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1' 카드' 잇따른 부진, 고민 깊은 삼성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10.30 06: 39

"올해도 1+1로 선발 전략을 구상하겠다".
삼성 라이온즈는 올해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안정적인 선발진을 갖췄다. 탄탄한 5선발에 차우찬, 정인욱 등 타 팀에서 선발투수로 활약 할만한 투수들이 불펜을 지켰다. 리그를 호령하는 특급 에이스는 없지만 A급 투수들이 풍부한 게 삼성 선발진이었고 이는 안정적인 정규시즌 우승으로 이어졌다.
삼성은 두터운 선발진을 단기전에서도 십분 활용할 계획을 세웠으니 바로 '1+1' 전략이다. 한국시리즈는 통상 4선발까지만 운용하고 5선발은 불펜으로 들어간다. 선발투수가 최소 5이닝만 소화해 힘을 비축하고, 뒤이어 다른 선발요원이 올라와 2이닝 정도 막아줘 필승 불펜진까지 이어지는 가교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올해도 1+1 전략은 유효하다. 차우찬, 고든, 심창민이 선발투수 바로 뒤에 나와서 막아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한국시리즈에 앞서 예고하기도 했다.
이미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은 1+1 전략으로 승리를 거뒀다. 1차전에서 덕 매티스에 이어 등판한 차우찬은 3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4차전은 정인욱이 윤성환의 뒤를 이어 등판, 2⅓이닝을 소화했다. 그 2경기를 모두 잡아낸 삼성은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SK를 꺾고 통산 5번째 우승기를 들어 올렸다.
그렇지만 올해는 이러한 마운드 운용에서 큰 재미를 못 보고 있다. 1차전은 선발 윤성환이 5⅓이닝을 소화해 곧바로 필승조가 나왔고 2차전은 최형우의 만루포로 점수차가 크게 벌어져 굳이 선발 한 명을 더 쓸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3차전 차우찬 투입은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경기 초반 6-1로 앞서가 승기를 굳히나 싶었지만 선발 배영수가 3이닝 3실점으로 부진, +1인 차우찬이 마운드를 이어 받았다. 하지만 차우찬은 아웃카운트 2개를 잡으면서 안타 2개를 맞았고, 그 가운데 하나는 홈런이었다. 차우찬의 투구성적은 ⅔이닝 2피안타 2실점(1자책점)으로 실패에 가까웠다. 결국 그날 삼성은 불펜진 붕괴로 역전패를 당했다.
4차전 역시 실패로 돌아갔다. 1-3으로 끌려가던 7회 선발 미치 탈보트에 이어 브라이언 고든이 마운드를 이어 받았다. 경기 막판 뒤집기를 위해서는 반드시 막아줘야 할 상황, 그러나 고든은 첫 타자 박정권에 2루타를 허용한데 이어 조인성에 희생플라이를 맞아 1실점을 했다. 삼성에는 치명타가 된 쐐기점이었다. 고든에 이어 등판한 차우찬도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았지만 투구내용은 좋지 않았다. 수비의 도움을 얻었고 안타 1개를 맞았다.
시리즈 전적 2승 2패가 된 후 류 감독은 1+1 전략이 생각대로 돌아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 부분이 작년에 비해 안 된다"고 말한 류 감독은 "차우찬-고든-심창민이 그 대상 투수다. (잘 막아주지 못 하면서) 경기 흐름이 넘어가고 다시 우리 쪽으로 안 넘어온다"고 안타까워 했다. 이어 "두 번째 나온 투수들이 3차전과 4차전에서 제대로 역할을 못해주고 있다. 그 부분이 잘 안 풀리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제 시리즈는 원점으로 왔다. 삼성은 31일 5차전 선발로 윤성환을 예고한 상황. 여차하면 다시 불펜 싸움으로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MVP에 버금가는 활약을 펼쳤던 차우찬, 지난해 SK 유니폼을 입고 포스트시즌에서 히든카드로 활약했던 고든, 그리고 겁 없는 신예 심창민의 분발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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