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정의윤, 스프레이 히터로 폭발하는 잠재력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2.08.18 10: 29

"시즌 중 이렇게 훈련을 많이 했던 적이 있었나 싶다.“
경기 전 LG의 외야수 정의윤(26)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린다. 기본적인 배팅연습 뿐이 아닌. 김무관 타격코치의 집중지도 아래 다양한 자세에서 배트를 돌리며 타격 밸런스를 유지하는 데 온 힘을 쏟는다. 아직 경기는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이미 유니폼은 땀으로 가득하다. 매일 이런 훈련을 하는 게 힘들지 않냐고 물어보면 “힘들지만 그만큼 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고 웃으며 락커룸을 향한다.
정의윤이 마침내 ‘유망주’ 꼬리표를 떼어내고 있다. 올 시즌 정의윤은 17일 경기까지 타율 3할6리 OPS(장타율+출루율) .818을 기록하며 개인통산 최고 타율과 OPS를 경신하는 중이다. 지난해 10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로 시즌 전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제외, 5월부터 1군 무대를 밟았지만 꾸준한 연습으로 이를 만회했다.

김 코치는 늦게 합류한 정의윤에게 홈런을 노리는 거포보다는 잠실구장에 맞는 중장거리형 타자가 될 것을 주문한 것과 동시에 다양한 방향으로 타구를 보내라고 강조했다. 지난 시즌 무홈런 스트레스에 시달렸지만 올해부터는 홈런을 의식해 타격 밸런스가 무너지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조치였다. 김 코치의 주문에 따라 정의윤은 큰 스윙을 지양하고 스윙 시 상체를 고정시키며 상대 투수들의 구종과 로케이션에 맞는 스윙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주목할 부문은 지난 시즌 늦은 스윙스피드로 우측으로 치우쳤던 타구 방향이 올 시즌에는 전방향에 고르게 분포되어 있다는 것이다. 잡아당겨 만드는 좌측안타가 33%로 가장 많고 그라운드 중앙을 가르는 안타가 27%, 우측을 향하는 안타도 20%에 이른다. 특히 노리지 않았던 투수의 공도 유연하게 대처하고 상황에 맞게 타격에 임하는 능력이 많이 향상됐다.
지난 17일 대전 한화전에서 정의윤은 리그 최고의 좌투수 류현진을 상대로 중전안타와 우전안타를 때렸고 9회초에도 우전안타를 날려 올 시즌 3번째 3안타 경기, 10번째 멀티히트 경기를 장식했다. 16일 잠실 KIA전에서도 중전안타와 우중간을 가르는 안타로 멀티히트와 결승타를 때려낸 것 외에도 2회초 차일목의 큰 타구를 펜스를 두려워하지 않는 점프 캐치로 잡아내 공수에서 활약했다.
물론 정점을 찍었다고 보기엔 이르다. 17일까지 불과 165타석에 들어섰는데 이는 규정타석인 303타석에 한참 못 미친다. 재활로 4월 한 달을 날린 게 크게 작용했지만 어쨌든 지금 올리고 있는 기록이 인정받기 위해선 더 많은 경기를 치러야한다. 수비에서도 외야 송구는 보완이 필요하다.
김기태 감독은 정의윤에 대해 “팀에 필요한 선수가 될 수 있다. 아직 발전할 부분이 많이 남았지만 꾸준히 좋아지고 있고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다”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는다. 최근 몇 년 동안 김상현과 박병호가 이적 후 맹타를 휘두르면서 LG는 좀처럼 오른손 강타자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이대로 꾸준히 발전한다면 정의윤이 우타가뭄을 해결할 적임자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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