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동석-제작자 구성목, "개런티 오히려 잘 못주죠" [충무로짝꿍 인터뷰②]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2.12.06 14: 25

[OSEN=최나영, 김경주 기자] 배우 마동석(42)과 우리나라 최연소 영화 제작자 구성목 대표(34)는 서로가 없다면 지금의 본인들도 없다고 말하는 충무로 짝꿍이다. 구성목 대표는 ‘비스티보이즈’(2008), ‘우리 만난 적 있나요’(2010), ‘통증’(2011), ‘이웃사람’(2012) 등을 제작한 영화사무쇠팔(前영화사축제)의 대표로 이 작품들 모두 마동석과 함께 했다.
♤ 절친과 일하는 법 ‘함께, 그리고 반드시 따로’
이들은 작품을 같이 할 때든 안 할 때든 항상 서로 콘텐츠를 교류한다. 그 콘텐츠들이 다 소화하기엔 너무 양이 벅찰 정도라 몇 가지에만 포커스를 맞추고 진행 할 정도.

보통 친한 친구끼리 일을 같이 하면 싸울 일도 많을 법 하지만 싸운 기억이 없단다. 물론 의견 충돌이 있을 때가 있지만 그럴 때는 ‘양보’가 최고다.
마동석 : 원래 친구랑은 일 구상을 같이 못하는데 얘랑은 사적인 얘기하면서도 영화 얘기도 같이 해서 좋아요. 의견 충돌은 물론 있을 때가 있죠. 서로 시나리오를 보는 느낌이나 관점이 다른 게 있으니까. 그러면 나도 성목이도 친한 사람들한테 양보하려는 게 있어요. 그러면 거의 싸울 일이 없죠. 다른 느낌에 대한 차이는 서로 존중해줘야 해요. 얘는 나를 배우로, 나는 구 대표를 제작자로 인정하고 존중해줘야 하죠. 또 동생이라 해도 함부로 하지 않아요.
구 대표 : 의견 충돌이 있을 때 형이 주로 술을 사요. 맥주 한 잔 사고 싶다며 전화해서 불러내요. 그럴 때 만나면 절대 의견 충돌이 되는 주제로 이야기하지 않아요. 대신 살아왔던 이야기를 하죠. 술자리에서 같이 운 적도 있어요. 이렇게 힘들 게 같이 왔는데 의견 충돌하면 되겠냐고. 결국엔 형이 양보하고 나도 양보하죠.
마동석은 배우고 구성목 대표는 영화 제작자다. 절친이라 하더라도 이 점은 명백히 서로가 인지하고 구분하고 있다. 막상 촬영장에서 이들은 잘 얘기도 안 한다고.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부분이자 예민한 부분은 아무래도 개런티 관련 돈. 하지만 돈은 이들에게 실제적인 관심사는 아니다.
구 대표 : 동석이 형은 선이 정확해요. 개런티가 작다고 해서 나한테 얘기한 적도 없어요. 업무분야는 철저하게 지켜주는 거죠. 하지만 오히려 내 작품에 개런티를 대폭 줄여줘요. '우리 만난 적 있나요'는 5억이라는 돈으로 시작했는데 동석이형한테 차마 부탁을 못 하겠더라고요. 완전 우정출연인데 회차는 많았거든요. 심지어 지방촬영도 가야 됐어요. 술 마시면서 내가 형한테 말했죠. ‘술 먹고 싶을 때 열 번 쏠게 한번 가주시면 안되냐’고. 그랬더니 다음날 새벽에 같이 갔어요. 정말 미안 했던 게 그 때 기름값도 못 챙겨 줬어요. 둘이 이야기 할 때 돈 이야기는 한 번도 한 적이 없어요. 이제 동석이 형이 소위 말하는 충무로의 핫한 배우가 됐으니까 돈 이야기도 해 볼만한데 돈 이야기는 매니저가 하죠. 매니저가 또 정리를 알아서 다 해와요. 둘이 친하니까 서로 많이 주고받지 않겠냐고 하는데 나는 오히려 다른 배우를 더 많이 챙겨요. 그런 게 고맙죠. (이 때 마동석 매니저) 동석이형은 ‘성목이가 결정했음 그렇게 해’ 이래요.
♤ “‘이웃사람’의 성공은 또 다른 시작”
지난 8월 개봉한 ‘이웃사람’은 250만 여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고, 마동석 역시 배우로서 한 단계 도약했다. “잘 돼서 좋았겠다”는 말을 던졌다.
마동석 : 상업적으로 잘 돼 기분이 좋죠. 그런데 돈 보다도 우리가 노력하고 다른 사람들이 긴가 민가 했던걸 해냈다는 게 좋은 거에요. 하지만 그렇다고 그걸 오래 잡고 있는 것은 아니에요. 이 작품이 재미있을 것 같아 하고 싶었던 것 뿐이죠. 재미있게 해서 재미있는 상황이 됐으면 된 거에요. 이제 ‘이웃사람’은 과거죠. 새로운 걸 해야 합니다.
구 대표 : 나는 비즈니스보다 사람에 포커스를 맞춰요. 사람을 믿으면 ‘이 사람이 돈을 벌어준다’는 생각은 안 하죠. 나는 주인공 때문에 감독과 싸운 적은 없어도 동석이 형 때문은 있어요. 난 객관적인 사람이긴 한데 나한테 동석이형만큼은 어떻게 보면 중심적이죠. ‘이웃사람’은 그런 점에서 기분 좋았죠. 투자사에서도 마동석이 제일 핫한 캐스팅이었다고 하고. 보람이 있었죠. 하지만 투자사나 감독들은 내가 있으면 동석이 형을 쉽게 캐스팅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아니에요. 우호적인 것 뿐. 동석이 형이 당기는 역할을 내가 만들어야 하죠. 근데 함께 놀면서 이 사람 성향을 좀 잘 알게 됐다는 장점은 있죠.
둘은 또 다른 작품을 함께 준비 중이다. 구 대표에게 ‘어떤 영화를 만들고 싶은가?’란 질문을 하자 ‘돈 되는 영화’라는 명확한 대답이 돌아왔다. 그 이유는, 영화가 다른 사람의 돈을 받아서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자기가 돈 벌어서 예술영화를 찍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고 다른 사람의 돈을 받아서 만들 때는 관객도, 그 돈을 준 사람도 만족하는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또 그러고 싶다는 기본적인 마인드다. 영화 장르나 캐릭터에 있어서는 코미디나 개그가 아닌 유머를 선호하고 사람의 감성을 건드리고 움직이는 작품들을 좋아한다.
마동석 : 같이 기획을 하는 작품이 있어요. 내년 가을쯤으로 보고 있는데 우리가 드라마에요. 남자얘기. 내가 10년 동안 하고 싶었던 건데 그걸 구 대표가 현실화 시켜주고 있죠.
구 대표 : ‘통증’이 나를 제작자로 만들어준 작품이라고 생각하는데 ‘통증’ 팀들이랑 또 한 번 같이 일할 생각이에요. 욕심나는 작품이라 제대로 해 볼 겁니다.
구 대표에게 마동석을 위한 영화를 찍고 싶냐는 질문을 던지가 “항상 그렇다”고 대답했다.
♤ “바라는 것? 해주고 싶은건 있죠”
이들에게 가장 오래 안 만난 기간이 얼마나 되냐고 묻자 구 대표가 “2주?”라고 대답했다. 서로 너무 잘 알기에 안 좋은 점이나 서로에게 바라는 점은 없을까?
마동석 : 아직까진 없어요. 어쨌든 나는 내 일 열심히 하고 있으면 되는 거고, 구 대표가 잘돼야 내가 잘 되는 거니까요. 뚝심 있게 지금처럼만 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그것 밖에 바라는 게 없어요. 가족들한테 바라는 게 없지 않나요. 그냥 건강하게만 나도 배우로 오래하고, 같이 인생 살면서 계속 재미있게 놀고 영화 구상하고.
구 대표 : 바라는 거 없죠. 바라는 게 있으면 비즈니스가 될 것 같아요.. 바라는 게 아니라 해주고 싶은 건 있어요. 형한테 큰 선물을 해주고 싶어요. 좋은 시계. 급할 때 팔 수 있고, 하하. 사실 '시간을 함께 하고 싶다는 의미'가 커요. 동석이형은 명백히 영화에 대한 인센티브가 있는 배우인데 해 준 게 없어 미안해요. 형 덕분에 영화를 했고, 어떻게 보면 동석이 형은 지분을 받아야 해요. 나는 아직 좋은 제작자가 아닌데 제 나머지를 채우는 게 동석이형이죠. 그래서 동석이형이 내 몫의 몇 퍼센트를 가져가야 하지 않나 생각해요. 솔직히 그게 팩트(fact)에요.
마동석 : 주위를 둘러보며 가는 게 제일 맞는 것 같아요. 가족도 보고 내 사람도 보고 일하는 게 좋아요. 너무 전투적으로 일하다 보면 어느 시점에서 스스로 많은 걸 놓치고 왔다는 생각을 갖게 되는데, 그러면 이미 많이 지나온 거더라고요. 그렇게 되면 후회가 많이 들어요. 여기가 전쟁터는 맞는데, 여유 있는 마인드가 필요해요. 계속 싸우기만 하면 상대 밖에 안보이죠. 시야를 넓혀야 해요. 그래야 좋은 연기도 하는 것 같고. 내가 걱정되는 건, 구 대표가 혹시 전쟁터에 나갔다고 생각 할 까봐. 지금 잘하고 있는데 말이죠.
마동석은 최근 ‘이웃사람’으로 제 33회 청룡영화제 시상식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고, 앞으로 영화 ‘반창꼬’, ‘감기’, ‘불사조’, ‘노리개(가제)’ 등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구성목 대표는 또 한번 관객들의 감성을 흔들 다음 작품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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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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