불펜이 아니라 선발이었지만 그의 공은 여전히 빨랐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5km. 최저 구속이 147km였으니 얼마나 빠른지 실감할 수 있다. 여기에 최고 147km와 최저 139km 컷패스트볼(커터)를 섞어 던지며 타자들의 배트 끝을 겨냥했다. 빠르게 살짝 휘는 커터에 KIA 타자들이 제대로 맞추지 못했다. 직구 39개, 커터 28개를 던졌다.
가장 돋보인 건 커브였다. 최고 133km, 최저 126km 커브가 효과적으로 구사했다. 낙차 크게 떨어지는 커브에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다. 삼진 8개 중 커브를 결정구로 삼은 게 2개. 결정구 외에도 카운트를 잡는 공으로 커브를 잘 활용했다. 직구와 커터 모두 빠른 바티스타이기에 느리지만 각도 큰 커브가 타이밍을 뺏는데 제격이었다. 커브도 19개로 꽤 많이 던졌다.
▲ 탁월한 위기관리능력까지
'마무리' 바티스타는 위기에 더 불안했다. 주자없을 때 피안타율이 2할3푼1리에 불과했지만 주자가 있을 때에는 3할3푼8리로 치솟았다. 득점권에서는 무려 3할5푼7리. 경기 종반 승부처에서 공하나에 희비가 갈리는 마무리 역할에 부담을 느끼는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선발' 바티스타는 위기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바티스타는 2회 선두타자 김상현을 몸에 맞히며 1사 2루 득점권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조영훈을 2루 땅볼, 김선빈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다. 3회 1사 2루에서 안치홍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았지만 5회 무사 2루 위기에서 안치홍을 루킹 삼진, 최희섭을 2루 땅볼로 솎아냈다. 주자가 있을 때 6타수 1안타로 잘 막았다. 선발투수로서 위기를 차분하게 잘 극복하는 과정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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