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리즈, “지금 구위면 ML서도 통한다” 자신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2.09.21 08: 55

“지금 구위면 메이저리그에서 통한다고 생각한다.”
마무리투수로 뛸 때 느꼈던 제구불안을 완전히 떨쳐냈다. LG의 레다메스 리즈(29)가 최근 호투와 더불어 부쩍 늘어난 자신감을 전했다.
올 시즌 리즈의 행보는 롤러코스터 그 자체다. 시범경기부터 많은 기대 속에서 마무리투수를 맡았지만 시즌 개막 후 볼넷을 남발하며 3주 만에 선발투수로 돌아왔고 지난해 11승 투수의 투구를 보이며 반등했다. 7월 한 달 동안 평균차책점 9.53으로 다시 무너지는 듯했지만 8월부터 등판한 8경기에서 53⅓이닝동안 탈삼진 66개 평균자책점 1.69로 후반기 최고 투수가 됐다. 직구 평균구속이 150km 중반대, 140km대의 예리하게 꺾이는 슬라이더와 헛스윙을 유도하는 체인지업, 타이밍을 빼앗는 커브를 안정적으로 구사하고 있다.

지난 18일 리즈와 상대하며 1-0 승리를 거둔 넥센 김성갑 감독대행은 “리즈의 공이 너무 좋았다. 5회까지 직구 평균구속이 156km였다. 변화구까지 예리하게 형성됐다. 사실 이런 공은 타자 입장에선 칠 수가 없다. 연속안타를 바랄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리즈의 구위에 혀를 내두른 바 있다. 
리즈 역시 자신의 투구에 만족하며 여유를 되찾았다. 비록 지독히 승운이 안 따르며 3승 12패, 최다패 투수가 됐지만 어느덧 평균자책점을 3점대까지 떨어뜨렸다. 선발 등판만 놓고 보면 평균자책점 3.52, 이닝 당 한 개에 가까운 탈삼진 비율이나 피안타율(.247) 등을 종합해서 봐도 지난 시즌보다 발전했다.
리즈는 “최근에는 로케이션이 마음먹은 대로 이뤄진다. 그러다보니 자신감도 붙었고 구속도 157~159km를 유지하며 던지고 있다. 예전에는 상대가 내 직구만 노리고 들어오는 것을 의식했지만 이제는 상대가 내 빠른 볼을 치기 힘들어 한다고 생각하고 던진다. 그리고 상대가 직구만 노린다면 변화구를 던지면 된다.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모두 마음대로 던질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퀵모션에 대해선 여전히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리즈는 최근 호투 속에서도 주자 출루시 유난히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투구시 팔 스윙 자체가 워낙 크기 때문에 퀵모션에도 투구 시간이 크게 단축되지 않고 있고 상대 주자들을 이를 노리고 적극적인 주루플레이에 임한다. 넥센을 상대한 지난 선발 등판에서도 2루에 있는 서건창을 의식하다가 송구 에러를 범하고 결승점을 내줬다. 완투패한 지난 5일 대구 삼성전 역시 뼈아픈 보크로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고 말았다.
리즈는 “분명히 퀵모션을 고쳐야한다. 1루 보다는 2루, 2루 보다는 3루에 주자가 있을 때 더 부담된다. 최대한 빠르게 투구폼을 가져가기 위해 고민하고 있는데 그래도 예전보다는 많이 빨라졌다. 빠른 폼으로 정확한 공을 던지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며 앞으로의 과제를 정했다.
장점과 단점이 공존하지만 사실상 리그에서 리즈의 재능을 따라올 투수는 없다. 이미 지난해 풀타임 선발투수로 두 자릿수 승을 올렸고 매년 여러 부분에서 발전했기 때문에 LG 구단 역시 내년 리즈와 재계약을 추진할 방침이다. 하지만 그만큼 메이저리그에서 리즈를 다시 주목할 가능성도 높다. 162km를 던지는 투수는 메이저리그에도 극소수다. 게다가 지금껏 리즈는 팔꿈치와 어깨에 한 번도 칼을 대지 않았다. 야구 자체를 늦게 시작했고 나이에 비해 소화한 통산 이닝수도 적다. 
리즈는 자신의 미래에 대해 “메이저리그에서 몇몇 팀들이 여전히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안다. 사실 샌디에이고에서 나갈 때도 구단이 나를 어떻게든 붙잡으려고 했다. 그러나 미래 일은 아무도 모른다. 나도 미국에서 뛸 때는 내가 LG로 올 줄 몰랐다. 재계약은 시즌이 끝난 후 두고 볼 일이다”며 “물론 다시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고픈 마음도 있다. 그리고 지금 이 구위면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 이 모습을 시즌 내내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나는 여전히 발전하고 있는 중이고 야구를 할 수 있는 날도 꽤 많이 남아있다. 좀 더 길게 앞을 바라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편 리즈는 2년 동안 변함없이 자신을 응원하고 있는 팬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리즈는 “메이저리그 진출을 바라보며 미국에서 마이너리그 생활을 할 때 가장 뛰고 싶었던 팀이 시카고 컵스였다. 정말 대단한 팬들이 컵스를 응원하더라. 컵스 같은 팀에서 주축 선수로 자리하면 어떤 기분일지 궁금했었다”면서 “우연치 않게 LG 역시 컵스와 비슷하다. 비록 역사는 컵스에 비해 짧지만 대단한 팬들이 우리를 응원한다. 야구 선수는 자신이 뛰는 팀이 최고의 팀이자 가장 좋아하는 팀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예전에는 컵스가 가장 좋았는데 지금은 내가 좋아하는 팀은 LG 트윈스”라고 LG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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