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수, 美진출 도전 5년.. 제 3라운드 열리나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2.08.28 15: 22

가수 싸이가 미국 진출 새 역사를 쓸 것인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2007년 비, 보아와 세븐으로 시작된 미국 진출 붐이 원더걸스, 소녀시대, 2NE1 등 걸그룹을 거쳐 새로운 모델이 제시될 수도 있을 것으로 풀이된다.
싸이는 최근 미국에 가서 팝스타 저스틴 비버 측과 만나고 돌아온 데 이어 9월 초 또 한번 미국으로 건너가 진출 일정을 조율할 계획. 당초 미국에 다녀와서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 밝힐 것으로 전망됐으나 싸이 측은 9월 초 이후로 입장 표명을 미룬 상태. 예상보다 큰, 구체적인 계약이 논의 중인 것으로 보인다.

싸이의 이번 미국 진출은 국내 가수들의 미국 진출에 있어서 제 3라운드에 해당된다. 보아와 세븐, 원더걸스 등이 시도했던 미국 데뷔가 1라운드였다면 현지 기획사로부터 상품성을 높이 평가받는 K-POP을 기반으로 했던 소녀시대가 제 2라운드로 풀이될 수 있다. 싸이는 현지 체류나 재가공을 거치지 않고 미국 일반 대중에 '직수출'을 했다는 점에서 3라운드로 평가받는다.
# 제1라운드 : 직접 몸으로 부딪히다
국내 가수들에게 미국 진출이 화두가 됐던 건 2007~2008년이었다. '월드스타' 비가 세계적인 인지도를 쌓은 후 할리우드 영화에 캐스팅 됐고, 보아와 세븐이 연이어 미국 가요 시장에 진출했다. 현지 유명인들이 대거 참여했다.
2008년 10월 보아는 미국으로 건너가 데뷔곡 '잇 유 업(Eat You Up)'을 발표했다. 이어 2009년 2월 1집 '아이 디드 잇 포 러브(I did it for love)'를 내놓았다. 이 곡은 비욘세, 브리트니 스피어스, 크리스 브라운 등과 함께 작업해온 유명 프로듀서 션 가렛이 직접 작곡, 작사하고 피처링도 했다. 뮤직비디오의 메가폰은 브리트니 스피어스, 푸시캣돌즈 등의 뮤직비디오를 만든 바있는 조셉 칸이 직접 잡았다.
세븐은 미국에서 데뷔한 최초의 남자 가수다. 그는 2007년부터 미국에 머무르며 진출을 준비해 2009년 3월 데뷔곡 '걸스(Girls)'를 발매했다. 비욘세의 '데자부(Deja vu)', 데스티니스 차일드의 '루즈 마이 브레스(Lose My Breath)' '세이 마이 네임(Say my name)' 등에 참여한 유명 프로듀서 다크 차일드(Rodney 'Darkchild' Jerkins)가 프로듀싱한 곡이며, 유명 여성 랩퍼 릴 킴(Lil Kim)이 피쳐링했다. 
원더걸스는 미국 빌보드 HOT 100에 이름을 올린 최초의 한국 가수다. 현지화 전략을 택한 보아, 세븐과 달리 2009년 '노바디'를 그대로 갖고 나간 원더걸스는 장기간 미국에 머무르며 현지 팬들을 직접 만나 천천히 인지도를 쌓아올렸다. 이들은 당시 미국 최고 인기밴드인 조나스 브라더스를 제작한 조나스그룹과 공동 매니지먼트 계약을 맺고 미국진출의 구체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 제2라운드 : K-POP 붐타고 직진
SNS와 유튜브의 발달은 한국가수들에게 예상치 못한 길을 열어줬다. 미국 내에도 K-POP 팬덤이 충분히 형성됨에 따라 미국 메인스트림에서 먼저 한국 가수를 원하게 된 것. 특히 걸그룹의 반응이 뜨거웠다.
소녀시대는 지난 2월 CBS 간판 토크쇼 '데이비드 레터맨쇼'와 ABC 아침 토크쇼 '라이브 위드 켈리'에 출연했다. NBC의 유명 연예정보 프로그램인 'Extra TV'와도 인터뷰를 가졌다. 지상파 3사를 모두 출연한 것. 국내 가수가 현지 인기 프로그램에 주요 게스트로 얼굴을 비춘 건 최초였다. 유명 프로듀서 테디 라일리의 곡 '더 보이즈'를 발매한 소녀시대는 밑에서부터가 아닌, 곧바로 지상파에 입성했고, 이를 두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들의 전 세계적 팬들이 늘어남에 따라 나타난, 전혀 새로운 차원의 미국 주류 시장에의 노출을 의미한다"고 풀이했다.
2NE1은 국내 걸그룹으로는 최초로 미국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 2NE1은 지난 17일 미국 뉴저지주 뉴어크에 위치한 프루덴셜 센터에서 공연을 갖고 현지팬 7000여명을 만났다. 프루덴셜 센터는 세계적인 팝스타 레이디 가가와 본조비, 이글스, 스팅 등의 콘서트가 열려 초특급 일류 스타들의 공연장으로 명성이 높은 곳이기도 하다. 지난해 MTV IGGY '베스트 신예 밴드' 우승자로 처음 미국에서 공연을 했던 2NE1은 1년도 채 안돼 자신들의 이름을 내건 단독공연을 성황리에 마무리 지었다.
# 제3라운드 : 대중이 원하는 '강제진출'
소녀시대가 전세계적으로 자리잡기 시작한 K-POP 붐을 타고 미국 주류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주목받았다면, 싸이는 미국 대중이 먼저 알아본 케이스다. 웃기고 신나는 뮤직비디오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는 'K-POP은 몰라도 싸이는 안다'는 네티즌들을 대거 양산했다. 9월 1일자 빌보드지 소셜50(Social 50) 차트에서 '강남스타일'이 9위에 랭크 됐다.
현지 톱스타들도 빨리 움직였다. 티페인이 자신의 트위터에 뮤직비디오를 소개했고, 공동작업을 제안했다. 저스틴 비버의 매니지먼트팀도 뮤직비디오에 관심을 보이며 싸이에 만남을 요청했다. 케이티 페리 등 현지 톱가수들이 트위터에 '강남스타일' 링크를 걸었고, CNN 등이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 열풍을 소개했다.
싸이가 확연히 다르다는 건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LA 다저스 스타디움에서 확인됐다. '강남스타일'이 영상에 소개되자, 현지 관중들이 크게 환호하고 '말춤'을 따라췄다. 이 곡이 온라인과 엔터 업계를 넘어서서 이미 대중에 널리 퍼졌다는 의미.
아직 어떤 방식으로 계약을 맺고 '강남스타일' 열풍을 이어갈 지는 극비리에 부쳐지고 있는 상태. 싸이가 영어 구사도 가능해 다양한 활동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튜브에서는 '강남스타일' 뿐만 아니라 '챔피언' 등 싸이의 이전 히트곡들까지 화제에 오르며 '싸이 브랜드' 자체의 힘도 커지고 있다.
싸이 측 관계자는 "미국 관련 일들은 잘 진행되고 있다. 9월 초에 다시 한번 미국에 다녀온 후 구체적인 공식 발표가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ri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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