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 남자, ‘완전 대세’다. 수많은 여성 시청자들이 경상도 남자의 매력을 이제야 알았다며 두팔 벌려 환영하고 있고, 이 남자 앞으로는 각종 광고 계약에 영화, 드라마 시놉시스가 넘쳐난다.
서인국 얘기다. 올초 KBS '사랑비‘에서 코믹 연기의 잠재력을 보여주며 눈길을 모은 그는 tvN '응답하라 1997’로 그야말로 잭팟을 터뜨렸다. 극중에서 선보인 ‘만나지마까’ 3단 고백은 여성 시청자들을 거세게 흔들어, 경상도 사투리로도 얼마나 로맨틱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최초의 사례가 됐다.
극중 까칠하면서도 순애보인 윤윤제의 캐릭터는 살짝 차가운 얼굴과 장난끼 많은 모습이 흥미롭게 교차되는 실제 서인국과 정확하게 맞아떨어지면서 만인의 이상형에 등극했다. 최근 만난 서인국은 한술 더 떠 “실제 자기 모습과 비슷하다”고 하니, 이 남자, 꽤 매력적이다.

“제가 좋아하는 여자가 아니면 아무 관심이 없는 거, 그게 좀 비슷해요. 다만 윤제는 그런 속사정이 다 보여지니까 매력적이라고 말하는데요. 저는 그냥 잘 모르는 여자분이 보면 ‘싸가지 없다’고 하겠죠.(웃음) 지금 많이 바뀌긴 했는데, 그래도 연애에 있어서는 상당히 보수적인 편이에요. 일을 시작한 후로는 일이 너무 재미있어서, 연애 안한지 4년 됐어요.”
학교 다닐 때 별 인기가 없었다는 그는 짝사랑 경험도 세 번이나 된다. 물론 윤제처럼 한 여자를 5년이나 못잊고 사는 건 어렵겠지만, 짝사랑을 할 땐 상대한테 완전히 ‘올인’하는 스타일이다.
“세 번 다 차였어요.(웃음) 인기가 별로 없었거든요. 그 중 한분은 저보다 연상이었는데 웃는 모습이 너무 예뻤어요. 누구한테서 소개를 받았는데, 미소가 너무 예뻐서 ‘헉’했죠. 그 미소가 제 눈 안에 꽉 차서 한눈에 반했었어요. 제가 외모보다는 첫 느낌을 중시하거든요.”
자신의 경험은 윤제를 연기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장면 하나, 하나 자신의 예전 기억을 모두 떠올려 기억해냈다.
“시원이 앞에서 망신당하는 장면 같은 것도 예전 생각 많이 했죠. 저도 여자 앞에서 부끄러웠던 적 있으니까요.(웃음) 제 연기는 60% 정도밖에 만족 못하지만, ‘만나지마까’ 장면은 좋아요. 윤제의 마음을 이해했고, 정말 자신있었거든요. 내 마음을 숨겨야되는데, 이렇게 티를 내고 있잖아 이 바보야, 라는 느낌이잖아요.”
이 장면은 ‘응답하라 1997’의 티저 영상으로 쓰였고, 즉각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제작진이 주연을 제의했지만 행여 드라마에 민폐를 끼칠까 손사래를 쳤던 그는 이 반응으로, 완전히 자신감을 얻었다.
“처음엔 윤제 역할이 들어왔을 때 전 못한다고 했어요. 전 아직 좋은 배우도 아니었고, 인지도가 높은 것도 아니어서, 정말 걱정됐거든요. 차라리 방성제 역할이 탐났어요.(웃음) 그런데 제작진께서 절 많이 믿어주셨어요.”

덕분에 그는 로맨틱한 사투리 연기 제1호가 됐다. 기존에는 영화 ‘친구’ 속 험한 사투리와 코미디 영화 속 웃긴 사투리만 있었다면, 드디어 사투리로 멜로 연기가 가능해진 것이다. 서인국도 세상에 다양한 사람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사실 이 드라마는 그가 은혜를 갚으러 갔다가, 오히려 도움을 받은 케이스. 그에게 KBS ‘남자의 자격’ 출연 기회를 줬던 신원호 PD가 새 드라마를 한다기에, 무조건 도와드려야 한다는 생각에 기존에 보던 시놉시스를 모두 제치고 달려갔는데, 오히려 자신이 가장 큰 수혜자가 됐다.
“정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1초만 나오는 거라도 할 생각으로 갔었는데 이렇게 됐네요.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의 연기 욕심은 꽤 장기적이고 크다. ‘핫’하게 떠오른 상태에서 그가 택한 건 의외로 주말극인 MBC ‘아들 녀석들’. 연기 선배들과 긴 호흡으로 극을 끌어가야 해 부담이 크다.
“저는 먼 훗날을 그려보는 걸 좋아해요. ‘사랑비’가 끝나고 성장했고, ‘응답하라1997’을 하면서 이렇게 성장했는데, 주말드라마를 끝내고 나면 스스로 얼마나 성장했을지 기대가 정말 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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