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적 투수에게 처음으로 아픔을 안겼다. 선두 순항을 위한 중요한 경기였기 때문에 더욱 값진 승리였다. 디펜딩 챔프 삼성 라이온즈가 2시즌 동안 5패만을 안겼던 천적 두산 베어스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를 무너뜨리고 잠실구장 4연승 및 4경기 반 차 선두를 달렸다.
삼성은 18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12 팔도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 두산전서 6⅓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선발 미치 탈보트와 배영섭의 선두타자 선제 결승 솔로포 등을 앞세워 3-1로 승리했다. 선두 삼성의 시즌 전적은 57승 2무 41패(18일 현재)로 최근 2연승에 지난 7월 3일 LG전 이후 잠실구장 4연승 중이다.
반면 두산은 결정적인 순간 빈타에 허덕이며 3연패로 주저앉았다. 2위 두산은 시즌 전적 53승 1무 46패로 삼성과의 격차는 4경기 반까지 멀어졌고 같은 시각 KIA를 꺾고 4연승을 달린 3위 SK에 격차 없이 쫓기는 신세가 되었다.

1회초 삼성은 배영섭의 선두타자 홈런으로 손쉽게 선취점에 성공했다. 상대 선발 니퍼트의 직구(146km)가 완전히 한복판으로 들어왔고 배영섭은 가장 바람직한 타격폼으로 제대로 당겨치며 좌월 솔로포로 연결했다. 이후 두산 타선의 빈타 덕택에 이것이 이 날 경기 결승포로 이어졌다.

뒤를 이은 박한이까지 볼넷으로 출루하며 니퍼트를 흔든 순간. 이승엽의 3루수 파울 플라이 이후 박석민이 볼넷 출루했으나 최형우의 타구가 2루수 최주환 앞으로 흐르는 병살타로 이어지며 추가점 획득에는 실패한 삼성이다. 1회말 두산은 기다리는 전략으로 탈보트의 힘을 빼고자 했으나 볼넷 출루한 오재원이 김현수 타석에서 어이없이 견제사당하며 흐름이 끊어졌다.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삼성은 2회초 진갑용의 우전 안타와 조동찬의 중전 안타에 이은 배영섭의 볼넷으로 2사 만루 추가점 기회를 잡았다. 뒤를 이은 박한이가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며 삼성은 2-0으로 달아난 동시에 이승엽 앞에 좋은 만루 밥상을 차렸다. 그러나 이승엽의 타구가 유격수 뜬공이 되며 잔루 만루가 되고 말았다.
4회초에도 삼성은 신명철의 볼넷에 이은 조동찬의 빗맞은 중전 안타와 2루 도루로 무사 2,3루 찬스를 잡았다. 김상수의 타구는 적절한 좌익수 플라이로 이어졌고 신명철이 여유있게 홈을 밟았다. 사실상 승패가 결정된 순간이다.
탈보트의 공에 완전히 말려들던 두산은 5회말 양의지의 볼넷과 김재호의 우전 안타 등으로 2사 1,2루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임재철이 헛스윙 삼진에 그치며 무득점 릴레이를 이어갔다. 7회에도 두산은 대타 오재일의 우익수 방면 안타와 양의지의 좌익수 방면 2루타로 1사 2,3루를 만들었으나 최주환의 3루 땅볼과 대주자 허경민의 1루 견제사로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8회말 오재원이 중견수 방면 1타점 2루타로 만회점을 올렸으나 시점이 너무 늦었다.
결국 삼성은 끝까지 리드를 놓치지 않으며 값진 승리를 따냈다. 삼성 선발 탈보트는 6⅓이닝 동안 3피안타(탈삼진 3개, 사사구 2개)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12승(2패)째를 따냈다. 지난 5월 9일 사직 롯데전서부터 원정경기 5연승을 달리고 있는 탈보트다. 올 시즌 극심한 2년차 징크스에 시달리던 지난 시즌 신인왕 배영섭은 선제 결승 1회초 선두타자 솔로포 포함 2안타 1타점으로 승리에 공헌했고 마무리 오승환은 시즌 28세이브를 올리며 세이브 선두 스콧 프록터(두산, 29세이브)에게 단 한 개차로 다가섰다.
반면 두산 선발 니퍼트는 6이닝 6피안타(사사구 7개) 3실점으로 시즌 8패(11승)째를 당했다. 제구도 불안한 편이었던 데다 빗맞은 안타 4개가 추가 실점의 발단이 되었고 타선은 극심한 침체에 허덕였다. 두산은 8회 오재원의 1타점 2루타가 터지기 전까지 연이틀 간 16이닝 연속 무득점으로 빈공에 신음하며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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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