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김인식의 <감독이란 무엇인가> 출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10.02 08: 51

SK 와이번스를 최고의 팀으로 만들고, 이제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 감독을 맡으며 사회에 재도전의 희망을 보여주고 있는 '야신' 김성근 감독, WBC에서 한국을 준우승으로 이끌고, 고교야구 주말리그를 정착시키며 학생 스포츠 정상화에 전력을 다한 '국민감독' 김인식 감독. 한국야구 최고의 감독이자 리더인 두 감독이 감독과 야구에 대한 같으면서도 다른 이야기를 이 책 에 함께 담았다. 
책은 1부. 감독이란 무엇인가, 2부. 한국야구를 말한다, 3부. 김성근, 김인식 대담, 부록: 김성근, 김인식의 실전야구 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600페이지에 달할 정도로 풍성한 읽을거리와 사진을 제공한다. 한국야구에서 장수 감독을 찾아보기 힘든 지금, 진짜 감독이 무엇인지, 진짜 리더가 무엇인지 알고자하는 이들은 '야신' 김성근 감독과 '국민감독' 김인식 감독이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함께 쓴 이 책을 꼭 읽기 바란다.
감독이란 무엇인가

김성근 감독에게 감독이란 엄한 아버지이다. 70명 정도의 선수를 모두 자식으로 여기며, 더불어 4, 500명되는 그 가정을 책임지는 것이 감독이기 때문에, 못난 자식이라고 해도 희망을 버릴 수 없다. 가능성을 믿어줘야하고, 성공하게 해야한다. 그래서 투정을 받아만 주는 할아버지가 아닌 아주 엄한 아버지. 그것도 흉내만 내는게 아니라 진짜 아버지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선수들 사이의 신뢰도 수많은 말이 아니라, 선수들에게 모든 것을 줄 수 있다는 마음, 그리고 실제로 모든 걸 다 주는 행동을 통해, 선수가 ‘나를 위해서, 참 헌신적으로 해주는구나!’ ‘이렇게 생각해주는구나!’ 하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들어야 한다. 그의 카리스마는 이처럼 선수를 진심으로 대하는 데서 나온다.
반면 김인식 감독에게 감독이란 한자 어버이 친(親) 자처럼 나무 아래에 서서 아이를 지켜보는 어버이와 같다. 즉 팀 상황에 따라 때로는 어머니처럼 칭찬과 용기를 주고, 때로는 아버지처럼 엄한 질책을 할 때도 있지만, 선수와 약간 거리를 두고 지켜보는 것을 통해 선수 스스로 깨달을 수 있게 시간을 주는 것이 선수의 성장은 물론이고 팀에 보탬이 된다고 한다. 그래서 인내심과 유머를 통해, 때로는 선수를 가르치다 매번 강조하는 것을 선수가 잘 받아들이지 못하더라도, 받아들일 때까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서로 이해가 반대일 수 있는 감독과 선수 사이에 의견이 부딪혀 험악한 분위기를 만드는 것을 피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유머이다.
그리고 김성근 감독에게 야구는 감독이 하는 것이다. 경기에서 결과는 선수가 내지만, 그 무대는 감독이 만들어 놓는 것이다. 그래서 감독은 절대 선수가 못쳐서 졌다고 말하는 것과 같은 책임 기피, 책임 전가를 해서는 안된다. 그라운드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은 감독의 책임이며, 감독은 자신의 의지를 선수에게, 팀에 제대로 전달하고, 선두에 서서 우승이라는 결과물을 만들어 가야 한다. 또한 김성근 야구는, 한 마디로 순간에 모든 걸 투자하는 야구라 한다. 한 경기, 한 타석, 투구 한 개를 위해 수천 번, 수만 번 연습해야하고, 희생 번트 하나, 구원 투수가 상대하는 타자, 그 한 포인트에서 승부가 갈린다. 뿐만 아니라 30년 가까운 감독생활 동안에도 앞날을 계산하지 않고, 모든 것을 아낌없이 투입해서 일해온 것이 바로 김성근 야구이다.
반면 김인식 감독에게 야구는 선수가 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감독의 능력은 선수의 능력에 따라 결정된다. 신통방통한 능력을 갖춘 감독이라도 고교 선수로 프로 선수를 이길 수는 없다. 반대로 선수들의 역량이 뛰어날 때 감독은 묻혀갈 수 있다. 하지만 감독은 그 경기만이 아니라 다음 경기, 그다음 경기, 한 시즌, 다음 시즌까지 내다본다. 결국, 경기는 선수가 하고, 그 경기를 운영하는 것은 감독이다. 또한 김인식 야구는, 스스로 부족함을 알고 그것을 채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야구이다. 지금까지 박지완 선생, 강대중 감독, 김영덕 감독, 김성근 감독 등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자극 받으며, 부단히 노력해 왔다. 즉 부족한 자신을 알기에 오늘의 승리에 교만할 수 없고, 또 항상 노력하기에 오늘의 실패에 낙담해 절망에 빠지지 않는 것이 김인식 야구다.
이 책에는 이 외에도 ‘공동의 목표설정’, ‘400승-400패 론’ 등 감독이 가져야하는 조건과 ‘데이터와 감’, ‘투수 교체와 결정’ 등 감독의 시점, ‘연습은 자기발전의 무대’, ‘코칭은 인내의 이중주’ 등 코칭, ‘베테랑의 역할’, ‘믿음에는 근거가 있다’ 등 팀을 만드는 눈과 같이 감독에 대한 모든 것에 대한 김성근, 김인식 두 감독의 생각이 실려있다.
 
한국야구를 말하다
한국야구에서 프런트와 현장의 관계는 항상 문제가 되고 있다. 김성근 감독은 프런트와 현장의 문제는 감독은 야구를 하기 위해 영입한 것이지, 복종시키기 위해 데려온 것이 아님에도, 프런트가 현장에 복종을 강요하기 때문에 일어난다고 한다. 또한 새로운 아이디어는 없고, 위에서 지시만 받는 프런트를 비판하며, 프런트에 진정한 프로가 없다고 한다. 그래서 현장은 현장이 할 일을, 프런트는 프런트가 할 일을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김인식 감독은 현장과 프런트가 하나가 되어야 하며, 모든 책임이 감독에게 돌아가서도, 전력 보강을 게을리해서도 안된다고 한다. 그리고 감독 선임이 보다 투명해질 필요가 있으며, 사장과 단장이 정말 야구를 깊이알고, 현장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10년 이상을 함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세계속의 한국 야구에 대해 김성근 감독은 2년간 지바 롯데 마린스 코치를 하며, 아웃과 세이프 이 30cm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깨달았다. 결국 이 30cm의 차이를 깨달은 것이 SK야구의 시작이 되었다. 2007 SK는 한국야구에 뛰는 야구, 스피드라는 변화를 가져왔고, 또 그것을 막기 위한 수비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즉 2007년, 2008년에 한국야구의 수준이 가장 높았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 때 한국야구가 가장 크게 변했다고 볼 수 있다고 한다. 김인식 감독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이야기하며, 1회 대회 때는 메이저리거가 즐비한 미국, 캐나다, 중남미 팀들과 상대한다고 생각하니 두려움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2회 대회 때는 부담없이 해볼만한 상대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것이 준우승이라는 좋은 성적으로 나왔다고 한다. 그래서 앞으로는 한국인 메이저리그 감독이 탄생하는 것이 절대 꿈이 아니라고 한다.
두 감독은 야구를 통해 사회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김성근 감독은 최초의 독립야구단인 고양 원더스 감독을 맡아서 올해 5명의 선수를 프로팀에 진출하게 했다. 이는 고양 원더스 선수 만이 아니라 한국사회의 청년들에게 좌절이라는 것은 생각과 방법을 바꾸면 얼마든지 좋은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있다. 김인식 감독은 고교야구 주말리그를 정착시켰다. 야구와 학업을 병행해야 야구를 중간에 그만둬도 사회에서 낙오자로 살지 않는다. 음주 운전이나, 승부 조작 등 여러 사건들의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가 학생으로서의 기본적인 소양을 배우지 못하는 등 학원 스포츠가 제대로 정착하지 않아서라고 본다.
이 외에도 이 책에는 김광수 코치, 유지훤 코치, 이홍범 코치, 김재현 선수, 김태균 선수 등이 말하는 김성근, 김인식 감독이야기가 실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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