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영 감독의 '남영동1985'가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부러진 화살'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1985년, 공포의 대명사로 불리던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벌어진 22일 간의 잔인한 기록을 담은 실화이자 故김근태 의원의 자전적 수기를 바탕으로 영화화한 작품 '남영동1985'가 작년 '부러진 화살'에 이어 같은 부문에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돼 6일 부산에서 프레스 상영 및 공식기자회견을 가졌다. 월드프리미어로 첫 선을 보인 '남영동1985'는 상영 전부터 부산 영화제의 화제작 중 한 편으로 손꼽혀왔다.
6일 프레스 상영 이후,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아픈 현실을 가장 적나라하게 그려냈다는 평이 이어지면서 파장을 예고 중이다.

정지영 감독은 "오래 전부터 고문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겠다는 의무감이 있었는데, 마침 '부러진 화살'개봉 직전,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고문 후유증으로 타계한 시점이었다"고 영화의 시작을 전했다. 이어 "'남영동1985'는 단순히 故 김근태 상임고문 개인의 이야기가 아니라, 고문을 실제 경험했던 수많은 피해자들의 자료와 인터뷰를 통해 영화를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과연 내가 고문을 묘사하는 장면이 관객들이 마치 고문 받는 것과 같은 아픔을 느낄 수 있도록 잘 할 수 있을까란 고민이 계속 됐다. 나중에는 영화를 다 찍고 나서, 나 역시도 굉장히 후유증이 오래 갔고, 30년 간 영화 작업 생활에서 가장 힘든 영화라고 생각했다"라고 심경을 표현했다.
역사의 피해자 김종태 역을 맡은 박원상은 "'부러진 화살'개봉 이후, 감독님의 제안으로 이 영화에 참여하게 되었고, 바로 故 김근태 상임고문의 자전적 수기 '남영동' 책을 사서 보았다. 책 속에 담긴 메시지, '용서는 인간의 몫인가?'라는 질문이 에 있어서 영화 찍는 내내 생각했던 지점이다"라며 "더불어 쉽지 않겠지만, 배우로서 고문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까, 과연 해낼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많이 되었으나, '부러진 화살'스태프과 배우들이 다시 대거 참여해서 오히려 더 큰 힘이 되었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고문을 견딜 수 있는 체력을 주신 부모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전한다"라고 덧붙였다.
고문기술자 역을 맡은 이경영은 "배우들이 작품을 선택하는 데에 여러 가지 조건이 있겠지만, 1991년부터 2012년 지금까지 약 20년 간 정지영감독과의 끊임없는 신뢰가 바탕이 되었다. '남영동1985'는 고문 가해자인 이두한 캐릭터에 대한 관심보다는 이 영화를 세상에 꼭 나오게 해야 한다는 배우로서의 직업적 책임 의식으로 캐릭터에 몰입하여 연기에 임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정지영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대한민국이 화합과 화해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며, 이런 과오의 과거를 영화를 통해 보고, 새로운 현재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던지는 질문을 항상 관객들이 공유하길 바라는 영화를 앞으로도 만들고 싶다"라고 이 영화를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를 드러냈다.
오는 11월 말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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