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평의 야구장 사람들] 롯데, 평행이론-데자뷰를 깨다
OSEN 천일평 기자
발행 2012.10.14 08: 59

롯데 자이언츠가 포스트시즌의 각종 나쁜 기록을 깨뜨렸습니다. 롯데는 12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2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8회초까지 0-3으로 지고 있다가 8회말 극적으로 동점을 만들고 연장 10회말 상대의 실책을 틈타 4-3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둬 3승1패로, SK와 플레이오프에서 겨루게 됐습니다.
지난 2010년의 준플레이오프에서 두산과 대결에서 2연승 후 3연패한 리버스 스윕 악몽을 날려 버렸습니다. 또 준플레이오프 홈 8연패에서도 벗어났습니다.
‘가을 야구’에서 홈에서 무기력한 롯데의 모습 때문에 이날 올해 정규 시즌 최다 입장객을 기록한 사직구장이지만 포스트시즌 연속 매진 기록이 중단됐습니다. 2만8,000석의 자리를 모두 채우지 못한 채 2만795석의 티켓만 팔려 준PO 3차전까지 포스트시즌 13연속경기 매진 기록이 깨진 것입니다.

3차전까지 롯데는 사직구장 준PO 7연패, 마산 포함 준PO 8연패, 2000년 잠실 삼성전(공식기록상 롯데의 홈경기)까지 포함해 준PO 9연패 중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날 연장승리로 트라우마에서 탈출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롯데가 13년 만의 포스트시즌 시리즈 통과 승리의 기쁨을 만끽한데 반해 두산은 14년 만에 재현된 포스트시즌 끝내기 실책에 고개를 숙였습니다. 10회말 롯데는 선두타자 박준서가 중전안타로 출루했고, 희생번트로 2루까지 갔습니다. 이때 두산의 마무리 프록터는 폭투를 저질렀고, 당황한 포수 양의지는 3루에 악송구를 해 박준서가 홈을 밟았습니다. 공식 기록은 양의지의 끝내기 실책입니다.
포스트시즌에서 끝내기 실책이 나온 건 통산 두번째입니다. 두산은 14년 전인 1998년(당시 OB)에도 끝내기 실책을 저질렀습니다. LG와의 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OB는 7-7로 맞선 연장 10회 김재현의 땅볼 타구를 2루수 캐세레스가 뒤로 빠뜨려 끝내기 실책으로 무릎을 꿇었습니다.
또한 실책으로 공식 기록으로 되진 않았지만 2010년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도 박석민의 얕은 땅볼을 유격수 손시헌이 놓치며 한국시리즈 티켓을 날린 적이 있습니다.
두산의 초보 사령탑 김진욱 감독은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2연패한 뒤 “더는 물러날 데가 없다. 그러나 선수들이 별로 위축되지 않았다. 재작년에 2연패하고 3연승한 기적이 있었듯이 남은 경기에서 전력을 다하겠다. 데자뷔를 보여주겠다.”고 기적의 뒤집기 쇼를 기대했습니다.
반면에 롯데 양승호 감독은 “2년전 악몽을 선수들은 경험했다. 그러나 그때와 다른 점은 우리가 1차전에서 기막힌 역전승(박준서 8회 동점 투런포와 연장 10회에 용덕한의 2루타-황재균의 적시타, 손아섭의 기습번트로 8-5 승)을 올려 흐름이 2년전과 다르다. 2차전도 역전승을 거두어 분위기가 다르다”라면서 악몽은 재현되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총력을 기울여 맞붙는 포스트시즌 게임은 미국 메이저리그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13일(이하 한국 시각) 끝난 디비전 시리즈, 8강전에서 작년 월드시리즈 우승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재작년 챔피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강자 뉴욕 양키스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가 올라갔지만 모두 5차전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습니다.
특히 샌프란시스코는 12일 5차전에서 버스터 포지의 만루 홈런에 힘입어 신시내티 레즈를 6-4로 꺾고 홈 2패 뒤 원정 3연승의 쾌거를 기록했습니다. 디비전시리즈가 본격 도입된 1995년이후 내셔널리그 사상 처음으로 리버스 스윕을 이룬 것입니다.
이 때문에 두산도 샌프란시스코와 비슷한 ‘평행이론’을 연출할 지 2년전과 같은 ‘데자뷔’를 보여줄 지 흥미로왔습니다. 그러나 롯데는 메이저리그와 달리 5차전까지 가지 않고 4차전에서 끝냈고 2년전 데자뷔를 떨쳐버렸습니다.
롯데가 16일부터 열리는 SK와 플레이오프도 지난 해 2승3패로 물러난 것과 달리 좋은 경기 운영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OSEN 편집인 chunip@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