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싸이가 3주간의 미국 일정을 통해 얻은 성과에 대해 알리는 자리를 가졌다. 그는 국내외로 몰린 수많은 취재진 사이에서 기쁨의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싸이는 지난 5일 미국으로 출국, 약 3주 간의 왕성한 스케줄을 소화하고 명실상부 월드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NBC, ABC, CNN 등 방송에 출연하며 곡 '강남스타일'을 알렸고 이 곡의 트레이드마크인 말춤은 세계인이 모두 출 수 있는 지구촌춤으로 등극했다.
싸이는 25일 오후 3시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라마다 호텔 2층 신의 정원에서 '싸이 강남스타일' 기자회견을 갖고 3주간의 미국 일정에서 얻은 성과에 대해 소개했다. 다음은 싸이의 일문 일답.

*미국에서의 활동 어땠는가
-새로운 싱글 혹은 싱글이 포함된 앨범 둘 중에 하나를 계획 중이다. 그 쪽 시장이 추수 감사절 때부터 크리스마스 때까지가 음반 시장이 많이 움직인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11월 말까지 음반을 만들어달라고 한다. 하지만 그러기가 쉽지 않다. 기존의 내 곡으로 만드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례적으로 유니버셜 쪽에서 한국어 음반을 원하고 있다. 내가 아는 한국말 랩이 그들이 듣기에 쫀득하니 맛있다고 하더라. 그래서 좋은 기회겠다고 생각한다. 세계시장에서의 좋은 기회기 때문에 놓치고 싶지 않고 지금 협의 중에 있다. 11월 중순이 될 것 같다. 싱글은 영어로 만들게 될 것 같다.
*강남스타일 세계적인 인기의 이유를 꼽자면
-나도 사실 잘 모르겠다. 의도한 바가 없었고 노림수도 없었고, 진짜 처음에는 유튜브에 외국 영상 독특한 것이 있으면 돌려보지 않나. 처음에는 그런 마음이었을 것이다. 나와 계약한 스쿠터 브라운도 친구가 추천해서 영상을 접했다고 한다. 모든 코드가 웃겨서 시작된 것이다. 음악을 하는 사람이고 가수인데 '웃겨서 성공했다'는 것이 조금 웃기지만(웃음). 전세계 어느 곳에서나 좋아하는 감정이 웃음이니까 통한 것 같다. 너무 심각하지 않아서 오히려 굉장히 신선하다는 말을 많이 하더라. 개인적으로 웃겨서 잘 된 것 같다.
*매디슨 스퀘어 가든 공연 성사되는 것인가.
-스쿠터 브라운이랑 어셔랑 함께 한인 클럽을 소개해주는 차원으로 갔다가 분위기가 고조되다 보니 스쿠터 브라운이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공연한다고 해라. 내가 책임지겠다'고 했다. 그래서 말했는데 이 친구가 다음날 기억을 못하더라. 난감하다. 매디슨 스퀘어의 가든 공연은 즐거운 분위기에서 우발적으로 나온 이야기가 됐지만, 가급적으로 지키기 위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내가 여러 일정이 있지만, 멀지 않은 미래에 공연을 할 예정이다.
*빌보드 1위를 한다면 어떤 공약을 낼건지?
-사실 빌보드 1위는 공약은 말도 안된다. 쉽사리 공약을 내지 못하는 이유는 사실 나도 내심 기대가 된다. 처음 64위 진입했을 때 울고, 술먹고 행복해 했다. 그런데 그 다음주에는 11위를 해버리니까, '혹시'라는 생각이 들더라. 이런 날이 언제 또 올지 모르는데 이번에 될까 하는 마음이 있다. 또 많은 전문가들이 이번주 순위를 높게 낙관적으로 보고 있던데, 한 자리 숫자는 확실한 것 같다. 운동 경기는 아니지 않냐. 나는 사실 술자리에서라도 그런 말을 하지 않는다. 빌보드 1위하면 어떨까?하는 이야기는 해본 적도 없다. 한국어로 된 노래로 1위를? '섹시 레이디'를 제외하면 다 한국언데, 이런 일이 일어날 수 가 있을까 생각이 든다. 만약에 1위를 한다면, 장소가 어디가 될 지 모르겠지만 가장 많은 시민이 관람할 수 있는 모처에 무대를 마련하고 상의 탈의 후 공연을 펼치겠다.
*영어를 잘 하던데?
-대학교 때 4년 동안 한 영어가 다다. 사실 미국에서 인터뷰하면 머릿 속이 복잡하다. 질문을 받으면 머릿 속에서 번역을 해야한다. 그런데 팬들이 방송을 보고 영어 잘한다고 칭찬을 해주니까 괜시리 발음을 더 신경쓰게 되더라.(웃음) 영어는 평생 오늘이 제일 잘하는 것 같다. 대학교 때는 사실 한국 친구들이 많아서 지금보다 영어를 덜 했다. 스토리를 지우고 외화를 봤던 것이 많이 도움이 됐다.
*아이돌 위주의 K팝 시장에 자신이 어떤 여파를 끼쳤다고 생각하는지
-걸그룹들은 굉장히 날씬하지 않냐. 나는 그렇지 않다. 해외에서도 나를 독특하게 생각하고 있다. 저 몸에 저 얼굴에 가수를 하고 있는데, 가수라니(웃음). 이 자리를 빌려 말하고 싶은 것은 댓글을 통해 많이 접했는데 나의 일련의 과정들로 인해서 다른 선후배들의 도전이 폄하되거나 비하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K팝이라는 커다란 브랜드를 내 뮤직비디오가 그곳에 편승되서 얹어놓은 케이스니까 그런 이야기를 참 많이 보는데 사적으로 친하기도 하고, 누군가의 도전이 나로 인해 폄하되는 것이 마음이 안좋았다. 도전은 늘 아름답다.
*1000억이 예상 수입이던데?
-내가 아니라 양현석 사장님 아니냐. (웃음) 우리는 3개월 정산이다. 음반이 나온 것이 7월이다. 10월 말일에 정산이 된다. 가감 없이 말씀드리면 나도 궁금하다. 솔직히. 사람이기 때문에 기대도 크다. 1000억은 말이 안된다. 콘서트를 예로 들면 티켓이 모두 내 수익이 아니기 때문에 오해가 있다. 대중은 잘 모른다. 매출은 존재하지만 제작비와 인건비를 모두 제하면 남는 것을 회사와 나눈다.

*미국에서의 생활을 뻔뻔하게 자랑해달라.
-스쿠터 브라운이라는 친구가 내가 미국에서 흥행할 수 있는 강점으로 꼽은 것이 현지의 스타를 보고 주눅들어하거나 선망하는 표정을 보이지 않는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그들도 나를 불편해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한국에 가도 자랑하지 마라고 했다. 그런데 사실 신기했다. 또 다른 나의 강점인 음주 문화를 해외에 알리고 싶었다. 한국의 독보적인 음주 문화를 알려주니 그들의 눈이 동그래지더라. 우리는 술에 술을 넣어서 먹지 않느냐. 파티 문화가 많은 나라다 보니까 그런 곳에 가서 술을 이용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니(휴지를 벽에 붙이는 것 등) 정말 좋아하더라. 한국의 주류 문화도 알릴 것이다. 일단 미국에 '쟤랑 만나면 재밌다더라'라는 소문은 났다더라.
*아시아 진출 계획은?
-지금 미국에서 3주 동안 활동을 하다가 왔는데 사실 가야하는 곳이 굉장히 많다. 스쿠터 브라운이라는 회사는 유럽 및 오세아니아를 다 가야한다고 한다. 아시아는 물론이고 유럽쪽도 수요가 많아서 가야하는데, 사실 내가 외국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줄 전혀 예측을 못했기 때문에 한국에서의 스케줄도 야무지게 잡아놨었다. 몇 개는 옮기고 양해를 구하고 해서 한달에 2주씩 해외에 나가는 것으로 했다. 어떤 것에 집중할 지에 대해서는 협의 중이다. 물리적으로 시간량이 부족하다. 너무 신기하다. 내가 지금까지 확인한 바로는 30개가 넘는 나라에서 1위를 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무슨 일인지도 모르겠고 직접 찾아뵙고 무대를 찾아야하는 것을 고민 중이다.
*싸이의 B급 유머란?
-B급이 좋다. 태생이 B급이다. 우리끼리 속된 말로 싼마이라고 하지 않나. 그런 말들을 할 때 난 소스라치게 좋다. B급은 내가 가지고 태어난 것 같다. 내가 어떤 외국 분들에게 방금 나에게 질문한 것을 물어봤다. 그들이 오스틴 파워라고 한다. 뮤직비디오의 작은 친구가 나의 미니미 같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B급 문화여서 먹힌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하나 확실한 것은 겸손이 미덕이라고 하지않나. 하지만 나는 외국은 그렇게 겸손을 원치 않더라.
* 3주 동안의 미국 생활로 제일 바뀐 것.
-매번 콘서트를 끝내고 휴가차 해외를 다녀왔었다. 하지만 내가 공항에 나가고 들어올 때 나는 너무나 편했다. 연예인이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편했다. 오늘 아침에 공항에서 깜짝 놀랐다. 축구 선수가 된 것 같았다. 대단한 일이구나를 느꼈다.
*반짝 인기라는 우려가 있다.
- 이 노래하나 반짝하고 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데, 이 노래가 반짝하고 말아도 좋은 것 같다. 사람이 태어나서 최초라는 단어를 받는 것은 영광이다. 한국인 최초 아시아 최초라는 단어를 살면서 받게 될 줄 몰랐다. 방송에서 말씀 드렸지만 지금 일이 덤이다. 내가 원래 의도했던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떻게 하다보니까 이렇게 된 것이기 때문에. 물론 사람이니까 욕심은 있다. 빌보드 1위도, 반짝이 아니기를. 하지만 그런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다. 다음 노래에 대한 부담은 없다.
*미국 방송에서 '대한민국 만세'라고 한 데에 대한 의도?
-내가 한국말을 썼던 것이 MTV와 '투데이쇼'였다. 그 두개가 생방송이었다. 처음 갔고, 처음 하면서 뭔가 좀 울컥해서 해보고 싶었다. 하고나서 협의된 것이 아니니까 걱정은 됐다. MTV에서 같이 무대에 섰던 코미디언에게 '한국말을 하고 싶다'고 했더니 흔쾌히 응해줬다. 어쨋든 그 두번의 한국말은 어찌보면 작지만 어떻게 보면 큰 한국 가수의 꿈이었다.
*국제적인 영향력, 모범적인 것도 생각해야 될텐데
-모범은 내가 참 싫어하는 단어다. 청소년 교육은 교육자들과 부모님이 해주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이런 강한 생각이 있었기에 별다른 부담 없이 살아왔다. 하지만 이제는 어린 아이들도 말춤을 추고 내 아이들의 친구들 사이에서도 내 인기가 많다고 하더라. 항상 싸이와 박재상의 고민은 내가 소위 말해 노래하나 조금 떴다고 갑자기 올바르게 사는 것도 이상하지 않나. 그런 것들이 음악으로 전이될까봐 걱정도 된다. 적정한 선에서 모범적이지 않고 싶다.
*대학교 축제도 많이 하는데?
-대학교 축제는 나에게 일거리가 아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이다. 아침에 와이프가 피곤하지 않겠느냐는 걱정을 했는데, 내가 '대학 축제가면 괜찮다'고 말하기도 했다. 축제뿐 아니라 10월 5일에 인제에 위문공연도 간다. 모두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다. 이번에 걸린 학교는 계탔다는 말들을 드리고 싶다.
*버클리 음악대학은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외신도 있는데 민망하다. 출석을 다 합쳐서 5회정도 했다. 신기한 것은 버클리 대학 총장님이 만나자고 했다던데 5번 갔는데 만나도 되나 싶다.(웃음)
*싸이의 꿈은?
-오늘 같은 상황이 꿈이다. 여기서 멈춰버려도 한이 없다. 그냥 바람이 있다면 말춤추는 한국에서 온 이상한 애 말고, 콘서트 잘하는, 잘 노는 가수라는 인정을 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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