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감독이 거대 자본 영화들의 극장독점이 여전히 자행되고 있다고 비판하며 영화 ‘피에타’를 극장에서 내릴 뜻을 밝혔다.
김 감독은 24일 영화 ‘피에타’ 관객 50만 명 돌파에 대한 감사를 표하며 ‘피에타 관객분들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장문의 글을 통해 이 같은 뜻을 전해왔다.

김 감독은 “저의 한없이 부족한 영화 '피에타'가 이번 주말 관객 50만을 넘었습니다. 저에게는 50만이 아니라 500만이 넘은 영화와 다름없습니다”라며 “오락영화도 상업영화도 코미디영화도 아닌 ‘피에타’를 50만 관객이 참여했다는 사실은 저 개인의 가치보다 한국 영화문화가 선진국으로 나가는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합니다”라며 기쁨을 전했다.
이어 그는 ‘피에타’의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을 계기로 밝힌 메이저 영화의 극장 독점과 교차상영, 그리고 창작자가 우선이 되지 못하는 영화 제작 환경이 여전함을 꼬집었다.
김 감독은 “여전히 멀티플렉스의 극장을 한두 영화가 독점하고 있고 동시대를 사는 영화인들이 만든 작은 영화들이 상영기회를 얻지 못하고 평가도 받기 전에 사장되고 있습니다. 또 창작자의 영역이 좁아지고 투자자의 생각이 중심이 되어 감독들이 교체되고 있다”며 “최근 10년의 그 창의적인 영화적 도전과 성과들은 지금 거의 실종되고 투자자의 직원들이 주문하는 어디선가 본 듯한 영화들이 자존심 없이 관객숫자와 수익의 가치로만 평가되어 100년을 내다봐야 할 영화산업이 단기생명으로 절벽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이러한 상황에서 자신의 영화 ‘피에타’를 결국 상영 종료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극장 독점에 대한 문제제기를 한 당사자로서 9월6일 개봉한 '피에타'의 상영종료를 배급사와 논의하여 개봉 28일째 4주차를 마지막으로 10월3일 모든 극장에서 깨끗이 내릴 것입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 자리에 기회를 얻지 못하는 작은 영화에게 상영기회가 주어지기를 진심으로 희망합니다”라며 이 같은 선택이 결국 위하는 길이 무엇인지에 대해 덧붙였다.
한편, ‘피에타’는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을 기준으로 지난 23일까지 50만5750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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